정치

너희가 미네르바 박을 알아?

오주관 2008. 11. 26. 18:41

    

  

知者는 樂水하고

仁者는 樂山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대통령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국민을 대표하고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대표한다. 아마 나라 안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통령일 것이다. 그리고 나라 안에서 잠을 설치면서 가장 머리를 혹사시키는 사람도 대통령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우리나라를 세계 7대강국의 그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불철주야 노고가 많다. 며칠 전에도 페루의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 여러 나라 정상들을 만났다. 누구 말대로 놀러간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간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산삼이라도 있으면 진상하고 싶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LA에서 가진 동포 리셉션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중에 귀담아 들을 이야기는 두 가지였다.

 

나라 돌아가고 있는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래라 저래라 라는 이야기도 다 듣고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장관을 갈아 치우면 일은 언제 하노?

 

또 하나.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고 주식을 살 때다.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후에 큰돈을 벌 것이다.

우리나라가 IMF 때 내가 미국에 있었다.

그 때 어느 누가 주식을 사고 땅을 사 크게 버는 것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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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가감 없이 그대로 보도가 되었다. 우리나라 신문도 이제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 가감 없이 솔직담백하게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며칠 전에는 어느 신문사 편집위원이 웃자고 쓴 기사를 곧이곧대로 보도를 한 조중동이 네티즌들의 웃음을 산 일이 있었다. 강만수를 밀어내고 아고라의 경제대통령인 미네르바가 경제수장 자리에 앉는다고 패러디한 것을 사실인 줄 알고 그대로 실었다고 한다.

 

생략하고. 초록은 동색이라, 그 기사를 접한 강남의 강부자와 고소영들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증권사의 객장에 앉아 과연 어느 주식을 사야 되나, 하고 그래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다복회에 가입하지 말고 주식을 샀으면 하고 땅을 칠 다복회 회원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그 기사가 나가자 일본의 네티즌들이 일제히 한국을 향해 개떼가 짖듯 웃고 있다고 한다. 외면하면 된다. 섬나라 쪽바리들이 우리나라 대통령의 그 의중을 알 리가 만무. 일본 수상은 절대 우리나라 대통령 같이 입바른 소리를 하지 못한다. 그냥 속으로만 삭이면서 사부작사부작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지, 이명박 대통령 같이 통 크게 놀지를 않는다. 그들은 직설이 뭔지를 모른다. 이 세상에 이렇게 직설적으로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은 딱 두 사람뿐이다. 부시와 이 대통령.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그 말은 일종의 사인이다. 사인을 보냈으니 너나 할 것 없이 덤벼라, 라는 암호이자 사인이다. 이제 남은 일은 하나다. 빚을 내어서라도 주식시장에 매달려야 한다. 나라의 대통령이 사인을 보냈는데 뭘 망설인단 말인가?

 

청와대가 어느 쪽이냐?

아, 저쪽이구나!

위대한 이명박 대통령 황제폐하 만세!

 

 

  

대통령의 사인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곳은 포항시다. 내 고향 포항시가 지금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굿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2009년 포항시 시 승격 60주년에 맞추어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공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공원 안에는 역대 대통령 10명의 흉상과 동상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현역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 동상도 세운단다. 번갯불에 콩을 볶는다고 했다. 사람은 모르지기 행동이 빨라야 한다. 출세를 하려면 항상 스탠바이 상태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위에서 사인이 떨어지면 번개 같이 움직여야 된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자들은

 

배움이 개차반인 사람들.

머릿속이 개차반인 사람들.

실력이 개차반인 사람들.

 

나는 생각한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 어느 누가 국민들을 상대로 이렇게 직설적으로 펀드를 사고 주식을 사라고 한 이가 있었나? 아무도 없었다. 가정교사도 이렇게 까지 친절하게 가르치지는 않는다. 얼마나 좋은 대통령인가. 가난한 국민들을 잘 살게 만들어주기 위해 이렇게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가 말이다. 이제 하나. 오케이! 하고 행동을 하면 된다.

 

국민 여러분!

땡 빚을 내어서라도

이번에는 주식을 사십시오!

 

 

뒷이야기- 만약, 대통령의 말을 믿고 주식을 샀다 1년 후에 개코나 폭삭 망하면? 쯧쯧쯧! 의대증 환자군. 여보시오, 초장부터 사람을 그렇게 의심을 하면 끝이 없는 법이오. 그래도 한 때 실물경제를 쥐락펴락했던 분이라고 하지 않소! 그런 대통령이 함부로 말을 하겠소? 무조건 믿으시오. 성경에 믿으면 복이 온다고 했소. 얼마 전 대통령은 말했다. 믿어야 된다고. 그리고 신뢰가 형성이 되어야 주가도 올라가고 나라의 신용도 올라간다고 했다. 없다고 얼굴을 찌푸리면 돈이 있어도 안 빌려준다고 했다. 없을수록 있는 것처럼 가슴을 탱탱하게 만들어 당당하게 돈 좀 꿔 주소! 하고 배짱 있게 말해야 한다고 한다. 자, 뭘 망설인단 말이요? 지금 당장 증권사 객장으로 달려가 주식을 사시오. 1년 후에는 틀림없이 우리 모두는 큰돈을 만질 것이요. 폐일언하고, 나를 따라 하시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 루야! 할렐~ 루야! 위대한 이명박 대통령 만세! 위대한 이명박 대통령 만세! 20081126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