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바라보면서
지금 이명박 정부는 권력에 취해 갈지자로 걷고 있다. 꼴이 마치 낮술에 취한 인간들 같다. 빨리 가야할 길은 거북이보다 더 느리고, 느리게 가도 괜찮을 길은 번갯불에 콩 튀기듯 속전속결이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쇼도 이런 쇼는 없다. 하지만 이 정부는 무엇이 심각한지 엄숙한 얼굴로 계속 막장 드라마를 내보내고 있다.
며칠 전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과(독립운동가 이회영 씨의 손자.)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검찰이 기다렸다는 듯 얼씨구나 하고 사건을 접수해 배당을 했다. 나도 얼씨구나! 하고 박수를 쳤다. 잘 됐다 싶었다.
독립군 후손이 이기느냐!
친일파 후손이 망하느냐!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무엇인가? 대학교를 졸업한 한 아가씨가 배우의 꿈을 안고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배우의 길로 들어선다. 그녀에게는 정말 꿈이 있었다. 만인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는 것. 그리고 가족의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꾸었을 꿈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그녀의 꿈은 안타깝게 좌절되고 말았다. 누가 그녀의 꿈을 꺾었나? 권력이었다. 자본과 권력을 한손에 쥐고 있는 자들에 의해 그녀는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다. 배우의 길은 저 멀리 있었고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얼음 같은 현실은 그들을 접대하는 일과 성상납이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인간같지 않은 악마들과 함께한 시간을
생각하면 미칠 것만
같다."
황당했을 것이다.
앞이 깜깜했을 것이다.
절망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희망과 꿈이 거세되었을 때 찾아온 그 절망! 그녀 앞에 나타난 길. 배우의 길을 포기하는 것.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엄청난 갈등에 빠져 불면의 밤을 보냈을 것이다. 그 끝에 그녀가 내린 결론은 자신의 삶을 접는 것이었다.
그녀가 남긴 문서. 그것은 문서가 아니라 유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자신의 삶을 접으면서 남긴 그 유서가 거짓일까? 인간은 누구나 다 자신의 삶을 접을 때는 진실을 토해낸다. 진실을 남기고 저 세상으로 간다. 그렇다면 배우 장자연이 남긴 그 유서는 일백프로 진실일 것이다.
장자연 씨가 남기고 간 그 리스트에 여러 사람들이 등장을 한다. 접대를 한 사람들과 성상납을 한 사람들. 이게 벌써 두 달 전의 일이다. 여기서 우리가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은 형평성이다. 박연차 사건을 보자. 지금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 이 정권이 정조준을 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형님, 조카사위, 영부인, 아들, 그리고 핵심참모들이 줄줄이 소환을 당하고 있다.
또 있다. 얼마 전부터 진실의 입들이 사라지고 있다. MBC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신경민 앵커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려버렸다. 개그우먼 김미화 씨도 끌어내리려고 했지만 정신이 올곧은 젊은 피디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쳐 일단 백기를 들고 후퇴를 한 상태다. 어제는 PD수첩의 김보슬 PD를 체포했다. 그리고 또 있다. 지난 촛불집회 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그 사실만으로 윤도현 밴드의 가수 윤도현까지 방송에서 끌어내렸다. 그 다음은 누구일까? 아마 손석희 씨와 배우 권해효 그리고 기부천사 가수 김장훈 씨가 되지 않을까. 이게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지금 한국은 민주주의가 슬금슬금 뒤로 물러가고 있다.
무지, 탐욕, 공포, 그리고 독재의 물안개가 우리 한국을 서서히 뒤덮고 있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해서 다시는 제 2, 제 3의 장자연이 나와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예계에 자정의 태풍이 불어 닥쳐야 한다. 다시는 접대와 성상납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그리고 또 있다. 이 사건 때문에 뿔이 나 있는 조선일보와 방 씨 일가. 그들의 죄의 유, 무를 시원하게 밝혀야 한다. 만약 조선일보와 방 씨 일가가 무죄이면 그동안 떠돌아다닌 루머는 글자 그대로 악성 루머인 것이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욧시! 하고 조선일보는 그동안 자신들을 물고 늘어진 안티 조선들을 찾아내어 응징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한다. 반대로 그 리스트가 일백프로 사실이라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때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엄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그들의 좆을 싹둑 잘라 태워버려야 한다.
그리고 조선일보를 폐간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 한국에 가장 절실한 것은 도덕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무지와 탐욕을 빨아먹는 도덕을 회복시켜야 한다. 우리의 정신을 되찾아야 우리 한국의 미래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지금 한국을 보아라!
독립군 후손들과 성실한 서민들은 변두리로 밀려나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반대로 일제에 부역을 한 친일파 후손들과 권력에 아부를 한 자들은 한국의 중심에서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 무지의 밭을 반드시 갈아엎어야 한다. 그리고 욕망의 씨를 바꾸어야 한다. 도덕이 나라 한가운데 우뚝 서야 한다. 탐욕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우리의 본성이 자리해야 한다. 무지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맑고 밝은 정신이 자리해야 한다.
여러분!
여러부운!
그렁죠 안 그렁죠?
뒷이야기-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신문과 방송이 눈을 감고 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까지 몸을 사리고 있다. 불길한 징조다. 정말이지 민주주의와 자유가 겁나게 후퇴하고 있다. 자유는 어디서 오는가? 저항과 투쟁에서 온다. 그냥 앉아 있으면 자유는 결코 오지 않는다. 온몸으로 격렬하게 저항을 해서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진실은 끝내 승리한다. 정부도 국민도 멀리 보아야 한다. 넓게 보아야 한다. 우리 코앞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멀리 넓게 보아야 한다. 조나단의 갈매기처럼. 2009415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