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광장을 포기하고 공권력을 끌어안은 이명박 정부

오주관 2009. 6. 26. 14:43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소통의 부재가 낳은 소음과 혼란

우리 한국은 지금 사이클이 맞지 않은 방송 때문에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들어왔던 귀에 익고 눈에 익은 방송이 어느 날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등장을 한 새로운 방송이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국민들을 혼란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바로 그들이다.

 

그 혼란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아, 소망교회 장로 출신이라 새 술은 새 부대’ 에 담으려고 그러는 모양이다, 라고 너그럽게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시작부터가 여간 수상하지가 않았다. 경제대통령이라는 직을 내걸고 출발을 한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인 첫 작품들이 정도가 아닌 궤도이탈이었다.

 

미국산 쇠고기협상과 한반도 대운하가 바로 그것이다.

 

역사적 평가

훗날 이명박 정부를 평가할 때 제일 먼저 거론되는 것이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한반도 대운하일 것이다. 이 두 가지 정책이야말로 두고두고 이명박 정부의 두통거리가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있어 이 두 가지는 분명 족쇄다. 정신과 몸을 옥죄는 족쇄.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21세기다.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시대다. 실시간으로 온 세계의 정보가 컴퓨터로 모인다. 클릭 한번으로 세상의 정보를 찾을 수 있고, 클릭 한 번으로 세상의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이제 정보의 독점시대는 지나갔다. 컴퓨터만 다룰 수 있으면 세상의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21세기는 투명한 디지털의 시대다. 21세기에서 살아남으려면 빠른 변화에 적응을 해야 한다.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지난 해 청계광장에서 일어난 촛불집회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싸움이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아날로그적 사고에 젖어 있는 이명박 정부와 세상의 정보를 포식하고 있는 네티즌과 국민들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거대 메이저급 언론과 네티즌의 싸움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의 그 결과는 당연히 네티즌의 승리였다. 시대를 읽고 있는 자들과 구태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자들과의 싸움은 백전백패다.

 

정부와 거대언론, 패

네티즌과 국민들, 승

 

 

 

  

잘못된 정책과 주구로 변신한 검찰과 경찰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지난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 잘못과 실수를 뉘우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는 사람은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

 

이명박 정부가 그렇다. 실수와 잘못을 지금까지 반성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고 있다. 이미 출발할 때 잘못 끼운 단추를 계속 끼워 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옷이 비틀리고 사람 꼴이 이상할 수밖에. 마치 제 수준이 이렇습니다! 하고 온 세계에 선전을 하는 것 같아 여간 씁쓸하지 않다. 아무리 보아도 진정성과 정체성이 보이지 않는다. 신뢰 또한 보이지 않는다. 우리 국민과 이명박 정부의 만남은 유행가 제목처럼 잘못된 만남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위기에 몰릴 때마다 지난 대선에서 얻은 530만 표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먹이고 있다. 맞다. 지난 대선에서 압승을 했다. 그렇다고 그 표만 믿고 자신들 마음대로 정책을 수행해도 괜찮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잘못된 정책은 잘못된 정책이다.

 

▲감세정책 ▲규제완화 ▲교육의 경쟁화 ▲언론과 집회 그리고 표현의 자유 ▲민영화와 구조조정 ▲미네르바 사건 ▲용산참사 ▲뉴타운건설 ▲피디수첩수사 ▲미디어법 ▲의료민영화 ▲대북정책 ▲권력의 주구로 변한 검찰과 경찰 ▲이름만 바꾼 4대강 살리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저인망식 수사

 

보다시피 전부 폐기처분해야 할 정책들이고 잘못된 공권력이다. 이 정책들과 공권력을 지지할 국민은 없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어떻게 지지를 할 수 있나. 살펴보면 전부 소수, 그러니까 부자들과 대기업만 살리는 정책들이다. 이러니 계속 엇박자와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어느 나라 국민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침묵한 채 외면을 한단 말인가.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해서 사회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반기를 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광장을 포기하고 공권력을 끌어안은 정부

서울광장은 어떤 것인가? 시민들이 모이는 소통의 광장이다. 그리고 어떤 주제를 놓고 정과 반이 뜨겁게 토론을 하여 합을 구하는 축제의 장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답은 소통이 아닌 공권력을 앞세운 억압이었다. 서울광장은 즉각 폐쇄되었고, 서울광장이나 거리에 나와 집회를 하면 그 즉시 몽둥이를 든 경찰들이 나와 무지막지 시민들을 제압해나갔다. 소통을 원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것은 억압과 공권력이었다.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한국의 수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다. 지난 몇 십 년 간 피를 흘리며 싸워서 쟁취한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에 의해 깡그리 무너져 내리고 있다.

 

프로는 프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프로가 두려워하는 것은 똥배짱밖에 없는 무 뇌의 아마투어다.

이명박 정부는 공권력 그 자체다.

 

줄을 잇고 있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문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바라보면서 외면을 한다는 것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지식의 궁극은 개인의 안녕과 행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있는 것이다. 백척간두의 그 끝에 매달려 있는 나라를 놓고 어느 국민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단 말인가. 위기를 기회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 지혜의 몫이다. 마침내 침묵을 깨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들.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제일 먼저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그러자 뒤를 이어 전국의 교수들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꿀 것을 강력하게 주문을 했다. 그 뒤를 이어 각계각층의 단체에서 시국선언문이 터져 나왔다. 사회단체, 시민단체, 교수단체, 교사단체, 종교단체, 재외교포단체, 재외교수단체, 학생단체 등등.

 

물론 이명박 정부를 두둔하는 단체들이 없는 건 아니다. 이명박 정부와 생명을 같이 하고 있는, 그의 지지층인 뉴라이트 단체와 조중동 그리고 몇몇 보수단체들. 하지만 그들은 국가를 걱정하고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세세생생 이어지기를 원하는 바람과 초조함에서 나온 졸장부의 작은 이기심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그들 단체의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제에 부역을 한 친일파의 후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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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의 촛불집회와 피디수첩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가? 감시와 비판이다. 지난 해 우리정부와 미국정부가 미국산 쇠고기협상을 벌릴 때 우리나라 언론과 방송은 침묵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그 반대였다. 조중동은 미국산 쇠고기협상을 놓고 미쳐 날뛰었다. 그러던 조중동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약속이라도 하듯 입을 다문 채 침묵했다. 기가 찰 일이다. 그때 미국산 쇠고기를 집중적으로 조명을 한 곳이 바로 피디수첩이었다. 국민들은 그런 피디수첩에 박수를 보냈다. 초등학교 학생에게 물어도 답을 할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협상은 잘못된 협상이라고. 피디수첩은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 죄가 있다면 그 죄뿐이다. 정말 죄를 물으려면 노무현 정부 때 미쳐 날뛴 조중동에게 물어야 한다. 지난 해 일어난 촛불집회는 여러모로 정치적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주목한 대사건이었다. 왜 그들은 촛불집회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으며 또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했을까?

 

▲디지털 정보가 가지고 있는 위력 ▲시민들의 직접정치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한 평화적 시위 ▲놀이문화로 승화시킨 시위 ▲ 투명한 정보에 길들여진 네티즌과 비밀 속에 가려져 있는 국가정보와의 차이 ▲전체의 이익과 소수의 이익과의 필연적인 마찰

 

어느 나라든 정부의 정책은 투명해야 한다. 투명이 재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저항과 벽에 부딪친다는 것을 촛불집회는 말하고 있다. 촛불집회야말로 민주주의와 네티즌과 국민의 승리다.

 

총체적 늪에 빠진 부실 정부

이제 밑천이 바닥이 난 이명박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자신들의 무능력을 인정하고, 그리고 지난 잘못을 솔직히 사과를 하는 것이다.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다, 라고 지난 시절 중학교 영어교과서에서 배웠다. 다른 하나는 지금처럼 계속 정책을 밀고 나가는 일이다. 하지만 국민을 버리고 가는 그 길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천 리도 못 가 발병이 나는 게 아니라 그 전에 주저앉고 말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소인의 정부다. 소인은 결코 대인의 세계를 보지 못한다. 소인이 대인의 길을 가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 자신의 전부를 버리고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지금의 국정기조를 밀고 나가면 그 끝은 파국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이명박 정부도 우리 국민들도 불행의 늪에 빠지고 만다.

 

이명박 정부가 진실로 이 사태에서 벗어나려면 하루 빨리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한다. 공권력의 상징인 군홧발과 방패와 곤봉 대신 국민을 상대로 가슴을 열고 소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얼어붙어 있는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대결과 대립구도가 아닌 평화와 화해무드를 조성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한 6. 15와 10. 4 선언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 이스라엘의 분리장벽 건설 반대 시위에 나선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를 막고 나선 이스라엘군이 25일 요르단강 서안지역 북쪽 라파트에서 드잡이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시위에 참여한 700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최루탄을 쏴 해산시켰다. 라파트/AFP 연합

 

 

세계를 뒤덮고 있는 경제위기와 불안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정세

세계는 지금 거품경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정세도 흉흉하다.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 하나? 걱정하지 마라. 그런 문제를 연구하는 집단이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는 전쟁이다. 그들은 이념이나 종교 그리고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전쟁의 불씨를 떨어뜨릴 장소를 선택한다. 전쟁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그럼 어느 지역일까? 중동 아니면 동북아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경제위기가 일시에 해결된다는 그 진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스스로 전쟁의 불씨를 피워서는 안 된다.

 

옛말에,

미국놈 믿지 말고, 소련놈에게 속지 마라.

일본놈 일어난다, 조선사람 조심해라! 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벼랑 끝 전술

지금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가 후퇴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친위부대는 군홧발과 방패 그리고 곤봉이다. 찍으면 찍힌다. 방패로 내리 찍으면 찍힌다. 군홧발로 밟으면 밟힌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밀려 더 이상 밀릴 곳이 없으면 돌아선다.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공권력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쥐도 고양이를 문다. 하물며 인간은. 이 미친 굿판을 걷어내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공권력을 앞세워 국민을 억압해나가면 그 끝은 멸망뿐이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를 도와주고 있는 주구들도 고민과 고뇌를 해야 한다. 권불 5년이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이제 3년 후면 이 정부 역시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때 검찰과 경찰 역시 비껴갈 수 없다. 그때를 생각하고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물어라! 하고 명령을 내리면 무조건 무는 것이 아니라 물기 전에 왜 물어야 하는지를 사고해야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국민을 위한 충성이어야 한다. 주구들은 3년을 사느냐 아니면 영원히 사느냐 를 놓고 고민과 고뇌를 해야 한다. 잘못된 충성은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난 20일 오전 용산 한강로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설치된 농성자들의 망루가 불타고 있는 가운데 경찰 병력이 건물 4층에 진입한 모습. ⓒ뉴스한국

 

 용산참사 하나만 놓고 보아도 답이 보일 것이다. 망루에 살려고 올라간 사람들이 공권력에 의해 불에 타 죽었다. 억울하게 죽은 그들이 언제까지 냉동고에서 세월을 보내야 된단 말인가. 이명박 정부는 진실로 가슴에 손을 얹고 묻고 물어야 한다.

 

용산참사야말로 이명박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 화두를 풀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는 두고두고 역사의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뒷이야기- 우리 말에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을 보면 안다고 했다. 종자가 션찮은 것은 크도 션찮다. 션찮은 종자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실한 거름을 계속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성을 쏟아야 한다. 그런데 그 종자는 개코나 사람 말을 안 듣는다. 죽어도 자기 고집 대로 고! 하겠다고 설레발을 치고 있다. 아이면 교육으로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다 큰 어른이라 여간 골 아픈 게 아니다. 그래서 서울광장에 나와 그렇게 나라를 다스리면 안 됩니다, 하고 깃발이라도 하나 들라치면 금방 포도청의 군사들을 데리고 와 몽둥이로 패 조진다. 감당이 불감당이다. 이 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게 아니라 온 국민의 지혜와 관심이 필요하다. 2009626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