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지금 한국에 적색경계경보를 발령합니다
신문을 본다. 오늘도 용산참사와 4대강과 세종시가 도배를 하고 있다. 특집에는 비정규직법이 혀를 물고 있다. 맞다. 용산참사와 4대강과 세종시 그리고 비정규직법이 이명박 정부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
1년이 지난 용산참사는 아직도 안개 속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한 발 물러선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의 아픔을 달래고 그 대책을 구하기 위해 천막을 친 채 유가족들과 고통을 함께 하고 있던 문규현 신부가 며칠 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단식 10일째 일어난 비극이다. 어느 누구도 문규현 신부님을 받쳐주지 못했다. 혼자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다 넘어진 것이다. 그 십자가는 이명박 정부가 져야 할 짐인 것이다. 그 사건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와 예수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까막눈이다.
그는 사이비 기독교 신자이다.
총리가 되어서 제일 먼저 사건의 현장을 찾아온 정운찬 총리. 그 날 정운찬 총리는 그들의 손을 잡아주면서 눈물까지 흘렸다. 이제 일이 풀리나, 하고 국민들은 주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운찬 총리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정부가 십자가를 질 수 없다는 메시지만 전하고 그 현장을 떠났다. 그는 대통령의 머슴이자 방패였던 것이다. 지금 총리가 되고 나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계산해 본 일이 있을까. 얻은 것은 양파였고 잃은 것은 그에게 향했던 참신한 선비정신과 개혁적 사고의 붕괴였다. 가짜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총탄이 빗발치는 청문회장을 빠져 나와 총리직을 덥석 잡았다. 그의 행보를 보고 내가 느낀 것은 아찔한 현기증이었다.
도대체 가벼운 존재의 그 끝은 어디인가?
4대강이 있다. 4대강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다. 몇 십 년 동안 이어져 온 그들의 삶을 누가 대신하며 누가 그것을 보상한단 말인가. 국책사업을 국민들의 동의도 얻지 않은 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 과연 이 나라가 현대그룹의 연속이라는 말인가? 옛날 왕회장 시절, 그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사업을 자기 혼자서 추진했을까? 천부당만부당이다. 대운하에서 변신을 한 4대강 살리기. 좋다. 여기 4대강 살리기가 있다. 제일 먼저 국민들에게 정책을 제시를 하고 여론을 수렴하고 그리고 공청회를 열어 찬반의 의사를 물은 다음 국회에 상정을 해 논의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순서다. 기획, 시나리오, 감독, 주연까지 혼자서 다 결정을 해버렸다. 그러니까 혼자서 북 치고 꽹과리 치고 장구까지 치는 현대판 사물놀이의 신동인 셈이다. 반대로 국민들은 빈 들판의 허수아비가 된 꼴이다.
도대체 빈 정신의 그 끝은 어디인가?
세종시. 과연 세종시가 우리나라의 발전을 저해할까?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병폐 중의 하나가 수도 서울에 모든 것이 집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의 효율성은 있을 것이다. 한곳에 정치경제문화가 집결되어 있으면 그 흐름이 매끄럽고 속도 또한 빠를 것이다. 분명 장점이다.
그러나 그 반대는 없을까? 한곳은 날이 갈수록 비대해져 가는데 다른 곳들은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있다. 마치 이 나라의 부를 몇 개의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지방은 발전이 없다. 살아날 가능성과 희망까지 거세되는 것이다. 부의 분배가 균등해야 하듯 발전의 기회도 같이 누려야 한다.
세종시가 가지고 있는 희망과 미래와 가능성을 누가 가로막고 있을까? 거대재벌들과 언론 그리고 정신이 나간 몇몇 위정자들이다. 마치 미국의 국민건강보험법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 제약회사와 거대병원들과 정신이 나가 있는 공화당처럼. 지금 한국은 성인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은 초고도 비만으로 신음을 하고 있다. 키는 일 미터 칠십 정도인데 몸무게는 150킬로나 나가 온갖 성인병이 다 몰려 있다. 숨쉬기가 버겁다. 가장 시급한 치료는 지방을 빼는 일이다. 그러려면 기름덩어리인 지방의 분산이다. 분산이야말로 나라와 지방이 함께 건강하게 사는 길이다. 골 빈 위정자와 부를 위해 전국의 구석구석까지 빨판을 들이밀고 있는 거대재벌과 그 재벌을 돕고 있는 일부 언론의 계산된 시나리오를 우리는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분석하고 그리고 감시와 비판을 해야 한다.
우리의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
탐욕과 무지가 바로 그것이다.
비정규직법은 어떻게 지혜를 모아야 할까? 풀 수 없는 난제일까? 아니다. 지난 일 백 년 동안 풀지 못했던 수학의 10개 난제 중의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인 그리고리 페럴만이 풀었듯이, 우리 노동계의 핵이자 난제인 비정규직법도 머리를 맞댄 채 지혜를 모으면 풀 수 있는 숙제다.
해결책은 두 가지다. 장기와 단기.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를 개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업도 너무 한쪽으로만 비대해져가고 있다. 2차산업이 가지고 있는 비중을 1차와 3차로 수평이동을 시켜 얼마든지 소득을 창출시킬 수 있는 일자리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세종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바로 우리나라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농업과 수산업과 임업 그리고 창업과 관광산업 쪽으로 자리이동이 시급하다. 도시에 올라오지 않고 지방에서 얼마든지 학교를 다니고 그리고 취직을 해 그곳에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산업의 구조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 수출만이 능사는 아니다. 내수가 튼튼해야 수출이 망가질 때 버팀목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사와 노의 양보정신과 희생정신이 뒤따라야 한다. 내 삶이 중요하듯 타인의 삶도 존중이 되는 그 옛날 우리의 정서와 덕을 되찾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인칭 삶이 아닌 더불어 삶을 끌어안을 수 있을 때 비정규직법은 풀릴 것이고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탐욕과 무지가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학습해야 한다.
우리가 찾는 답은 바로 탐욕과 무지에 있다.
생각해보자. 자녀들을 두고 있는 부모라면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성장을 하고 또 어떤 성인이 되길 바랄까. 아무도 내 자녀가 법을 수시로 어기는 범법자가 되기를 원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바르게 자라길 원하고 그리고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이웃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원할 것이다. 아울러 사회에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자라길 갈망할 것이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를 볼 때마다 양치기 소년을 떠올리곤 한다. 우리는 양치기 소년을 기억하고 있다. 어느 날 밤, 목장의 양치기 소년이 동민들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늑대가 나타났다!’ 그 소리를 들은 동민들은 모두 자기 일인 양 몽둥이를 들고 양치기 소년이 있는 목장으로 달려온다. 늑대는 없었다. 소년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동민들은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양치기 소년이 다시 외친다. ‘늑대가 나타났다!’ 이번에도 동민들은 몽둥이를 들고 목장으로 달려온다. 늑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 속이고 두 번 속은 것이었다. 그 다음부터 양치기 소년이 하는 말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동민들 마음이 돌아선 것이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한두 번은 속아도 세 번 이상은 안 속는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국무총리와 몇몇 장관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의 그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일등공신은 언론이다. 우리 국민들은 언론에 속은 것이다. 언론이 포장을 얼마나 잘했는지 어느 누구도 그 포장 속을 들여다보지 않았다.
물론 그 당시 이명박 후보가 가지고 있는 비밀스러운 정보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도 없잖아 많았다. 그런데도 입을 봉한 것은 한 배를 타고 가야 할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나라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을 십 수 번 어긴 사람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십 수 번을 어긴 범법자다. 그 사실을 조중동은 알뜰히 살뜰히 포장을 해 국민들의 귀와 입과 눈을 틀어막았다.
물은 아래에서 위로 흐르지 않는다.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대통령이 법을 어긴 자이다 보니 그 아래 국무총리와 장관들도 어슷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군에 가지 않았다. 대통령은 심신이 박약해서 군에 안 갔고, 총리는 너무 가난해서 나라에서 빼주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닮은 점은 위장전입은 물론이고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을 어겼다. 들출 때마다 거짓말이 나온다고 해서 양파총리라고 회자되고 있다. 그들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법을 어긴 자들이다. 그들은 양심이 존재하지 않는 참으로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다. 대통령과 총리가 솔선수범 법을 어긴 범법자인데, 그들이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법치를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두 사람은 자격미달이다.
그리고 그들은 21세기 한국의 양치기 소년이다.
문제는 국민이다. 언제까지 이런 엉터리 양치기 소년을 끌어안아야 하나. 우리의 삶과 가치를 짓밟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고함을 치는 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이 현실 앞에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빼앗긴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찾는 일이다. 선거를 통해서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거대 언론인 조중동에 속아서는 안 된다. 사교육의 온상인 외고를 지금 조중동은 어떻게 외치고 있는가. 분명한 것은 권력은 힘없는 서민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재벌 역시 변두리의 가난한 기층민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권력과 재벌은 한 통속이다. 그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시나리오에 속아서는 안 된다.
뒷이야기-문제는 정치와 사람이다. 남미에 올림픽을 유치시킨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보자. 룰라는 누구인가? 1971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서 한 사내가 비탄에 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임신 8개월째인 그의 아내는 병원비가 모자라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만삭의 아이와 함께 숨졌다. 싸늘하게 식은 아내의 주검을 부둥켜안고 절규하던 그 사내가 얼마 전 남미 최초로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룰라가 브라질의 위상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더 높인 것은 그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이 되었을 때 노동자들을 위한 정치가 아닌 전 국민을 끌어안는 정치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다른 점은 바라보는 곳과 각도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뜨거운 가슴이다. 20091026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