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해법-2
어제 청와대에서 국가원로들을 모시고 정부가 추진 중인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설명을 하는 자리에서, 시인 김남주 선생이 원로회의 의장 자격으로 마이크를 들고 격한 음성으로 세종시 수정안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시인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쩌면 맑고 밝을 수 있다. 시인은 어둠에서 희망과 꿈을 길어 올리는 사람이다. 그리고 속세에 찌들어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시인은 말했다.
“대통령님은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데, 촛불집회로 나라의 진을 다 빼더니 이제는 세종시 문제를 가지고 다시 한번 태클을 걸고 있다.”
침묵.
“아름다운 서울을 두고 텅 빈 들판에 가서 무얼 하자는 이야기입니까? 대통령님은 절대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밀고 나가십시오.”
한 사람. 전 국회의장인 이만섭 선생이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에게 말했다.
“혼자서 결정을 하지 말고 박근혜 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십시오.”
그 말에는 침묵을 지킨 채 김남조 시인의 말에 용기백배 화답을 했다고 한다.
국가원로는 누구인가. 나라의 방향과 발전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 나라의 큰 어른들이다. 원로들이 모였으니 아낌없는 충언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자리는 시종일관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뿐이었다.
다시 한 번 세종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이사에는 세 가지가 있다. 돈을 벌어서 큰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가 있고, 쫄딱 망해서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다. 다른 하나는 환경이 변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는 경우가 있다.
세종시의 경우는 세 번째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수도 서울은 김남조 시인의 말처럼 아름답다. 세계 어느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아름답단 말인가. 수도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넓은 한강. 넓은 땅, 도시 주변에 자리 잡은 높은 산들. 서울은 분명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좋은 서울을 두고 텅 빈 황무지로 이사를 간다는 것은 억울하고 분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서울을 두고 지방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가슴 아픈 사연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바로 그것이다. 어느 부모가 삐까뻔쩍한 수도 서울을 두고 황무지인 세종시로 가고 싶어 할까.
도대체 왜 서울을 버리고 세종시로 가야 할까? 세종시로 옮겨가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은 없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라는 말이 있다. 왜 서울로 사람들이 올라올까? 서울에 먹을거리가 몰려 있기 때문에 개나리봇짐을 지고 올라오는 것이다. 지방에 살아도 먹을거리가 풍부하면 누가 올라올까? 공기도 나쁘고 인심도 야박한 이 서울로 말이다. 그 먹을거리를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막말로 지방도 먹고 살아야 한다. 서울에 몰려 있는 여왕벌을 떼어 지방에 이전을 시켜야 전국토의 균형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라의 두뇌들이 골을 싸맨 채 7년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것이다. 그래서 얻은 국책사업을 불과 서너 달 만에 뒤집는다는 것이 말이 되나?
정말 세종시로 행정부를 옮기는 것이 미친 짓이고 나라의 발전을 좀먹는 일이라면 7년 동안 땀을 흘린 채 그 일에 매달린 많은 전문가와 행정부의 사람들, 그리고 교수들은 뭐란 말인가? 역적들인가? 지금 이명박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분명 역적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을 역적으로 몰아 전부 화형을 시켜야 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되지도 않을 일에 모험을 건 채 국력을 소모하고 있다. 정말 국가원로라면 세종시 수정안을 말려야 한다. 기득권이 아닌 국민을 위해서! 소수가 아닌 전체를 위해 세종시 수정안을 거두어들이라고 충고를 해야 한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우리 국민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 터전과 환경을 국가가 만들어주어야 한다.
수도 서울은 만원이다. 더 이상 인구가 유입이 되면 나라의 발전은커녕 망할 징조다. 국가의 미래와 안보를 생각해도 그렇다. 만약 북한과 사이가 안 좋아 전쟁이 벌어지면 서울은 미사일 몇 방으로 초토화 된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명이 사라진다. 만약을 위해서도 수도 서울의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그 사실을 아는 원로들은 없나?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니 아름다운 서울을 찬양만 하지.
결론은 세종시로 여왕벌을 옮겨야 한다. 몇 개 부처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몽땅 옮겨야 한다. 행정, 입법, 사법 그리고 대학교를. 우리나라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물론 청와대도 그곳으로 옮겨야 한다.
아름다운 서울은 관광과 역사 그리고 경제도시로 가꾸어 나가면 만사가 오케이다.
서울은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발! 숨 좀 쉬자!”
뒷이야기- 지금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조중동과 KBS을 앞세워 24시간 나발을 불어대고 있다. 서울의 기득권이 노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분열이다. 맥은 중심이다. 그들은 급소가 어디인지를 알고 있다. 그래서 급소를 향해 모든 것을 동원시키고 있다. 가짜도 여러 번 들으면 참인가? 하고 귀가 솔깃해진다. 사기꾼에게 어떻게 속아 넘어가는지를 생각해보라. 모든 매체를 동원해 융단폭격을 가하면 무너질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나라는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나라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나라다. 분산만이 우리나라가 살 길이다. 2010115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