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안철수 씨에게
안철수 씨에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내 안테나에 두 사람이 들어와 있다. 한 사람은 하늘이 내린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대선으로 가는 경선에서 끝내 사퇴를 한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이고, 다른 한 사람은 목숨을 걸고 한반도를 통일시킵시다, 하고 지난 2009년부터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대대적으로 걱정하는 정치계와 학계 그리고 기타 등등의 중심인물 10여 명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은커녕 메아리조차 없는, 그래서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는 나다.
며칠 전 문재인 후보가 강원도를 방문했을 때 보수성이 강한 강원도 도민들을 상대로 이렇게 공약을 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DMZ에 종합경기장을 건설하겠다. 그 뉴스를 지하철 안에서 검색을 한 나는 아연실색을 했다. 저럴 수가! DMZ에 종합운동장을 만든다고? 이럴 수가! 정녕 통일 프로젝트를 보지 못했단 말인가? 아니 작년 여름,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에게 보낸 통일 프로젝트가 당사자인 문 후보에게 배달이 안 되었단 말인가? 정말 안 갔나? 내 통일 프로젝트 어디에도 DMZ에 경기장은 없다. DMZ는 지금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DMZ를 세계가 부러워할 생태계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연인 안철수 씨에 대한 나의 단상
이제 자연인이 된 안철수 씨에 대한 나의 생각을 쓴다. 그를 볼 때마다 나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안철수는 누구인가? 시대의 정신과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안고 정치판에 등장을 한 하늘이 내린 인물이 아닌가. 시대가 그를 불렀고, 그리고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나온 인물이었다. 그의 출현에는 두 가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1.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
2. 시대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혜성같이 나타난 새로운 인물
그런 그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8부 능선을 넘지 못한 채 그만 사퇴하고 말았다. 그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문 후보와의 텔레비전 토론 때문이었다고 한다. 대북정책 부분에서 문 후보가 안철수 후보의 대북정책은 이명박 정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안철수 후보의 대북정책은 ‘튼튼한 안보 위에 대북정책을 실현시켜 나가겠다.’ 문 후보의 그 말에 안철수 후보는 충격을 받았고, 신뢰에 금이 갔고, 그리고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고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숙제
1. 보편적 복지
2. 경제민주화
3.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
저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혁명을 해야 한다. 시대의 정신과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뜨거운 마음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경제민주화를 실현시켜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도 목숨을 걸어야 하고,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발상의 대전환, 그리고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
한국은 지금 위기다. 흥하느냐 망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물론 세계도 마찬가지다. 세계와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발상의 대전환이 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으로 한국의 숙제를 풀어야 하고, 또 돌파를 해야 한다.
발상의 대전환이 와야 한다는 것은 정치와 경제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공식으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가 없다. 신자유주의의 경제정책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혁명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대기업과 조중동, 그리고 그들을 떠받치고 있는 하부조직의 권력기관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목숨을 걸고 혁명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으로는 통일이 불가능하다. 왜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목숨을 걸어야 할까? 남과 북이 동시에 잘 살 수 있는 길은 통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지도자가 한반도의 통일에 도장을 찍으면 한반도는 제 2의 경제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한국의 보수집단들은 무조건 반대다. 그들 역시 목숨을 건 채 반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동북아는 물론이고 세계의 화약고이자 이해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한반도를 바라보는 세계열강들 역시 우리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찬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주의 그 모임
지난 주, 한국형 혁명을 제창하고 있는 전직 교수이자 이사장인 그로부터 문자를 세 번 받았다. 오 선생님, 수요일 4시에 꼭 참석하셔서 상견례를 합시다. 그 날 연구소가 있는 홍대 그 동네에 갔다. 전국에서 모인 그들은 옛날에 정치권에 몸을 담았던 구 정치인들도 있었고, 교수들도 있었고, 새로운 정치에 관심이 있어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 날 몇몇 분들과의 대화에서 나는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논객 하나가 ‘도대체 경제민주화가 무엇이냐?’고 반문을 하면서 반대를 하는 것이었다. 하! 경제민주화도 모르면서, 그리고 보수와 진보를 다 물리치고 새로운 당을 하나 만들자고 모인 이 자리에 온 그 인사의 정체성이 내 마음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그 자리에 모인 진보인사들 어느 누구도 한반도의 통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몸이 부르르 떨렸다. 하! 이래서 정치권에서 계속 무반응이구나! 아, 이런 개떡 같은 인물들이 있나!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다니? 하, 반보만 앞서도 어지러운데, 한 보 정도 앞서 가면 뒤의 사람들도 어지럽겠지만 앞에 가는 자도 고독하고 외롭고 어지럽다는 사실을 곱씹으면서 담배를 빨고 술을 빠는 식당의 가장자리에 앉은 채식주의자인 나는 저녁은 생략한 채 나물 몇 가지로 동동주 두 잔을 해결한 다음 그곳을 퇴장했다. 아, 이곳도 내가 올 자리는 아니구나.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나는 진실로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도대체 차별화는 무엇이고, 그리고 이 땅의 진보들이 왜 무너졌고, 계속 무너지고 있는지 아느냐? 이론이 너무 넘쳐 결국 배는 산으로 올라갔고 그리고 대지에 뿌리도 내리지 못한 채 진보는 그렇게 고사해갔던 것이다.
정치란?
이론이 아닌, 현장이고 실천이다!
정말 새로운 정치를 꿈꾼다면 노회한 이론가들을 모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청춘들인 20,30,40대의 젊은이들을 끌어 모아 그들을 학습시켜 정치판으로 내보내야 한다. 그것이 개혁이고 혁명인 것이다.
새 인물과 새로운 정책
정리를 하면,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발상의 대전환이 와야 한다. 발상의 대전환을 떠받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다.
하늘이 내린 인물인 안철수 씨를 바라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발상의 대전환과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가슴앓이를 채워줄 그릇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가 내세운 경제정책과 대북정책 어디를 보아도 새로운 패러다임은 보이지 않았다.
1. 결기가 보이지 않았다
2.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혁명적 자세도 보이지 않았다
장수와 전쟁터
텔레비전 토론의 장은 자신의 정체성과 정책을 보여주는 자리다. 국민들에게 제가 만약 야권후보가 되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저의 정책은 이렇습니다. 국민들이 판단을 할 수 있게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다. 그리고 그 자리는 승부를 가르는 자리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사라져야 하는 자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생결단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인 것이다.
전쟁터에 나온 장수라면 목숨을 걸고 상대방을 제압해야 한다. 왜? 내가 승리를 해야 나를 믿고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의 꿈과 희망의 나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져도 좋은 자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해 승리를 해야 한다. 그런 토론의 장소에서 문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신뢰가 깨어졌다, 마음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어 사퇴를 한다. 사퇴를 하면서도 당신은 문제인 후보를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관전을 한 내 입장에서 보면 그 반대다. 오히려 나는 문재인 후보를 칭찬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 장소가 본선에 올라가기 위한 싸움터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당신이 기억해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부전승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예선전에서 뛴 예비주자들을 보라. 얼마나 치열했나? 문 후보는 그런 주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장수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은 예선전 없이 부전승으로 그 자리에 올라온 사람이다. 그만큼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나온 장수인 것이다.
그런 싸움에서 상대방이 조금 세게 공격을 했다고 돌아서버리는 당신은 도대체 어느 나라 장수이냐? 자기편과의 싸움에서 마음에 상처를 받아 신뢰가 깨어지고 마음이 상하는데, 만약 북한과 일전을 치러야 하는 전쟁이 일어나면 그 때는 어떻게 진두지휘를 할 것인가?
당신이 진실로 대한민국을 구할 인물이라면 고지 하나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과정은 고지를 가기 위한 길일뿐이다.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뒤따르더라도 인내하면서 극복을 해야 한다. 그 길 위에 고지가 있기 때문이다.
고지를 눈앞에 두고 싸움을 기권한 장수
지금 대한민국은 전신을 수술해야 하는 중증환자이다. 국소마취를 해 어느 한 부분을 수술해야 하는 경증환자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명의들은 전부 이 수술에 동참을 해 죽음의 문턱에서 신음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살려내어야 한다.
지도자라면 제일 먼저 명의들을 모아야 한다. 설령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일지라도 국가를 살리고 국민을 살릴 명의라면 서슴없이 그에게 찾아가 읍을 하면서 도와줄 것을 청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병을 솔직하게 알려야 한다. 국민여러분, 대한민국을 수술해야 합니다. 지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 어떤 수술보다 어렵고 그리고 고통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고비만 잘 넘기면 우리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크게 기지개를 하면서 일어날 것입니다. 그 때까지 아픔이 따르더라도 참고 인내해주십시오, 라고 설득을 시켜야 한다.
우리말에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다. 우리 대한민국은 태평성대가 아니다. 태평성대는 1%인 대기업과 이명박 정부뿐이다. 나머지 99%는 아사 직전에 와 있다. 그 사실을 인식을 하고 덤벼야 한다. 김용옥 교수는 당신을 일러 ‘국민의 열망이 만들어낸 에너지’라 말하며 ‘안철수라는 에너지 하나 때문에 국민은 희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절망이다.’
그런데 하늘이 내리고, 안철수라는 에너지 하나 때문에 희망을 걸고 있는 국민들의 기대를 당신은 저버리고 말았다. 이제 하늘이 준 기회와 국민이 당신에게 걸었던 희망과 열망과 당신에게 보낸 그 지지까지 다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뒷이야기-어쨌든 당신은 패했다. 실패의 원인은 너무 간단하다. 인물은 새 인물인데, 당신의 그릇에 담은 정책은 새로운 정책이 아니었다. 그리고 당신은 목숨을 걸고 쿠바를 해방시킨 체 게바라의 뜨거운 혁명의 피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빚더미에 앉은 브라질을 채권국으로 끌어올린, 초등학교 중퇴자인 룰라가 서민들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면서 흘린 그 눈물이 보이지 않았다.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 사고는 깊게, 그러나 판단은 빨라야 한다. 이제 자연인 안철수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를 돕는 일이다. 애초에 당신이 정치판에 나온 것도 정권교체가 아니었나. 더 이상의 정치적 숙고와 사고는 당신의 발전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정권교체에 온몸을 던져야 한다. 정권교체가 되면 문재인의 승리가 아닌 전 국민의 승리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이다. 사즉생의 심정으로 뛰어들어 문 후보를 돕는 길만이 우리 국민이 사는 길이다.20111130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