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인간과 길

오주관 2014. 12. 10. 15:05

 

 

#1 사람과 길

어디로 가야 진인을 만날까? 어느 곳으로 가야 나라를 구할 큰 바위 얼굴을 만날까?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울만큼 역동적인 도시가 있을까? 그러나 그 복잡한 인파들 속에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사통팔달의 길의 중심에서 나는 줄곧 내가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곤 한다.

 

#2 대한민국의 기상도

우리 국민이 국민을 대신해 나라 일을 열심히 하라고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있는 여의도와 역시 우리 국민이 국민을 대표해 머슴역할을 잘하라고 뽑아준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의 시정거리가 흐려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청와대는 찌라시와 국정농단 내지는 국기문란이 의제가 되어 춤을 추고 있고, 국회의 새누리당은 사라진 권위시대의 각하라는 호칭이 다시 살아나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충신은 없고 간신들만 오골오골 모여 있으니 정치가 잘 될 리가 없는 것이다.

 

 

 

자원외교

 

#3 사자방의 후폭풍

100조라는 천문학적 돈을 허공에 공중분해시켜버린 사자방이 신문을 장식하고 방송의 주요 메뉴로 떠올라 국정조사를 받을 수 있겠구나 할 즈음, 어느 날부터 사자방이 슬그머니 모습을 감추더니 대신 정윤회라는 인간이 나타나 나라를 벌집 쑤시듯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사자방의 주인공은 나라의 경제가 어려운데 자원외교를 정쟁으로 삼아 안타깝다, 라고 하면서 테니스 라켓 채를 든 채 파안대소를 한 노회한 이명박를 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이명박근혜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박근혜는 절대 이명박을 치지 못한다!

 

#4 1%와 99%의 싸움

어느 해부터 대한민국은 길을 잃어버렸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 바뀐 것은 지난 정권 때부터였다. 이명박의 등장과 함께 우리 국민이 함께 가던 그 길이 좁은 길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길은 너무 좁아 모두가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개인과 소수만 그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 길에서 사라진 대부분의 국민은 지금 백척간두의 그 끝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다.

 

2008년에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개인과 소수가 만든 사기 프로그램에 속은 99%는 그들이 친 그물에 아무 생각 없이 풍덩풍덩! 뛰어들고 말았다. 그 결과는 빚을 내어 산 집을 빼앗겼고 그리고 빚더미에 올라 어느 날 거리로 내쫓기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1%와 99%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5 나라는 가난하지만 국민은 행복한 나라

미국의 계속되는 경제봉쇄정책으로 60년대 고물 자동차를 아직도 몰고 있는 쿠바 국민들의 때 묻지 않은 저 해맑고, 건강하고, 행복한 저 모습을 한번 보라.

춤추듯이 걷고~ 노래하듯이 말을 하는~ 쿠바 국민들의 저 넘쳐나는 행복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돈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가난하지만 국민은 행복한 나라, 그 곳이 바로 쿠바이다.

 

#6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상머슴이다

대통령은 황제가 아니고 각하도 아니고 우리 국민의 머슴이다. 대통령은 절대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자가 아니다. 우리 국민이 5년 동안 국민을 대신하여 나랏일을 맡긴 상머슴이다.

 

그런데 정신 빠진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인 이완구가 며칠 전 청와대에서 있은 당정오찬모임에서 박근혜 각하에게 우리 의원님들 박수 한번 쳐주십시오! 를 선두로 계속 각하라는 호칭을 선창하는 바람에 박근혜의 머릿속을 잠시나마 흐뭇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저 얼간이를 다음 총리로 써?

 

 

 

 

#7 탈과 혁신만이 우리의 미래요 희망이요 꿈이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라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일을 하는 머슴이다. 그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탈을 해야 한다. 탈 없이 대한민국의 역사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탈은 그리고 혁신이다. 혁신은 자신의 전부를 내려놓는 것이다. 계파를 내려놓아야 하고, 정치이력을 내려놓아야 하고, 지역을 내려놓아야 하고, 스펙과 브랜드를 전부 내려놓아야 한다. 그 자리에 비전과 미래, 그리고 양심과 청렴과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자신의 존재를 던질 수 있는 국가관이 투철한 실력 있는 인사들로 새롭게 짜야 한다.

 

#8 길에서 길을 잃다

슬프다. 흐린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수사를 하는 검찰을 상대로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를 하고, 그리고 검찰의 부름을 받아 검찰청에 나온 사기꾼의 전 사위라는 인간은 한번 털어보아라, 반드시 진범은 따로 있을 것이다! 라고 큰소리를 친 채 검찰청 안으로 사라졌다.

 

국민은 없고, 소수만이 자기들 이익을 위해 이 나라를 떡 주무르듯 주무르고 있다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민낯이다

 

 

뒷이야기-신문을 보아도, 보수와 진보들이 쓴 글을 읽어도 마음은 전과 동이다. 전혀 마음에 불이 옮겨 붙지 않고 그리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 정치만 죽은 게 아니다. 지식인들 역시 숨을 죽인 채 가자미눈이 되어 있다. 어디에 가야 진인을 만나나? 어디에 가야 나라를 구할 진인을 만나나? 저 사람이 정녕 대통령이란 말인가? 전혀 공부가 안 되어 있고, 그리고 자기 심복 몇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저 사람이 정말 대한민국의 국민을 대표하는 머슴이란 말인가? 통탄할 일이다! 저런 부끄러운 정치 지도자의 민낯을 보고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여와 야, 모두 블랙홀로 사라져야 할 인물들이다. 그들 역시 대통령과 함께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공범이다.20141210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