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21세기, 전 세계가 하나가 되는 길

오주관 2015. 5. 29. 13:58

 

 

광화문, 그곳으로 가다

어제 저녁, 무거운 가방을 메고 광화문으로 갔다. 약속이 있어 간 것이 아니라 어떤 끌림이 있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복궁으로 가는데 아닌 게 아니라 가방이 무거웠다. 파리에서 온 조카와 누이가 외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친정인 부산으로 갈 때 내가 동행했다. 프랑스 이름은 쏠렌이고, 한국 이름은 민혜인 조카의 딸을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 서울역까지 같이 갔다. 서울역에서 쏠렌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내 가방을 누이에게 맡겼다. 가방을 든 누이가 말했다.

 

오빠야, 무슨 가방이 이렇게 무겁노?

무겁제?

너무 무겁다.

그게 내 업이자, 짐이다.

 

옆지기는 아예 들지도 메지도 못한다, 너무 무거워. 그런 무거운 가방을 평생 메고 다녔다. 절로, 산으로, 들로, 거리로, 도서관으로. 그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는 날, 나는 아마 해방이 되리라.

 

 

 

 

조카와의 대화

4호선 지하철을 탄 우리는 자리에 앉아 11시간 거리의 프랑스와 한국 이야기를 나누었다.

삼촌, 여기 공기가 너무 좋아요.

그래? 서울도 공기가 많이 오염되어 있다.

그래도 파리에 비하면 좋아요.

파리가 안 좋구나. 치안도 안 좋제?

네. 밤에 마음 놓고 돌아다니지 못해요.

치안은 한국이 최고다.

한국은 지상천국이에요. 치안 좋지요, 밤늦게 가게에 가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지요. 택시비 싸지요. 프랑스에서는 택시비가 너무 비싸요. 웬만한 거리는 5만 원이 넘어요.

그렇지만 복지는 잘 되어 있잖아?

네, 맞아요. 복지는 프랑스가 훨씬 나아요. 제가 민혜 놓을 때 병원비가 거의 안 들었어요. 그리고 교육비도 무료에 가깝고.

 

조카는 말했다.

삼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머리가 좋아요.

좋제?

네. 프랑스에서 일을 하면서 확실히 느껴요. 프랑스 사람들보다 더 나아요.

맞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좋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나라에 속한다.

그래요?

응. 미국, 독일, 그리고 일본, 한국, 중국.

와!

분명한 건 이제 세계의 중심은 이곳 동북아다. 일본, 중국, 한국.

삼촌, 정말 우리 한국이 대단해요.

대단하지. 이 좁은 땅에서 세계를 상대로 용트림을 하는 것 보면, 정말 위대하다.

 

지금 21세기는 어떤 시대인가? IT와 BT의 시대이다.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산업혁명이 1차산업이고, 정보산업이 2차산업이고, 제 3의 산업이 바로 IT와 BT이다.

 

 

 

 

세계가 하나가 되는 길

신호등 앞에서 바라본 광화문 광장에는 천막이 끝없이 들어서 있었다.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나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광화문을 바라보면서 비관이 아닌 낙관에 젖는다. 우리 인간의 머리로 IT와 BT의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이 세계가 어떤 꼴로 변할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의 속도는 빛처럼 빠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대양 육대주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부의 불균형, 불평등, 강대국과 약소국, 민주주의와 독재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문제를 치료하지 않고 우리 인류는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한쪽은 너무 먹어 탈이고, 다른 한쪽은 너무 못 먹어 아사 직전인,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이런 기가 막힌 세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비극도, 희극도 아닌 이 피눈물 나는 연극이 언제 무대에서 사라질까?

 

답은, 균형과 평등이다

이념을 이제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자본주의는 우리 인류가 영원히 살 수 있는 불로초가 아니다. 공산주의 역시 그 생명이 다했다. 두 이념을 이제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곤 다른 제 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길은 분명 있다.

 

전 세계를 권역별로 나누어야 한다.

육대주를 권역별로 나누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아시아는 아시아로, 북아메리카는 북아메리카로, 유럽은 유럽으로, 아프리카는 아프리카로, 남아메리카는 남아메리카로. 그리고 오세아니아로.

 

육대주에 모든 산업을 분리 배치시킨다

IT와 BT가 강세인 미국은 그 대신 제조업이 약하다. 그 제조업을 아프리카나 아시아에 배치를 한다. 대신, 미국은 자국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전수를 시켜 제조업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든다.

 

그런 식으로 육대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전부 재배치시켜 기술력이 없는 대륙에 무상으로 전수를 시켜 균형과 평등을 찾게 만든다. 가령, 중국과 아시아 그리고 인도는 농업을 집중 발전시킨다. 어느 대륙은 깨끗한 물만 집중적으로 생산해 전 세계를 물 부족에서 해방을 시킨다. 목축업과 낙농업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공장식이 아닌 자연방임상태에서 키운다. 농업도 마찬가지고. 그 대륙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 산업을 재배치시키면 전 세계가 다함께 웃으며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세계적 기술을 전 세계가 공유하는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특허도 전 세계가 같이 사용하면 된다.

 

뒤집으면 된다, 사고를!

 

 

 

 

통일박람회

하, 멀리서 본 천막의 정체가 드러났다. 통일박람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런 반가울 데가! 명색이 한반도를 평화적으로 통일시키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부처는 물론이고, 통일을 연구하는 각 단체와 전국의 대학교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부 광화문에 집결했다. 그리고 그 이름도 거창한 통일준비위도 천막 하나를 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출발은 위풍당당했지만 지금은 있는 둥 없는 둥 하고 있는 통일준비위원회. 국세가 질질 새고 있다. 멤버들이 전부 무보수로 봉사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월급을 받고 있다. 준비위의 두 부위원장은 장관급이다. 하는 일 없이 장관 월급을 받고 있는 그들의 민낯이 보고 싶어 천막을 들추었더니 어라, 아무도 없었다. 있었으면 실례지만 여기 대표가 누구시오? 그러는 객은 누구시오? 나는 내 명함을 주면서 통일을 연구하고 있는 김삿갓이 아니라 오삿갓이오. 선생, 혹시 시간이 되면 여기 천막 밖 의자에 앉아 한반도 통일에 대해 토론을 한번 해볼 수 있겠소?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내일부터 3일 간 진행된다고 했다.

 

요시, 내일 이곳에 오리라!

너거 대가리가 굵은지 내 대가리가 굵은지 한번 뚜껑을 열어보자!

 

 

뒷이야기-한반도가 통일되기 위해서는 IT와 BT의 융합에서처럼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접목이 일어나야 한다. 구태를 가지고는 절대 DMZ에 다가갈 수 없다. 이명박이와 박근혜의 대북정책을 가지고는, 그리고 사드를 팔아먹기 위해 은근슬쩍 협박과 공갈을 치면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오늘도 펜타곤의 어두운 지하실에서 이념전쟁의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있는 매파들의 머리를 가지고는 통일을 잡을 수 없다. 뭐니뭐니해도 우리는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빨리 벗어나야 한다. 탈! 해야 한다. 남과 북이 주인공이지,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주인공일 수는 없다. 그런 틀을 짤 수 있는, 그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큰 바위얼굴이 나타나야 한다. 새누리, 새정치민주연합에는 그런 리더가 없다. 어떻게 하든지 한번 더 국회의원을 하려고 목을 매고 있는 거무리들만 있을 뿐이다. 알아야 한다. 이론과 논리가 모자라고 부족해 정치판이 저렇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론과 논리는 넘치고 넘친다. 문제는 방향성이고, 발상의 전환이고, 그리고 실천이다. 나는 생각한다. 이 세계와 한반도가 어깨동무를 한 채 함께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첫째, 생각을 바꾸는 일이다. 둘째, 나누는 일이다. 셋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의 출현이다.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대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아주 간단하다. 2015529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