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도서관에서 만난 유승민 의원
이제 동과 서, 하나가 됩시다!
이제 남과 북, 통일합시다!
이제 1%와 99%, 같이 삽시다!
큰 바위 얼굴이 나타나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권을 살펴보면서 나는 내심 기대했다. 우리 대한민국을 구할 큰 바위 얼굴이 언제 나타날까? 긴 가뭄 끝에 단비라고, 긴 기다림 끝에 나타난 한 사람. 그는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병을 정확하게 진단을 했고, 그리고 처방전을 내놓았다. 바로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해 교섭단체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병을 말하면서 증세가 없는 복지는 허구다, 라고 직격탄을 날려 여당의원들의 입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반대로 야당의원들로부터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야당이 아닌 여당의 원내대표가 지난 대통령선거 때 내 건 경제정책과 복지공약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한 것이었다. 그러자 청와대의 박근혜가 노발대발 의리와 배신을 내세우며 그를 원내대표 자리에서 쫓아내버렸다.
도서관에서 그를 만나다
범은 범을 알아보고, 사자는 사자를 알아본다. 지난여름,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유승민 의원을 만났다. 내가 앉아 있는 자리 건너편에 언제 왔는지 홀연히 나타난 사내 하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이 자리에 앉아 더위와 싸워가며 진지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회색러닝을 입은 그는, 다름 아닌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쫓겨난 유승민 의원이었다.
가슴에 동계가 왔다. 나는 책을 보고 있는 그를 한참 쳐다보았다. 텔레파시가 통했나, 그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한참동안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저 범을, 저 사자를 한번 만나볼까? 다른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몰라보고 있었다. 그 때의 나는 더민주당에 복당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당원이었다. 그와 서너 번 시선이 공중에서 불꽃을 태웠다. 운명을 생각했다. 만나, 그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내놓은 그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나는 혹시 실수를 하나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휴대폰으로 그의 의원사무실에 전화를 했다. 2008년 그 해가 떠올랐다. 그 해 통일 프로젝트를 만든 나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내 통일 프로젝트를 날려 보냈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던 영일대군 의원실에 전화를 한 그 날이 불현듯 떠올랐다.
비서가 받았다. 나는 나를 간단하게 소개를 하고, 내가 여차저차 통일 프로젝트를 보냈으니 의원님이 반드시 봐야 된다고 부탁을 했다. 비서 왈, 그런 문서가 하루에 여러 수십 통이 온다고 했다. 야 이년아, 여러 수백 통이 와도 내가 보낸 통일 프로젝트는 반드시 보아야 한다. 40대의 능구렁이 여비서였다.
여자 비서가 받았다. 아무 곳에 사는 사람인데 지금 유 의원님 계십니까? 안 계십니다. 어디에 갔습니까? 모릅니다. 혹시 유 의원 남동생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알았습니다. 맞다. 닮아도 너무 닮았다.
다음 대선의 화두는 경제, 복지, 통일이다
내가 장황하게 유 의원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음 대선은 무슨 주제를 가지고 심판을 받을까? 하나다. 그 전에, 그 해 우리 국민들 앞에 혜성 같이 나타난 안철수. 우리 국민들은 기대했다. 변화의 바람을 실현할 새로운 인물을! 시대의 부름을 받고 등장을 한 안철수.
그런데, 시대의 부름을 받고 등장을 한 안철수는 어느 날 온다간다 소리도 없이 갑자기 미국으로 사라져버렸다. 안철수는 왜 우리 국민들이 불렀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날 그렇게 대선판을 등지고 사라졌을까? 그것은 바로,
안철수는 시대의 정신을 담을 그릇이 없었다!
시대의 정신을 읽은 유승민 의원
내가 유승민 의원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그가 우리 정치권에서 제일 먼저 시대의 정신을 말한 사람이었다. 그 때의 나는 아, 드디어 대한민국을 구할 큰 바위 얼굴이 나타났다. 진인이 나타났다. 그는 군계일학이요 보배였다. 여와 야의 그 많은 국회의원들이 보지 못한 대한민국의 병을 유승민 의원은 보았던 것이다. 나아가 진단과, 처방전까지 내놓았다.
유승민이 보지 못한 틈
그런데 유승민 의원이 내놓은 처방전에 2%가 빠져 있었다. 대북과 통일정책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안타깝게도 그는 우리 국민들이 반대를 하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지하고 있었다. 저런 낭패가 있나! 두고두고 후회를 할 걸림돌이다. 유승민 의원이 채우지 못한 그 틈, 그 빈 칸을 메울 야당 후보가 만약 나온다면 그 싸움은 진검 승부가 될 것이다.
앎의 그 궁극은?
목숨을 걸고 책을 읽는 그 궁극은? 많은 지식을 쌓는 그 궁극은? 지금 Jtbc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차이나는 도올이다, 라는 프로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도올 김용옥 교수는 대한민국의 국보다. 학자인 그는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하고 있고, 비전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매회 때마다 그는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그가 품고 있는 학문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에너지와 열정은 우리 국민들이 가슴에 소중하게 품어야 할 꿈이자 이상이다. 옆지기는 말했다. 당신과 여러모로 닮았습니다.(그해 여름 어느 불로거가 나와 통화를 하면서 오선생님, 책 많이 읽으셨어요, 하고 물었다. 그 때 나는 뭐라고 대답했나? 어쨌든 나는 한트럭 반을 읽었다. 물론 그 책을 전부 버렸다)그는 강의 때마다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면서 아울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곤 한다. 그가 위대한 점은 바로 그것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시진평 강좌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절규를 했다.
"여러분들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우리 대한민국이 살길은 통일밖에 없습니다! 통일! 그런데 무슨 얼어죽을 전쟁을 해 전쟁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아니, 누구 좋으라고 전쟁을 해요 전쟁을! 여러분, 남과 북이 전쟁을 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
"하루 빨리 남북의 끊어진 철도를 이어 우리 젊은이들이 열차를 타고 저 광활한 시베리아 벌판을 지나 유럽까지 간다고 한 번 생각해보세요? 우리 젊은이들이 꿈털,하고 일어나겠어요 안 일어나겠어요! 다시 한 번 강조를 하지만, 대한민국이 살길은 남과 북의 평화적 통일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을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이야기였다. 김용옥 교수와도 텔레파시가 통했나? 어쨌든 모름지기 교수이든,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기업가든, 지식인이든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지식의 그 끝이요, 궁극이다. 왜 나는 책을 읽고, 왜 나는 지식을 쌓으려고 비지땀을 흘리나? 또 왜 나는 정치를 하려고 하고, 경영을 하나? 그 원초적 물음에 명쾌하고 통쾌하게 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그 물음을 가슴에 새긴 채 지식을 쌓고 경제활동을 하고,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지식을 복기하려고? 인용을 하려고? 카피를 하려고? NO! 답은 자신의 머릿속에 저장해놓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재창조를 하는 일이다. 저장되어 있는 지식을 믹서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대한민국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국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철강, 조선, 해운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당과 정부 그리고 혼이 반 달아나 있는 기업에서 해법을 내놓고 있다. 답이 아니다. 김종인식 경제해법도 아니고, 새누리당의 경제해법도 아니다. 기업이 내놓은 처방전은 더더욱 아니다. 전부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답은 뭘까?
160에 130kg
이게 우리 대한민국의 대기업이다.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져 있는 160에 130kg 나가는 대한민국의 대기업을 50kg로 살을 빼야 한다. 그러니까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더민주당의 평당원인 내 개인적 소망은 유승민 의원과 한 번 붙어보고 싶다. 그는 지난 해 국회에서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병을 정확하게 진단을 했고, 아울러 처방전까지 내놓은 명의이다. 똑똑한 명의가 맞다.. 야당에서 먼저 들고 일어나야 할 진단과 처방전을 여당인 그가 들고 나왔다. 역사가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그런데, 그가 내놓은 진단과 처방전을 가지고는 대한민국의 병을 치료할 수가 없다. 많이 부족하다. 근원과 전체가 빠져 있는, 부분을 제시했다.
뒷이야기-학자라면 저 정도는 되어야 부끄럽지 않을 거예요. 맞다. 책을 읽는 목적은 복기나 인용이 아니잖아요? 맞다. 국보가 맞아요. 맞다.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대부분 복기 아니면 인용이더라고요. 맞다. 복기나 인용은 의미가 없잖아요? 맞다. 당신처럼 창조를 해야 하잖아요. 맞다. 무릇 글이란, 꿈틀꿈틀 살아 움직여야 하잖아요? 맞다. 대부분의 글을 보면 살아 움직이지 않고 죽어 있어요. 맞다. 글을 읽는 사람과, 창조를 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땅과 하늘이에요. 맞다. 2016425해발120고지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