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공부와 책

오주관 2017. 2. 23. 15:24



공부에 목숨을 걸면 출세를 하고, 책에 목숨을 걸면 이 세상을 얻는다


이 세상의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한다. 공부에 목숨을 건 사람과, 책에 목숨을 건 사람들. 요즘 촛불집회에 단골로 등장을 하고 있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공부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다. 머리가 너무 비상해 그가 말을 내뱉으면 곧 문장이 된다는 똘똘이 김기춘, 약관 20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을 해 피끓는 젊은 청춘에 영감님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를 해 난 자 대열에 든 고압 삐딱이 우병우, 예쁘면서 공부도 잘하고, 나중에 돈도 풍풍 쓰며 보라는 듯 청와대 수석도 되고 장관 자리에까지 오른 조윤선 등등은 분명 공부에 목숨을 걸었고, 그리고 그 공부 끝에 출세를 한 사람들이다.


약관 열여덟에 공부보다는 이 세상을 먼저 보았고, 그리고 시대의 불평등과 독재를 보고 기어이 분노하며 일어선 노회찬과 이종걸 의원. 중졸이 전부인, 그래서 갈만한 직장도 없고, 책이 너무 보고 싶어 대구의 어느 헌책방에 취직이 되어 마침내 그 꿈을 이룬 청춘. 일을 아주 성실하고 열심히 해 주인으로부터 칭찬을 받았지만, 너무 책에 목숨을 걸어 혹시 내 서점에 불이라도 나는 날에는 책방을 다 태워먹지 싶어 그게 두통거리여서 결국 해고가 된 청춘. 서울대 국문학과에 적을 두고 방학 때마다 대구에 내려와 클래식 음악감상실을 찾을 때마다 늘 구석진 자리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의 보석인 청춘.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했다는 독서광인 그 청춘. 자기보다 더 책에 미쳐 지내는 그를 교수가 된 다음에도 존경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는 그 청춘. 그 관찰자는 공부에도 목숨을 걸었고, 소설에도 목숨을 걸어 '영원한 제국'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라는 소설을 발표해 이름을 날렸고, 후에 박정희를 소설에 옮긴 대하소설 '인간의 길'을 낸, 그리고 삼십대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자리를 꿰찬 교수나리. 그 교수나리가 존경을 한다는, 앉으나서나 책에 목숨을 걸어 시인으로, 희곡작가로, 소설가로, 평론가로, 그것도 모자라 장정일의 독서일기라는 독서서평으로 오늘도 그 맥을 이어가고 있고, 또 '내게 거짓말을 해봐'라는 소설로 필화사건을 겪기도 한, 어쨌든  이 땅에 책께나 좀 읽었다는 지자들에게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그는 작은 거인이다. 중졸이 전부인 그는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대한민국의 국문학과 교수들을 자기 손바닥 위에 놓고 싹싹 비벼 탕으로도 먹고, 비빔밥으로도 먹고, 지져먹고, 구워도 먹을 수 있다. 책벌레인 그는 솔직히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과 석좌교수로 앉아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어쨌든 그는 여러모로 좀 머씨와 많이 닮아 있다. 내가 지금까지 영풍문고에서 세 번인가 네 번 정면에서 부딪쳤지만 한번도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어, 장이네, 하고 그에게 다가가면 좀 머씨 장은 겁을 먹은 표정을 지은 채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책을 싼 보자기를 든 채 휑하니 허둥지둥 사라지는 바람에 늘 스킨십을 하지 못했다. 


그러니, 제발 나를 좀 놔두란 말이오!

오 오, 알았다 장 머씨, 그냥 가라.


전자는, 정유라는 정체불명의 아이의 시험을 대신 봐주고 구속이 된 소설가 이인화이자 본명이 류철균인 교수나리이고,

후자는, 중졸이 전부라 교수 자리는 얻지 못했지만, 그 대신 책에 목숨을 건 그 죄로 이 세상을 품에 안은 사나이 장정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요즘 내가 도서관에서 읽고 있는 책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과 리더십이다. 일본 전국시대의 세 영웅 중에 하나이자 일본전국을 통일시킨 도쿠가와 이에야스. 중국에 삼국지가 있다면, 일본에는 대망이 있다. 그 대망의 주인공이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이다. 이 책에 세 영웅의 인생관을 볼 수 있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두견새가 울지 않을 때,

노부나가는 때려죽이고, 히데요시는 울도록 만들고,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다고 이에야스가 마냥 세월을 기다린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처와 자식을 죽여 가면서까지 주군인 히데요시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주군이 가라고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 전장에 나가기도 한다. 그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유훈을 보자.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먼 길과 같다.

그러니 서두르지 마라.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음을 알면 오히려 불만 가질 이유도 없다.

마음에 욕심이 차오를 때는 빈궁했던 시절을 떠올려라.

인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근본이요, 분노는 적이라고 생각해라.

이기는 것만 알고 정녕 지는 것을 모르면 반드시 해가 미친다.

오로지 자신만을 탓할 것이며 남을 탓하지 마라.

모자라는 것이 넘치는 것보다 낫다.

자기 분수를 알아라.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책에 목숨을 걸어 얻은 이 세상

나는 지금 병들고 아픈 대한민국을 구할 내 메시지와, 내가 만든 정책들을 어느 대선후보에게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작업이 끝나면 두 가지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존재를 걸 생각이다. 다행히 어제 정부가 4차산업의 육성을 위해 8조 원이라는 큰 돈으로 스타트업을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맞다, 신성장동력은 그것밖에 없다. 18조에서 30조이라는, 대한민국 가정을 병들게 만드는 사교육시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 내가 그 무거운 짐을 해방시켜주고 싶다. 또 하나,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 먹어 탈이다. 너무 먹어 비만의 그 길로 가고 있는 뚱땡이들. 본인은 몰론이고 나라의 경제와 건강 더 나아가 의료비와 복지까지 흔들리게 만드는 뚱땡이들을 위한 특단의 프로그램인 오조라이프를 선보일 것이다. 근본적인 예방이고, 치료이다.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나는 다섯 개 가지고 있다. 다섯 개의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었던 그 근원은 역시, 공부가 아닌, 책에 목숨을 건 그 끝이다. 나는 묻는다?


그대,

난 자가 되고 싶나,

된 자가 되고 싶나?



뒷이야기-이인화와 류철균이라는 두 이름을 가진 그와, 은둔자 좀 머씨와 비슷한 장정일이라는 작은 거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난 자와 된 자를 생각한다. 난 자들은 나라를 어지럽히고, 우리 국민들을 분열의 그 대열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인화와 장정일은 같으면서 다르다. 하나는, 난 자의 그 기능을 된 자의 그 넓은 세상에 비벼넣지를 못했다. 그냥 짧은 시간 자신에게 찾아온 그 달달함에 취해버렸다. 인생의 근본은 허무이며 씀바귀다. 그런데 그 쓴맛을 잊어먹고 달콤함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거짓과 무지가 전부인 박근혜, 똘똘이 김기춘, 고압 삐딱이 우병우, 이쁜이 조윤선 등등은 분명 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난 자들이다. 이 세상의 중심에 난 자가 아닌, 된 자들이 많아야 우리 사회는 건강을 만난다. 2017223해발120고지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