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보내면서
박근혜, 성난 1700만 시민들에 의해 쫓겨나다
2017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가장 큰 사건은, 어리석은 군주인 박근혜가 우리 시민들에 의해 쫓겨난 사건이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옆지기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나혼자만 열아홉 번을 참석했다. 정말 몸서리나게 추웠다. 추우면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몸을 녹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냥 깡으로 버텼다. 그게 내 DNA이다. 촌에서 자란 내 몸은 그렇게 강철로 단련되어 있다. 죽어도 천성은 안 변한다. 아마 모르긴 해도 나에게 찾아온 뇌경색은 그 때부터 스트레스에 힘을 보태면서 싹을 틔웠을지도 모른다. 열 번 양보를 한다 하더라도 박근혜는 한 나라를 운영할 재목이 아니다. 실력이 너무 모자랐다. 그러니 사기꾼 최태민과 그의 딸 최순실에게 당하고, 의존할 수밖에. 백 번 천 번 쫓겨나야 한다.
그 끝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
내 개인적으로 말하면 문대통령에 대해 유감이 없지는 않다. 이름씨도 좋지만, 움직씨를 많이 등용해라.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포기도 빠른 사람이다. 다 내려놓았다. 그래 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고 했다. 이제 내가 서는 그 날까지 정치에 대한 욕망은 0,1%도 없다. 그나마 이명박과 박근혜에 비하면 백 번 천 번 나은 지도자다. 그런 마음으로 문정부를 바라보면서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70점이다. 잘하고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100점 만점에 15점이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는 눈에 불을 켜고 국민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채 열심히들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문재인 정부를 방해하는 적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를 통해 등용이 된 인사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박혀 지금 훼방을 놓고 있다.
1. 사법부
2. 검찰
3. 국세청
4. 국정원
5. 기무사
6. 조중동
7. 학계
하루빨리 적폐세력들을 보호하고 있는 암을 도려내고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 파사현정(破邪顯正)과 척당불기(倜儻不羈)만 봐도 그렇다. 사회 곳곳에 박혀 있는 악의 근원을 힘이 들어도 차근차근 뽑아야 한다. 척당불기를 보고도 애써 눈을 돌리고 있는 그들을 걷어 내어야 한다. 그래서 사상누각이 아닌, 튼튼한 지반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문재인 정부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우리 한반도에서, 우리 국민이 허락하지 않는 전쟁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이익을 얻는 국가는 미국이고 일본이다. 그리고 폭망하는 나라는 남한과 북한이다. 그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을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철통 같이 막아야 한다.
2017, 8, 26, 복실이 나에게 오다
2017년 8월 26일 복실이가 나에게 왔다. 노르웨이산 반디푸스라고 내가 이름을 붙였지만, 실은 성남 모란시장에서 2만 원을 주고 사왔다고 한다. 나는 원래 동물을 좋아한다. 돼지도 좋아하고, 고양이도 좋아하고, 개도 좋아하고, 염소도 좋아한다. 어느 해 우리집에서 키운 고양이는 겨울이면 내 방에서 늘 잠을 자곤 했다. 하루종일 뒷산에 가 사냥을 하며 지내다 밤에 잘 때가 되면 방문 앞에 와 야웅, 하며 발로 문을 노크한다. 열어주면 이불 속에 들어와 걀걀거리며 발로 요를 킥하면서 장난을 치다 잠이 들곤 한다. 그런데 한 번도 그 날카로운 발톱으로 내 몸에 상처를 낸 적은 없었다. 죽은 그 날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추운 겨울 아침, 내 방문에 온 고양이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나를 찾았다. 문을 열었더니 두 발을 허공에 뻗은 채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얘가, 왜 이러노? 내가 발을 잡자 입에 거품을 문 고양이는 몇 번을 비명을 지르며 네 다리를 쫙 펴더니 숨을 거두고 말았다.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먹은 것이었다. 나는 그 놈을 우리집 무화과 나무 밑에 땅을 파 묻었다.
우리집에 온 복실이는 나와 일주일을 지냈다. 사실 복실이가 오고 나서 내 신경은 팽팽하게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여름이었는데, 낮에는 방에서 잘 노는데, 밤이 되면 아니올씨다 이다. 옆지기는 금요일에 오기 때문에 나혼자다. 그래서 잘 때가 되면 복실이를 끌어안고 방으로 데리고 와 같이 자는데, 이놈이 늘 도망을 가듯 밖으로 나가 하필이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현관에 나가 목을 턱 올린 채 자는 것이 아닌가.
복실아, 여기 방에 와서 자라.
아무리 불러도 마이동풍이었다. 그러다 한 번씩 방에 들어올 때도 있었다. 들어와 이 구석 저 구석 돌아다니다 선풍기 위에 오줌을 누고는 내빼는 것이다. 그러다 정 급하면 방문 위에 누곤 한다. 배변판에도 누지만, 방에 눌 때가 더 많았다. 원래 복실이를 데리고 올 때 일주일은 순전히 복실이와 놀아준다. 그래서 막바지 단계의 프로그램도 손을 놓고 있었다. 나라는 사람은 도랑을 치면서 가재를 잘 못 잡는다. 오로지 한가지 일에만 정신을 일도한다. 밥을 하면서 국도 끓이고, 또 그 옆에서 고구마를 삶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콩장을 만든다. 불가능하다. 만약 그렇게 하게 되면 십중팔구 얼마 안 가 내 분노게이지가 폭발해 솥 하나를 똥볼차 듯 뻥, 차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남들처럼 블로그도 하고 페이스북도 하고, 트윗을 못 한다. 1타 3피! 나는 못 한다. 하나를 해도 성공할까말까인데, 셋을 해? 백수들은 가능하다. 하지만 주제가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못 한다. 오로지 하나다. 저 형님은 극과 극이다. 천하에 저 형님 만큼 선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만에 하나 폭발하면 다 도망을 가야 된다. 지구가 깨질 수도 있다.
8월 31일 아침 10시, 뇌경색이 찾아오다
이 뉴스는 박근혜가 시민들에 의해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난 것보다 더 쇼킹한 사건이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10년 넘게 채식을 해오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비건이다. 세상에, 비건인 사람에게 뇌경색이 찾아왔다는 뉴스는 아마 들어보지 못 했을 것이다. 평소에 고기를 안 먹으면 힘을 쓰지 못 한다는 내 메제가 그 뉴스를 접하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마누라와 자식들 앞에서 목에 힘을 주면서 열변을 토했을 것이다.
봐라, 삼촌 봤지?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해!
너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외삼촌을 따라하면 안돼!
팔이 덜렁덜렁했다. 기분이 참 묘했다. 아, 왔구나! 스톱! 머리를 한 손으로 닦은 나는 급하게 바지를 입었고, 셔츠를 입고는 덜렁거리는 팔을 한 채 한 손으로 복실이를 끌고 집을 빠져 나왔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 보육원 계단에 왔을 때 다리까지 마비가 되었다.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계단에 앉은 나는 한 손으로 119에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 날 나는 천국과 지옥을 보았다.
나의 뇌경색은 어디서 왔을까?
1. 스트레스
2. 과로
3. 수면부족
스트레스에도 상, 중, 하가 있다면 나에게 찾아온 스트레스는 상에 쌍곱배기였다. 고기를 많이 먹어 혈관이 막혔고, 그리고 혈관 속의 찌꺼기가 피를 막아 뇌경색이 온 게 아니었다.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내 몸을 찍어 누른 과한 스트레스가 그 주범이었다. 나는 이미 40중반에 심장마비를 숱하게도 경험했다. 그 때의 내 혈압은 210-190이었다. 나를 살려준 사람은 충정로의 경기대학교 앞에 있는 김태식 한의학 박사와, 나였다. 선생님, 어깨가 돌입니다. 부황을 떠드릴 테니 일주일에 한 번씩 떠 준 자리에 번갈아 뜨십시오. 나는 결심했다. 우선 나부터 살리자! 그래서 내 정신의 바이타민이라고 한 담배를 끊었다. 몸의 아편이라고 한 술도 끊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10년 동안 마라톤을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2017년 대미를 장식한 내 프로그램
내 스트레스의 근원은 미친인간 트럼프도, 4대강을 파헤치고도 아직까지 반성할 기미가 전혀 없는 사기꾼 이명박도, 나라를 동서로 둘로 갈라놓는 것도 부족해 남북을 다시 쪼개 개판을 만든 박근혜도 아닌, 내가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5개월째 나는 그 프로그램에 매달렸다. 4차선업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아마추어는 즐거워서 일을 하고, 프로는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한다고 어젯밤 썰전에 나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누군가가 반드시 만들어야 할 프로그램이다. 아시아에서 제 1 갑부는 알리바바의 마윈이다. 그는 13억 중국 인구 중에 인터넷을 하는 6억을 상대로 전자상거래를 만들어 그렇게 거부가 된 것이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은 마윈의 세 배가 넘는다. 그 사업을 나는 이미 2005년도에 구상을 했었다. 그 때 옆지기에게 그 사업을 이야기했더니 옆지기가 손뼉을 탁, 치는 것이었다. 정말 굳!입니다!
뇌경색에서 일어난 나는 조심조심 내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기 위해 다시 매달렸다. 고통 끝에 번역도 끝이 났다. 15장에 이 세계를 다 담은 그 프로그램을 10장으로, 그리고 다시 5장으로 줄여 축소를 시킨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번역료가 너무 비싸서, 다른 하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고 투자를 결정짓는 투자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를 생각한 끝에 그렇게 축소를 시켰다. 5장이어도 15장의 내용이 다 들어가 있다. 65년 공부를 한 그 내공 덕이다.
B급(교수)들은 쉬운 것을 어렵게 만들고,
A급들은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든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 대화를 나눈 교수들은 전부 B급이었다. 그들과 한 시간만 이야기를 하면 밑천이 다 보인다. 나는 헤어질 때 그들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확철히 공부를 해야지! 정신을 일도해 공부를 한 사람들과 건성건성 놀면서 공부를 한 사람들과의 차이점은 하늘과 땅이다.
며칠 전 깡추위일 때 아픔 몸을 이끌고 신촌의 이대거리에 갔다. 그곳에는 수십년 단골집이 있다. 제본을 하는 집으로 갔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매야 보배라고 했다. 사람들로 넘쳐났었던 이대 거리는 황랑했다. 경제가 죽어 있었다. 임대료는 비싸고, 손님은 없고, 그래서 견디다 못해 임대료가 싼 동네로 이사를 간 것이었다. 윈윈이 무너진지 이미 오래 되었다. 사악한 자본이 낳은 결과이다. 그 거리에 그래도 그 집 만큼은 아직도 버티고 있었다. 반가웠다. 싸고 일을 잘 한다. 나는 네 부를 만들었다. 한 부는 내가 보관을 하고, 나머지 세 부는 내년 초가 되면 투자자인 그들에게 날아간다. 나는 모가 아니면 도이다.
만약 내 프로그램이 투자를 받게 되면 나는 머지않아 마윈을 넘어설 것이다. 그 미래를 보고 만든 프로그램이다. 입소문을 듣고 마윈이 투자를 할지도 모른다. 입소문을 듣고 워런 버핏이 투자를 할지도 모른다. 입소문을 듣고 빌 게이츠가 투자를 할지도 모른다. 단, 한국에는 없다, 투자를 할 투자자가.
2017년, 다사다난했다. 그리고 힘이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신을 놓지 않은 것은, 내가 아니면 그 프로그램을 만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내일 모레면 이 해가 다 간다. 어디 조용한 바닷가에 가 옆지기와 와인이라도 한잔 나누면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용히 설계하고 싶다. 이 자리를 빌어 이야기하지만,
당신은 나의 반이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의 반은 당신 것이다.
영차영차, 기대해보자!
뒷이야기-사람은 왜 살까?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기 위해 살까? 두 가지다. 하나는 흔적이고, 다른 하나는 가치이다. 이 땅에 왔으면 내가 산 그 흔적을 남겨야 한다. 그리고 한번밖에 못 사는 그 삶을 가치있게 살아야 한다. 그 가치에는 반드시 3인칭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1인칭은 아니다. 이것만 알아도 당신은 썩 괜찮은 사람이다. 20171229해발120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