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관
2021. 2. 16. 13:34
어제 45일 만에 그 장소를 갔다.
가고 싶은 장소가 아니었는데 걸음이 그곳으로 향했다.
바람은 얼마나 세게 부는지 추웠다.
올라갔다.
저 비탈길을 보자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 날 만약 눈이 오지 않았으면 지구가 두 동강 안 났을까?
그 날 오후
저 곳에서 아차! 하는 순간
지구가 두 동강이 나버렸다.
세상의 그 어떤 바람도 내 신경그물망을 빠져 나갈 수 없다.
몸도 운동신경이 남 다르다.
그런 내가 한순간 정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45일이 지나갔다.
이제 머리를 감을 수 있고,
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옛날의 내 허리가 아니다.
시멘트로 척추를 양생한 것처럼 묵직하다.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죽는 그 날까지 정신일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