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오모차베, 변방에서 통일을 외치다

오주관 2009. 5. 9. 18:22

 

  

그대가 지식인이라면, 젊을 때는 민족을, 장년에는 세계를, 그리고 노년에는 우주를 상대해야 한다. 그대가 지식인이라면, 수평선 위로 붉게 떠오르는 태양보다 자신의 마지막 존재를 활활 태우고 있는 저 붉은 석양을 응시해야 한다. 그대가 지식인이라면, 이름씨가 아닌 움직씨로 자신의 존재를 이 세상에 던져야 한다.

 

지난 2008년 5월 2일.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물론 반대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시대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라면 작년 이 맘 때의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08년 5월 2일은 청계광장에 촛불이 타오른 날이다.

 

시민정신이 그곳 광장에 모여들었다. 그 청계광장에 촛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촛불이 둘, 셋, 넷…… 나중에는 수십 만의 촛불이 청계광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일어났다. 그 촛불은 자연발생적으로 타올랐다. 모두가 한 마음이었다. 초, 중고등학생들과 유모차를 끈 아주머니들, 얼룩무늬 부대들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우리나라의 주권과 국민건강주권을 지키기 위해 날이면 날마다 청계광장에 모여들었다. 얼마 후 100만이라는 거대한 촛불이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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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혼이 났으면 이명박 정부는 촛불의 거센 물결을 막기 위해 광화문에 명박산성을 쌓았다. 얼마나 혼이 났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깊은 밤 청와대 뒷산으로 올라가 서울 하늘을 수놓은 거센 분노의 촛불을 바라보며 몸을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얼마나 혼이 났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마침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며 사죄를 했다.

 

나도 그곳 청계광장에 있었다. 만약 그때 그곳 청계광장에 나가지 않았으면 DMZ PROJECT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세 번 나갔다. 나가서 촛불을 들며 땅과 하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세 번째 나간 그날 밤, 청계광장의 나는 붉게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며 양미간을 좁혔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이것밖에 없나!

한국을 살릴 프로젝트가 대운하밖에 없나!

남한과 북한을 살릴 프로젝트는 없나?

 

그 생각을 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바로 그때, 빛 하나가 하늘에서 사선을 그으며 내 머릿속을 전광석화 같이 관통하는 것이었다. 찰나였다.

 

아!

하고 소리를 쳤다.

그래, 바로 그것이다!

 

손뼉을 탁! 쳤다. 일어난 나는 하하하! 웃었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잠시 후 우리 두 사람은 청계광장을 빠져 나왔다.

 

기분이 너무 좋아 그냥 갈 수가 없었다. 해서 어느 식당에 들어가 낙지볶음에 소주를 마셨다. 이런 날 소주 한잔 안마시면 너무 서운하지. 이런 날 낙지볶음에 소주 한잔하는 것도 그 아니 좋으리. 낙지볶음과 소주가 올 때까지 나는 계속 웃음을 허공에 날렸다. 그런 나를 옆에서 누가 쳐다보았으면 저 인간 저거 미쳤네! 라고 했을 것이다.

 

 

 

 

DMZ PROJECT에 옷을 입히는데 한 달 걸렸다. 그리고 지금까지 DMZ PROJECT를 완성시키기 위해 설악산을 여러 번 갔었다. 토요일만 되면 우리 두 사람은 한계령과 미시령을 넘어가는 버스를 타고 속초를 갔었다. 도착하면 약속이나 하듯 중앙동에서 나룻배를 타고 아바이순대로 유명한 청호동으로 갔다. 그곳 바닷가에서 밤이 깊도록 한반도 통일을 토론했다.

 

누가 그 사실을 알리오.

청와대가 알까 이북의 김일정 위원장이 알까.

아니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소중일이 알까.

 

나는 지금 바라보고 있다. 거대한 세계의 문명이 동북아로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을. 미국에서 우리 동북아로 거대한 문명의 힘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흐름을 탈 줄 알아야 한다. 기회는 늘 있는 것이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찬스를 잡아야 한다. 그 기회를 잡지 않으면 우리 한반도는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없다. 어쨌든 지금 한반도의 흥망성쇠가 걸려 있는 거대한 힘이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세계지도를 보라!

우리 한반도는 얼마나 작은가!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우리 한반도는 세계열강들 속에 끼어 있다.

존재가 위태로운 게 아니라 까딱하면 생존 자체가 위태롭다.

우리 한반도가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손을 딱 맞잡고 열강들의 그 틈새를 치고 나와야 한다.

아마 이 프로젝트가 드러나면 미소중일이 연합하여 나를 제거하려 할 것이다.

 

청호동 바닷가. 아바이순대는 너무 비싸 먹지 못하고 대신 평양냉면이나 순대국으로 배를 채우고 나면 끝이다. 한반도를 통일시킬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오모차베가 아바이순대 하나 사 먹지 못한다는 건 국가적으로 불행이다. 국가가 나를 보호해주어도 션찮은 판에 순전히 우리 두 사람은 우리 돈으로 속초를 갔고, 우리 돈으로 외설악에 가 DMZ PROJECT의 살을 입혀 나갔다. 그 생각을 하면 슬픔이 앞을 가려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가슴에 이슬이 맺히면 그때마다 백사장의 나는 노래를 부르곤 했다. 한번 공으로 불러 봐!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불러야 맛이 난다. 손과 발과 어깨를 흔들흔들 흔들면서~

 

 

 

 

따라라라~ 라라라~

따라라라라~

그대 사랑하는 난 행복한 사람~

잊혀질 땐 잊혀진대도~

그대 사랑 받는 난 행복한 사람~

떠나갈 땐 떠나간대도~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라아암~

이 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

나는 지금 행복하니까~

어두운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그대를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행복한 사라아아 암~

이 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

나는 지금 행복하니까~

이 세상에 그 누가 부러울까요~

나는 지금 행복하니까~

 

그렇게 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달래다 보면 동해 바다 삼식이가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아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어디로? 찜질방으로. 그곳에 가 고단한 육신을 눕힌다. 그럴 때는 국가가 호텔 하나 잡아주면 어디가 덧나나? 하지만 그 시간의 국가는 깊은 잠에 빠져 무슨 꿈을 꾸는지 드르렁 코를 골고 있다. 할 수 없이 보디가드 하나 없는 깜깜한 밤거리를 걸어 도착한 찜질방. 우리는 만 이천 원을 지불하고 들어간다. 나중에 우리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그때 오조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일박을 하자. (얼어죽을까?) 그 약속을 하며 불가마에 들어가 땀을 흘리며 내일을 설계하곤 했다.

 

 

 

  

1년 후. 그러니까 한 달 반 전, DMZ PROJECT가 어느 곳으로 날아갔다. 역사적 사명감을 잊지 말고 훌륭히 임무를 다하고 오너라. 보냈지만 고개가 갸웃했다. 내가 만든 프로젝트는 총론과 원론이 아닌 각론이다. 대한민국의 머리들이 지금까지 쏟아낸 그 많은 통일 논문은 미안하지만 하루만 살다 목숨이 끝나는 하루살이처럼 총론과 원론뿐이었다. 우리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각론이다. 얼마 전에는 소설가 황석영 씨가 회심의 작품이라고 하나 들고 나왔다. 제목은 남북 막힌 혈맥 뚫고, 백년대계 세워야. 속 내용은 알타이 경제문화연합이었다. 인구는 인천시와 같지만 땅은 한반도의 8배나 되는 몽골과 (중앙아시아 6개국) 중국 일본이 참여를 해 아시아연합을 만들자는 것이다. 각론이라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그 범위와 내용이 너무 넓다. 좁히고 좁혀야 한다.  

 

나는 내가 만든 DMZ PROJECT를 볼 때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를 떠올린다. 가우디가 자신이 설계한 건축을 선 보였을 때 사람들은 배를 잡고 또굴또굴 뒹굴며 야단이었다. 그들은 가우디를 마음껏 조롱했고 비웃었다.

 

저 인간은 바보다!

저 인간은 미친놈이다!

 

 


  

내가 바로 그 짝이다. 냉소와 무반응.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나를 잘 안다. 지난 50여 년 동안 나는 배낭 하나 울러 메고 앎을 구하기 위해 똥걸비가 된 채 순례를 했었다. 99프로가 하나의 길로 가고 있을 때, 나는 표표히 배낭 하나 걸머지고 ?!의 답을 구하기 위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헤매고 다녔었다. 나는 나를 너무 잘 안다.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인간을 구하고 우리 한반도를 구하고, 그리고 이 세계를 구하는데 내 존재를 던질 것이다.

 

며칠 전 나는 ‘한국을 움직이는 100인’ 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100인을 향해 내가 만든 DMZ PROJECT를 보낼 것이다. 이제 가슴을 열고 한반도 통일을 토론하자 라는 부제를 달고.

 

제 일탄으로 지난 목요일, 한국의 중도 우파의 좌장인 박 교수와 한국 인문학의 씽크뱅크인 이 교수에게 서신과 프로젝트를 보냈다. 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일 모레에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뭉쳐져 있는 유 모씨와 영화감독 이 모씨에게 프로젝트와 편지가 날아갈 것이다. 마지막을 장식할 군사들은 연예인이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진실로 한반도 통일을 토론해볼 생각이다.

 

내가 진실로 두려운 것은 실패가 아니다.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두려워하는 것은 무지다.

그리고 또 하나, 탐욕이다. 

 

 


 


한국의 정치판을 보자. 무지와 탐욕으로 가득 차 있다. 정당과 정파 그리고 권력에 길들여져 있는 집토끼들뿐이다. 어디를 보아도 야생마는 없다. 탈! 해야 한다. 여든 야든 탈! 해야 한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살리고 죽이는 정책이라면 아예 정당과 정치꾼들을 폐기처분시켜야 한다.

 

아와 타를 뛰어넘어야 한다.

새털보다 가벼운 이념을 뛰어넘어야 한다.

한반도 통일은 남한과 북한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통일을 가로막는 자는 그 어느 누구든 대역죄로 다스려야 한다.

 

나는 다시 양미간을 바짝 좁히고 있다. 그리고 DMZ PROJECT를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길은 반드시 있다. 내 사정권 안에 한 사람이 들어와 있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 우리 한국은 불행 끝 행복이 시작될 것이다. 그는 젊다. 나도 젊다. 우리 두 사람의 존재를 한반도의 통일에 던질 때, 우리 한반도는 이 세계의 정신과 자유 그리고 평화의 메카가 될 것이다. 나는 그를 만날 것이다. 그 역시 나를 만나야 한다. 우리 두 사람은 찰떡궁합이다. 그와 나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 진국이다. 그는 그리고 정치꾼이 아닌 정치가다.

 

 

뒷이야기- 얼마 전 joins에 주역의 역성인 김석준 선생의 인터뷰 기사가 났다. 인터뷰 내용의 중심은 2013년이면 한반도에 통일의 기운이 열린다. 그 중심지는 판문점이 아니면 개성이다. 여자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2014년에 큰 지도자가 나온다. 나는 눈을 한번 끔벅이고는 동서남북을 바라보았다. 없었다. 그렇다면, 하고 나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한국을 움직이는 100인. 그들에게 내 메시지를 보내고 난 다음 DMZ PROJECT를 내 블로그에 공개할 생각이다. 과연 나는 바보인가? 미친 광인인가? 아니면 천재인가? 천재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어떤 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 그렇게 정의를 내리는 사람이 있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순전히 50여 년 동안 배낭 하나 울러 메고 앎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닌 전력과 사색의 그 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세 번째 청계광장에 나가 힘을 보탠 그 날 밤, 헤르만 헤세가 내 머리를 강타했다. 알은 세계다. 하나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 파괴는 창조다. 200959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