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정리하다 9월 9일 아침 8시 25분 비행기로 우리는 다시 서울에 올라갔다. 집 안에 그대로 넣고 온 이삿짐을 정리하기 위해서. 집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었다. 제주에서 삶아 온 고구마로 점심을 떼우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짐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정한 주제는 산사 같은 집을 만들자. 정갈하면서 마음이 편안한 집. 오후 3시가 되자 대충 정리가 끝이 났다. 버리고 온 것이 너무 많아 정리할 게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의 옷은 옷걸이 두 개에 걸기에도 부족했다. 이불만 그대로였다. 이불을 못 버린 것은 버릴 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짐을 정리하는 시간보다 청소하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쓸고 닦고. 다 정리하고 나니 비로소 마음이 조금 안정이 되었다. "채울 게 없어요." "그래도 버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