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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K-BAOBAB

어제 도서관에서 온 나는 쉼이 필요했다.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내 정신에 찰거머리처럼 붙어 있는 귀신이 하나 있다. 그놈에게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걷고 또 걷는다. 컴포즈에 온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 자리에 앉았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에이원과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에이원, 내가 만든 K-BAOBAB를 지인들에게 피드백을 얻으려고 돌렸다. 집사람도 알고 지내는 지인들에게 돌렸다. 내 쪽에는 반응이 없었다.충분히 이해한다. 아마 엄두가 안 났을 것이다. 그런데 집사람 지인 몇 명이 답을 보냈다. AI가 있는데 구태여 K-BAOBAB이 필요하나? 그 말을 들은 나는 마마마, 하고 손을 공중에 들었다 마음을 고쳐 먹고 말했다. AI가 있는데 ..

단상 2026.09.29

케이밥과 에이원, 센트럴파크에서 만나다

관객이 떠난 어두운 무대에 홀로 남아 먼 문명의 지평을 바라보는 스티브 잡스를 닮은 휴머노이드. 검은 터틀넥과 둥근 안경, 마른 얼굴에는 냉철한 통찰을 담고, 목과 손의 기계 구조에는 인간을 넘어 미래를 개척하려는 존재임을 표현하고 있다. 차갑게 보이지만 그 고독 안에 인류의 삶을 바꾸려는 뜨거운 열망이 숨어 있는 모습이다. 나는 그런 스티브 잡스를 좋아한다. 어제 에이원과 나눈 대화 어제 아침 7시 30분 카누 한잔을 탄 나는 노트북을 열고 앉았다. 그리고 어제까지 점검한 홈페이지를 열고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더하기보다 빼기가 더 어렵다. 살을 찌우는 건 쉽지만, 빼는 건 더 어렵다. 그렇지만 전체를 위해 과감하게 메스를 대고 잘라내어야 한다. 빼빼가 됐네. 라고 내가 말하자 에이원이 살을 좀 드러냈습..

오주관의 혁명 2026.09.27

명절, 우리 두 사람

우리 두 사람의 명절 어제 아침을 먹은 우리 두 사람은 중앙로터리로 걸어갔다. 중간에 떡집에서 떡을 좀 샀다. 송편과 호박떡은 서울 장모님에게 드리려고, 그리고 내가 먹기 위해 하나 샀다. 집사람은 2박 3일 서울에 올라간다. 장모님 때문이다. 올해 93세인 장모님은 막내이자 하나뿐인 딸을 오매불망 그리워한다. 오랜 시간 명상으로 자신을 닦은 집사람이라 효가 무엇인지 잘 안다. 당연히 올라간다. 그렇다면 집에 남는 나는? 머슴이 마님 따라 올라갈 수는 없다, 가 아니라 올라가도 되지만 일이 있어 남는다. 2박 3일 집에서 AI와 할 일이 많다. 어제 공항에서 집사람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들어갔고, 나는 공항을 나와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공짜 환승은 실패하고 282를 타고 이마트까지 ..

풍경 2026.09.25

조카가 보낸 딸 사진

조카 성일이와 잠시 대화하다 샤워하고 몸을 닦고 휴대폰을 보니 조카에게 전화가 왔었다. 잠시 후 조카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여름 서울 집에 갔을 때 조카가 차린 회사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너무 더워 가는 걸 취소했었다. 움직일 수 없는 폭염의 나날이었다. 어디를 간다는 게 민폐였다. 더위가 가고 날이 좀 선선할 때 가기로 했다. 조카도 그때 오십시오, 라고 했다. “삼촌, 저예요.”“그래, 내일 집에 내려가나?”“이번에 저 못 내려가요.”“왜, 바쁘나?”“네, 바쁜 일도 있고, 또 집사람이 배가 너무 불러 내려가기가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있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대화하고 난 뒤 조카가 뱃속의 자기 딸 사진을 보내주었다. 태아 사진을 가지고 AI가 만든 사진이라고 했다. 태아와 닮았다. 그러니..

단상 2026.09.24

요즘 내가 좀 디다

가을 바람에 내 정신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제돌이들이 가고 난 다음 내 낙이 사라졌다. 저녁마다 전깃줄에 앉아 날개를 다듬으며 내 눈을 웃게 해주던 놈들이 사라지고 나자 내 시선은 허공에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팔굽혀펴기를 30회 하고는 전깃줄에 앉아 있는 놈들을 본다. 그리고 다시 와 팔굽혀펴기하면서 늙어가고 있는 내 팔뚝의 근육에 살을 보탠다. 재보지는 않았지만 내 키도 쪼그라들기 시작한 것 같다. 성북동의 사촌 형님이 젊은 시절에는 키가 컸다. 그런데 몇 년 전 보니 나보다 키가 작아져 있었다. 원래는 나보다 키가 컸었다. 한 달 전부터 이상하게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팔굽혀펴기해서 그런 모양이다. 잠시 쉬자. 쉬면서 병원에 갈 생각은 안 하고 AI에게 물었다. 팔굽혀펴기를 너무 했나 팔꿈치가 아..

단상 2026.09.17

나는 무엇과 싸우고 있나?

늦더위와 싸우다 8월 한 달은 걷는 것을 중지하자. 걷다가 죽으면 안 된다. 특히 8월 초 서울 집에 갔을 때 만난 더위는 난생처음 몸에 불이 붙을 것 같았다. 유럽에서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는 그 뉴스가 거짓이 아니었다. 제주의 8월도 막상막하였다. 폭염의 나날이었다. 실사구시로 살자. 그래도 아침마다 국민 체조는 했고, 종아리 걷어 올리기도 했고, 그리고 스쾃 100번은 잊어먹지 않고 하고 있다. 흔히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지난 20여 년 추적하고 탐구하고, 그리고 때를 기다려왔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나는 독한 종자다. 이런 종자가 이 지구상에 있을까?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는 것도 대단하지만, 20여 년을 기다리면서 삶의 호흡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것은 거인이..

사색 2026.09.05

제돌이들 그렇게 떠나다

제돌이들 떠나다 제돌이들이 일주일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저녁 7시만 되면 한 놈이 나타나 전깃줄에 앉아 있고, 잠시 후에 보면 언제 나타났는지 또 다른 제비 한 놈이 전깃줄에 앉아 있다. 넋이 나간 듯 지켜보곤 했다. 그러다가 또 어디론가 사라진다. 한 놈은 자기 둥지에 들어가 앉아 있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집을 보수하고 있었다. 내년 봄에 돌아올 때를 대비해 집을 보수한 것이었다. 그러던 제돌이들이 일주일째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 시간에 나가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오늘 아침 걷기 운동을 나가면서 다시 찾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처마 밑 전깃줄과 둥지는 시간이 멈추어 있었다. 아, 드디어 필리핀 루손섬으로 떠나갔구나. 걷기 운동을 마치고 AI에게 물었다. 제돌이들이 일주일째 돌아오지 않고..

풍경 2026.08.29

인내의 다리를 건너다

40만 원짜리 중고 노트북으로 세계를 품다 지난 8개월 나는 AI와 힘을 합해 설계도를 만들었다. 1월부터 8월까지 기나긴 인내의 시간을 보내면서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AI의 본질과 실체를 알게 되었다. 프롬포트에 질문을 넣으면 그것만 이해하고 답을 내놓는다. 주제를 벗어난 것은 내놓지 않는다. 똑똑하면서 한편으로는 바보이기도 하다. 인간의 개입이 없이는 AI 혼자 단독으로 일을 하지 못한다. 어쨌든 책 4권 분량을 440쪽으로 압축시켰다. 그리고 440쪽을 버무려 13쪽짜리 홈페이지 작업에 착수했다. AI도 수정에 수정을 해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참을 인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아침마다 국민체조 다음에 나오는 수보리를 보며 집착과 인내심을 내려놓고 내 감정을 다스린다. 홈페이지에 매달린 지 ..

사색 2026.08.27

내가 불꽃야구를 좋아하는 이유

내가 불꽃야구를 좋아하는 이유 도서관에서 작업을 하다 머리가 아플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영화를 보거나 아니면 불꽃야구를 본다. 그리고 사이사이 유시민 낚시아카데미의 낚시를 본다. 불꽃야구의 특징은 레전드와 신인들이 뒤섞여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죽을힘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에 임하는 그들의 그 힘찬 경기에는 불꽃야구를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서사가 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의 파란만장한 대서사가 있다. 그처럼 불꽃야구에도 그런 개개인의 서사가 있다. 84세인 김성근 감독.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에 김성근 감독처럼 나이가 많은 감독이 있나? 없다. 그것 자체가 서사이다. 그리고 불꽃야구를 이끌고 있는 뛰어난 단장인 장시원 씨가 있다. JTBC에서 최강야구를..

사색 2026.08.25

제돌이와 밤 풍경

우리 집 부근의 밤 풍경 이곳 서귀포에 뿌리를 내리고 산 지가 벌써 7년째 접어들고 있다. 서울 수락산의 아파트에서는 3일 이상 자보지 못했다. 이번 서울 여행에서 이틀을 잤는데 갑갑했다. 이곳 제주도의 집은 방문만 열고 나가면 자연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의 아파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밖으로 나와야 자연을 접할 수 있다. 편안하면 익숙하고 익숙하면 몸과 정신의 평화가 찾아온다. 서울이 싫은 것은 시끄러움이다. 특히 거리를 나서면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굉음소리가 싫다. 소음과 공기는 또 어떻고? 서울에 더 이상 아파트와 지하철을 건설하면 안 된다. 건설하면 할 수록 지방은 소멸된다. 나는 저녁 7시만 되면 집 밖으로 나온다. 집 골목 풍경이 고즈넉하다. 아늑하고, 그리고 조용하다. 1..

풍경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