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초기 때 일어난 일
그 해 어느 화요일 밤, MBC PD수첩을 보는 내 눈이 보름달만큼 커졌다. 지금은 MBC에서 쫓겨나 뉴스타파에서 앵커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최승호 피디가 그 사건을 직접 취재해 보도를 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였나? 지금 부패공화국을 만든 공신들 중에 으뜸 공신의 반열에 올라와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이야기이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은 지역, 정당, 학연 등을 떠나 이성의 눈으로 이 글을 차분하게 읽어보기 바란다.
중고 PC조립을 하던 사람이 대우조선 사외감사로 임명이 되다
그 해 대우조선 사외감사로 임명이 된 사람이 소위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영포라인 밖에 있던 인물이었다. 사무관 이상으로 구성된 영포라인에 집에 형님도 들어 있었다. 그 모임에 한번도 나가지 않은 걸로 안다. 형님도 양심을 잠시 접었으면 출세의 반열에 올라갈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명박과 고등학교 동기였고, 공교롭게도 이명박이 졸업을 한 동지상고 야간부 졸업생이기 때문이다.
명박이 형님, 제가 동지상고 야간부 몇 해 졸업생 오 아무꺼시입니다.
라고 인사를 올렸으면, 아마도 그 날부터 자리이동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PC조립 기술자도 대우조선해양의 사외감사가 되고, 자신의 가방모찌도 청와대 비서관이 되는데, 하물며 자신이 나온 상고 야간부 출신의 직계 후배를 안 도와주었을까? 그런데 모든 게 DNA 때문이다. 집에 형님도 정의가 아닌 불의에는 발을 담지 않는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융통성이 없고, 어떻게 보면 올곧은 사람이다.
나 또한 상동이다. 나도 정치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있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 인간이 아닌 자와는 손을 잡지 마라. 한번은 인간이 아니어서, 그리고 길이 아니어서, 또 한 번은 A급이었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꿀떡이었지만, 순전히 내 개인사 때문에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최승호 피디가 놀란 그 주인공
어쨌든 그 날 밤 최승호 피디가 찾아간 곳은 서울 변두리 지역에서 PC를 조립하는 한 낡은 사무실이었다. 직원이라고는 한 사람, 영포라인의 줄을 붙잡고 있던 그 인물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대우조선해양의 사외감사로 임명이 된 문제의 주인공이었다. 최승호 피디는 계속 의아해 했다. 상식을 동원해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지금 자기 앞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PC를 조립하는 기술자가 우리나라 3대 조선사의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의 사외감사로 임명이 될 수 있었을까? 내가 모르는 다른 지식이 있나? 그런데 현장에서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게, 그런 지식이 도통 감지가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깡통이었다. 사외감사 정도 되면 연봉이 1억이 넘는다. 최승호 피디가 물었다.
조선소와 관계되는 일을 했나?
안 했다.
그런데 어떻게 대우조선해양의 사외감사로 임명이 될 수가 있나?
나도 사실은 잘 모른다. 아마, 대우조선 쪽에서 정치 쪽에 로비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저 말은 내가 순전히 지은 문장이다. 사실은 그 주인공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자세히는 자기도 모른다. 단지, 영포라인의 힘 있는 사람이 나를 추천한 것 같다.
중고 PC를 조립해 팔고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빅 조선인 대우조선해양의 사외감사로 임명이 되었다는 그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부패의 길로 가기 시작했다는 붉은 신호등이 켜진 것이다. 그들은 솔직히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과 자신의 측근들만 챙기는, 그러니까 이익집단이 벌리는 그들만의 잔치인 것이다. 그를 그 자리에 임명을 해준 이유는 딱 하나이다. 지난 대선 때, 영포라인 뒤를 쫓아다니면서 심부름 한다고 욕 좀 봤으니 그 대가를 준 것이다.
이놈아, 나라의 눈 먼 돈이니, 알아서, 기술껏, 너무 묵아가 쾍쾍거리지 말고, 잘 챙겨 묵아라!
대우조선해양, 어떻게 되었나?
그렇게 돌아간 대우조선해양, 지금 어떻게 되었나? 대우조선해양은 국민의 혈세 4조5000억 원과 함께 최소 5조4000억 원대의 분식회계, 그리고 분식회계에 기초한 45조 원 대의 사기대출로 금융권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이 MB 정부 시절 공권력의 비호 속에 사기 친 액수가 8조 원대로 알려졌는데, 대우조선해양은 MB 정권 실세의 비호 속에 무려 45조 원 사기를 친 다단계 업체나 마찬가지다. 국민이 낸 세금인 공적자금이 들어간 공기업이라 회사 사장부터 임원들이 거짓 분식회계를 통해 적자투성이인 회사를 흑자로 만들어 놓고는 마음놓고 뜯어먹었다. 임원들이 뜯어먹으니 밑에 차장이라는 놈도 이 망할 도둑놈들아, 너희만 먹나, 나도 먹는다, 하고 달라붙어 8년동안 180억 원이라는 어머어마한 돈을 꿀꺽 삼킨 일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도둑들의 나라다. 도둑들의 나라만 아니라 푹푹 썩어 있는 나라다. 정부도, 사법부도, 국회도, 학계도, 신문과 방송국도, 경제계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고
날만 새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에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들이 죽는다. 현대중공업 역시 배를 만드는 곳이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바로 대한민국 빅 쓰리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노동자가 죽는 곳은 주로 도장작업을 하는 곳이다. 선박의 외부에서 페인트 칠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전판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 위험한 장소에서 일을 하다 떨어져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삼성은, 삼성전자 안의 핸드폰을 만드는 공장의 한 라인에서 비정규직 여자 노동자들이 백혈병으로, 그리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배가 고파서, 그리고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에 오늘도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다.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삼성과 현대중공업의 CEO
대책은 없나? 있다. 특단의 대책이 있다. 첫째, 현대중공업의 CEO인 정몽준 전 회장과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부회장인 이재용, 이 두 사람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그 작업현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들어가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똑 같은 환경에서 1년 동안 의무적으로 노동을 하는 것이다. 정몽준은 선박의 외부에서 도장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페인트 칠을 하고, 이재용은 백혈병이 많이 발생하는 삼성전자 핸드폰의 그 라인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이 파리라면, 정몽준과 이재용이 또한 파리목숨이다. 정, 이의 목숨이 하늘만큼 귀한 존재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도 하늘만큼 귀하고 귀한 존재인 것이다.
아마도 두 사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을 하는 그 현장에 투입이 되면, 투입되는 그 날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고사로 죽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년만 그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한 숙소에서 자고,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같은 작업장에서 일을 하게 되면, 미루어 짐작컨대, 그 날부터 사고사로 죽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없을 것이다.
부정과 부패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눈이 안 달려 있는 국가 돈은 먼저 먹는 놈이 임자라는 말이 있다. 못 먹는 놈은 등신이고, 먹는 놈은 뭘 알고 약삭빠른 놈이다. 지난 정부부터 지금까지 눈이 먼 국가 돈에 몰려 있는 썩은 무리들이 많다.
1. 자원외교
2. 방산비리
3. 공기업
4. 4대강 사업
5. 포스코
6. 정운호 게이트
7. 제2롯데월드
8. 공적자금이 들어간 기업체
샅샅이 뒤져야 한다. 뒤져 한 점 의혹이 없어야 한다. 그 길만이 대한민국이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나고, 그 길만이 부정과 부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념 때문에 망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과 부패 때문에 망한다!
부정과 부패를 덮기 위해, 자신의 레임덕을 끊기 위해 이념을 내세우는 박근혜, 앞이 캄캄하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우리 국민들에 의해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간다는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에 의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계속 뒤로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도 계속 뒤로 후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우리나라가 독재와 부정과 부패로부터 해방이 되려면 특단의 조치가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정부의 비리를 신속하게 수사를 한다. 해서 죄가 있으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독재와 부정과 부패에 관계된 자들을 모조리 구속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서너 번만 전통을 이어가면 대한민국은 비로소 독재와 부정과 부패가 사라지고, 깨끗한 대한민국이 되리라 확신한다. 아, 물론 틀어 죄가 없으면 그냥 통과다.
뒷이야기-눈이 먼 국가 돈에 몰려 있는 정, 관계. 그들을 중심으로 먹이사슬이 구성되어 있는 그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어야 한다. 오늘도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둘로 가르고, 그것도 모자라 캐캐먹은 40년 전의 이념을 파는 박근혜, 국민들을 계속 당달봉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기득권층들, 숙주인 그들에게 달라붙어 단물을 빨아먹고 있는 기생충들을 일거에 박멸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우리 국민이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무지보다 더 무서운 것은 막지, 라고 현기영 소설가가 며칠 전에 말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무가내 막 지지하는 그 무례하고 무지한 행동에서 우리는 빨리 해방이 되어야 한다. 내 자신과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2016629해발120고지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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