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19, 000Km를 걷다

오주관 2025. 12. 22. 15:25

 

 

 

 

 

 

 

 

 

 

 

 

19, 000Km를 걷다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기, 매연과 미세먼지로부터 멀어지기, 나와 싸울 것, 오로지 이 세계를 읽고 해석하기, 그래서 서울을 떠나 이곳 제주도에 정착했다. 이곳 제주도를 떠날 때 큰 주제 하나를 붙잡고 서울로 돌아가자. 숨쉬기 운동을 빼고는 나는 나와 숨바꼭질을 했다. 걷을 때도, 참선할 때도 나는 나를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두 가지를 붙잡을 수 있었다. 하나는 실패. 어쨌든 실패다. 다른 하나는 튼튼하게 기초작업을 다시 다지고 있다.

 

오늘 아침 집사람이 말했다.

"이제 진짜 책 안 읽어요?"

". 안 읽는다. 읽을 이유가 없잖아."

 

정말 이제 책을 읽지 않는다. 책 읽을 시간이 있으면 걷거나 참선하거나 명상한다. 아니 25, 000권을 읽었으면 이제 놓아도 된다. 어머님이 살아생전 나에게 그러셨다.

 

"야야, 책 너무 읽지 마래이, , 그러다가 죽는다."

백번 맞는 말씀이었다.

 

책을 다 버렸다. 이제 남은 책은 250권 정도 된다. 이곳 제주도에서 사 읽은 책이 50권 정도 된다. 합이 300권이다. 그것도 나에게는 부담이다. 오로지 시간이 나면 걷거나 참선에 매달린다.

 

희망은 어디서 오나?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카누 커피를 좋아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유시민 낚시아카데미에서는 종종 유시민 작가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원두커피를 갈아 내려 먹곤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별다방 커피는 커피 흉내를 내는 수준이다, 라고 했다. 나는 그런 수준 높은 커피는 마셔 보지 못했고 주로 아침에는 카누를 마시고, 낮시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좋아하는 커피를 15일 전에 끊었다. 하루에 다섯 잔 정도 마신다. 잠이 안 오고, 잠이 안 오니 소변이 자주 나왔다. 잠을 못 자는 것도 우환이다. 좋다, 커피를 끊자! 끊었다. 술과 담배, 그리고 이제는 하나 남은 커피까지 끊었다. 커피 대신 율무차를 마신다.

 

오늘 아침 고향의 한 후배에게 카톡을 보냈다. 가끔씩 보고 싶다는 문자가 오곤 한다. 새해 인사 겸 이곳 제주도에서 붙잡고 있는 그 주제를 보내주면서 말했다.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내 소식이 궁금하면 티스토리를 봐라. 고향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씁쓸하다. 고등학교만 나와 건달 세계에 빠져 있던 두 놈은 시의원이 되고 시의원 의장이 되곤 하면서 잘 사는 데, 학생회장에다 대학까지 나온 세 놈은 죽을 쑤고 있다. 나하고 사업을 같이 했으면 한 그 후배는 뇌졸중이 오는 바람에 인지기능이 고장이 나 사업은커녕 고향 동네에 있는 아파트에서 경비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두 후배도 오십보백보 인생이다

 

오늘 후배에게 그랬다.

“3년 전 미국의 거대 기업에 제안을 했다. 계약금은 필요 없다. 지분 20%만 주고 내 사업을 가져가라.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안 되었다. 안 된 이유를 나는 잘 알고 있다. 그 사업에 지금 빠져 지내고 있다. 혁아, 내가 그놈을 못 도와주어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하나 분명한 것은, 나는 너희들보다는 오래 살 것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건강한 식단과 걷기 운동을 하면서 내 몸을 바위로 만들고 있다. 희망은 어디서 오나? 꿈에서 온다. 만약 너희들이 백 세까지 산다면 그때는 내가 크게 도와줄 수 있다. 고향과 전 세계를 상대로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 놓고 나는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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