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목숨 걸고 편식하기-10

오주관 2010. 6. 13. 15:19

 

 

내 몸 속에는 농부의 피가 흐르고 있다. 새벽에 눈을 뜨면 이미 마음은 밭에 가 있다. 가보면 나만큼이나 부지런한 농부들이 몇 나와 물을 주고 김을 매고 있다. 배가 고픈 채소에게 물을 준다. 흠뻑. 목편!

 

 

 

 

 

실하다. 하루하루가 다르다. 이놈들이 전부 먹거리다. 두 집이 먹고도 남는다. 얼마 전에는 일본에서 e메일이 날아왔다. 좀 팔 수 없느냐? 구글 위성을 통해 농사 짓는 것을 보고 있다고. 오사카에 살고 있는 다나까상으로부터. 목편!  

 

 

 

 

 

우리의 고문이신 어머니. 저 신발은 밭에 일할 때 신는 전용 신발이다. 올해 여든 여섯이신 어머니. 앞에서 진두지휘를 하면 우리 두 사람은 소가 되어 힘을 보탠다. 오늘 수확한 채소는 두 보 따리. 목편!

 

 

 

 

 

쑥갓, 상추, 깻잎. 아직도 집에는 채소가 있다. 다 먹으려면 배가 터지도록 먹어야 한다. 매일 채소 먹는 즐거움은 크다. 고기, 생선, 우유, 멸치,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을 멀리한 지 벌써 11개월. 어지럽지 않느냐? 힘이 딸리지 않느냐? 딸리는 게 아니라 넘치고 있다. 머릿속이 늘 시베리아가 아니면 남극이다. 목편!

 

 

 

 

 

채식주의자의 고민은, 나 같은 사람이 넘쳐나면 우리나라 산업이 골고루 망가진다. 이게 보통 걱정이 아니다. 1. 축산업 2. 수산업 3. 낙농업 4. 과자공장. 대신 현미와 야채재배농가는 수지 맞는 장사를 할 수 있다. 해서 마음놓고 권하기도 뭣하다. 권한다고 실천에 들어갈 사람도 많지 않다. 10 이면 하나 정도 도전을 해 몇 달 안 가면 엎어진다. 불가능은 존재한다. 목편!

 

 

 

 

 

당뇨가 있는 사람들, 혈압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심혈관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마음이 당기면 꼭 목편교에 입문을 바란다. 목편교의 홍보대사이자 전도사인 이 오모차베를 믿고 실천해 보기 바란다. 그러면 본인은 물론이고 가정에 평화가 깃들 것이다. 그리고 밥을 먹을 때와 식사가 끝날 때 꼭 '목편' 하고 구령을 부쳐주기 바란다. 시도때도 없이 '목편!'

 

 

 

 

 

연로하신 어머님을 부축해 나오는 모습을 건너편에서 바라보고 있는 저 부부가 짓고 있는 표정을 보라. 효는 멀리 있지 않다. 사랑과 효는 나다. 어렵지 않다. 나를 돌보 듯 돌보면 행복은 내 편이다. 목편!

 

 

 

 

 

봐라! 괴기가 없다. 눈을 씻고 보아도 괴기 한 점 없다. 영양이 부실해 어지럽지 않느냐? 라는 말 같지 않은 어리석은 질문을 가끔씩 받는다. 그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괴기를 즐겨 먹는 사자는 300미터를 뛰고 나면 숨이 턱 밑에서 널 뛰 듯 뛴다. 하지만 풀이 주식인 말은 천 리를 뛰고 나면 그제야 더운 김을 내뿜으며 하늘아! 하늘아! 한다. 내 혈압, 내 혈압이 어디로 도망을 갔나! 210-170이었던 내 혈압이 도망가고 없다. 늘 시정거리가 제로였던 머릿속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없다. 목편교에 입문하고 나타난 일이다. 만약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0,1111프로 정도 있으면 내일부터 입문을 바란다. 대가리 속의 혈관이 터져 다음날부터 반신불구가 되어 중풍협회 정회원이 되기 전에 입문을 하라. 당뇨가 무서운 것은 합병증이다. 발가락이 썩고 다리가 잘려나가 장애협회 회원이 되기 전에 방편을 세워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혈관이 막혀 심장이 마비 되는 바람에 하루에 몇 번씩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사람들은 지금부터 도전해라. 가장 조심할 일은 괴기를 먹지 마라! 쇠고기는 물론이고 국민고기인 삼겹살과 치킨을 멀리해라. 괴기를 먹으면 혈관 속이 지저분해진다. 지저분해지면 피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소통이 잘 안 되면 뒤로 넘어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이 마침내 일을 멈추고 자리에 눕는다. 골로 간다는 말이다. 목편! 

 

 

 

 

뒷이야기-요즘 새벽에 일어나면 밭에 간다. 밭에 도착하면 나 같은 사람이 몇 있다. 물을 주고 김을 매고 자식 다루 듯 정성이 대단하다. 벌써 목편교에 입문을 한 지 11개월을 넘고 있다. 목편교의 홍보대사이자 전도사인 나는 요즘 행복하다. 먹어 보면 안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 계통에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목편교에 입문을 하기 바란다. 해보면 안다. 목편! 2010613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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