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목숨 걸고 편식하기-9

오주관 2010. 5. 16. 19:43

 

 

실하지요. 불과 한 달 하고 8일이 지난 밭입니다. 씨를 뿌리고 새벽에 한번씩 가 물을 준 일뿐입니다. 거름과 농약은 노! 물과 정성만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저렇게 실하게 자랐습니다

 

 

 

 

 

 우리의 고문이신 어머님을 모시고 와 상추를 솎았습니다. 세 보따리. 형님집에도 삼분의 일을 드렸습니다. 나누어 먹는 그 기쁨, 큽니다

 

 

 

 

 

지식과 지혜는 하늘과 땅입니다. 옛날 자취를 할 때의 일입니다. 걸레를 빨아도 이상하게 마르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겁니다. 별의별 짓을 다해도 검은색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이 오신 날 걸레를 보여주며 말씀을 드렸더니, 걸레를 빨아 햇볕에 널었습니다. 끝. 원인은 곰팡이.

 

 

 

 

 

상추를 솎는데 자꾸 웃음이 나와 애을 먹었습니다. 10개월 전, 특히 밤에 잘 때 힘을 주며 스트레칭를 합니다. 아! 다리에 난 쥐. 쥐가 풀릴 동안은 지옥입니다. 아이고, 아파라! 하루에 한 번씩 나곤 한 그 쥐가 사라졌습니다. 목편교에 입문을 하고 사라졌습니다. 채식주의자의 하루하루가 그래서 즐겁습니다

 

 

 

 

 

쇠고기도 잘 안 먹는데 미국산 쇠고기는 꿈 속에서도 구경을 못합니다. 쇠고기보다 차라리 시래기가 휠씬 맛이 좋습니다. 현미, 채소, 된장, 김치, 고구마, 콩과 과일.

 

 

 

 

 

누가 사랑이 뭔냐고? 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아닙니다. 바로 저분들입니다. 도심 속을 달려가고 있는 두 분. 할배, 할매요,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바로 나다

 

 

 

 

 

오늘 저녁 우리의 밥상입니다. 저 상추가 오늘 밭에서 솎아온 상추입니다. 얼마나 싱싱하고 실한지 먹으면서 목이 매어 애를 먹었습니다. 횡성한우는 저리 가라! 생등심은 저리 가라! 마블링이 쫙 깔려 있는 1등급 안심은 저리 가라! 행복은 건강입니다. 행복은 감격입니다. 밥 한 술 뜨고 '황교주님, 만세!' 밥을 넘기고 '목편교, 만세!'

 

 

 

뒷이야기-우리는 지금 너무 먹고 있다. 지난 1960년대로 돌아가보면 지금의 밥상은 밥상이 아니다. 시래기죽 한 그릇을 먹고도 우리는 기나긴 겨울 밤을 지새곤 했다. 그 시절로 돌아가면 지금의 밥상은 죄다. 죄를 먹고 있다. 가난한 밥상이 우리를 구하고, 가난한 밥상이 우리의 건강을 책임진다. 목편교에 입문을 한 지 이제 10개월이 지났다. 우리의 교주는 대구에 있다. 그 교주의 메시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목숨 걸고 편식하기' 무슨 일이든지 목숨을 걸어야 한다. 목편교 신자인 내 직책은 월급이 없는 전도사이자 홍보대사다. 교인이라면 누구나 다 침을 꿀떡 삼키는 장로는 아니다. 솔직히 장로 같은 직책은 줘도 안 한다. 이 장로를 봐라. 먹어보니까 아, 천당이 바로 여기구나! 지난 10개월이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여러분, 삭신이 까닭없이 골골하다든가, 머릿속이 까닭없이 괼괼거리다든가, 시도때도 없이 힘만 주면 다리에 쥐가 난다든가, 죄도 짓지 않았는데 까닭없이 가슴이 벌렁벌렁 뛴다든가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목편교' 에 입문을 하십시오. 딱 세 달만 투자를 하십시오. 몸무게 7킬로는 책임을 집니다. 머릿속이 시원해집니다. 몸이 말할 수 없이 개운해져옵니다. 그리고 가끔씩 까닭없이 웃음이 실실 삐어져나옵니다. 2010516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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