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무수골 속으로...

오주관 2012. 10. 19. 18:38

 

 

 

 

 

 

 

 

 

 

 

 

 

 

 

 

 

 

 

 

 

 

 

 

 

 

 

 

 

 

 

 

 

 

 

 

 

 

 

 

 

 

 

 

 

 

 

 

 

 

 

 

 

 

 

 

 

 

 

 

 

 

 

 

 

 

 

 

 

 

 

 

 

 

 

 

 

 

 

 

 

 

 

 

 

 

 

 

 

 

 

 

 

 

뒷이야기-어젯밤 당신을 기다리다 답답해 집을 나갔다. 쌀쌀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다리를 건넜다. 많이 걸었던 길이다. 그 길로 무수골 속으로 들어갔다. 산책로를 걸으면 만나지는 곳. 이런 곳에 과연 사람들이 올까? 무수골에는 불가사이한 레스또랑과 편의점이 있다. 건물을 지을 때는 관공소인가? 그런데 완공된 건물은 유럽피언 레스또랑이었다. 바로 그 위에는 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편의점이 하나 있다. 건물주가 앞을 내다봤나? 두 군데 모두 파리를 날리고 있다. 어쨌든 그곳을 지나 무수골 텃밭을 지나갔다. 마침내 도착한 우리의 아지트. 달밤에 몸을 풀며 체조를 하곤 했던 무네프 다리. 다리 밑에는 졸졸졸 물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여름 어느 날 밤, 폭염을 견디지 못해 그곳에 온 중년의 부부. 옛날의 개구장이로 돌아간 그들은 첨벙 물을 튀기며 수영을 하며 놀았다. 그들이 놀았던 그 장소, 아무도 없었다. 당신도 들어가 수영하세요. NO! 왜요? 물개는 개울물에서는 수영을 안 해. 그럼 어디서 해요? 태평양. 당신, 제주 범섬의 돌고래들 봤지? 그놈들이 바로 나야. 우리가 앉았던 그 자리, 아무도 없었다. 다시 걸었다. 성신여자대학교 교육관 앞을 걸으면서 언젠가 당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와! 여기가 바로 내설악이네! 그 설악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다시 만난 다리. 나는 다리 위에서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저 어둠 속 너머 너머 너머로 가면 나를 만날 수 있을까. 그렇게 다리 위에서 망부석이 되어 있다 핸드폰을 켰다. 당신이 돌아올 시간이다. 나는 돌아섰다. 20121019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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