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공부

오주관 2015. 9. 29. 00:42

 

 

독서

옛날, 내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작은 도서관이었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은 다 있었다. 누님과 형님 덕이었다. 해서 일찍 활자를 접한 나는 이상하게 책을 보는 그 시간이 행복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책 속의 세계가 내 정신을 붙들어 매었다. 그런데 내게 찾아온 행복은 고민을 하나 선사하기도 했다. 행복 그 너머에 있는 안개에 뒤덮인 미지의 산이 그것이었다. 책이 새끼를 친 것이었다. 책의 덫에 덜컥 걸리고부터 내 운명은 무리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나면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헛간으로 가곤 했다. 빛 하나 없는 어두운 헛간은 내 사색의 훌륭한 아지트였다.

 

독서의 세계에 빠지다

내가 이 우주에 대해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였다. 이미 초등학교 때 접한 세계문학은 어마어마했다. 중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일본문학을 잡기 시작했다. 세계문학과 일본문학 그리고 이어진 한국문학. 내 독서의 순서는 그렇다. 세계문학은 한마디로 망망대해였고 너무 거했다. 도저히 내가 넘을 수 없는 거한 벽이었다. 그리고 일본문학은 면도날을 보는 듯했다. 너무 세밀했고 촘촘했다. 특히 내 정신을 얼어붙게 만든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다자이 오사무를 통해 치열이라는 단어를 배웠다. 세계문학과 일본문학에 빠져 있던 내가 후에 한국문학을 접했을 때 솔직히 맹물을 마시는 기분이었다. 많이 싱거웠다. 어쨌든 한 때 내 영혼을 사로잡은 거인들이 참 많았다.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도스토엡스키, 체호프, 까뮈, 사르트르, 빅토르위고, 생텍쥐페리, 괴테, 헤밍웨이, 세르반테스, 카프카, 헤르만 헤세, 펄 벅, 앙드레 지드, 보리스 파세테르나크, 존 스타인벡,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자이 오사무, 오엔 겐자부로 등등.

 

문학이라는 상상의 바다

십대와 이십대의 피 끓는 청춘시절에 나는 문학이라는 세계에 빠져 지냈다. 문학이라는 바다는 나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문학의 그 세계는 넓었고, 그리고 끝이 없는 감성의 대해였다. 그 감성의 바다에 나는 미친 듯이 노를 저으며 세상의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한마디로 원더풀 그 자체였다.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에 빠지다

감성이 이성으로 자리이동을 했을 때, 나는 문학이라는 세계에서 철학과 사회과학이라는 세계로 입문을 한다. 문학을 통해 이 세계의 부조리를 목격했을 때 나는 믹서가 안 된 원석을 만나고 싶었다. 내가 문학이라는 세계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이 세계는 부조리 그 자체였다.

 

인류는 한 뿌리다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우리 인류는 그 씨가 하나다. 땅위에 존재하는 우리 인류의 씨는 하나에서 나왔고, 그리고 그 존재들은 차별이 없는 아주 귀한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계를 보면 하나가 아니었다. 너무 많은 층을 이루고 있었다. 어느 누구는 산삼을 먹고, 어느 누구는 인삼을 먹으며 경제적 여유에서 오는 폼 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산삼이나 인삼은커녕 시래기죽도 못 먹는 인간들이 이 땅에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었고, 말이 안 되는 세상이 내 앞에 펼쳐져 있었다. 진짜, 이게 아니잖아? 도대체 어느 얼간이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공식을 집어넣어 우리 인류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나? 그래서 잡은 게 철학책이었고, 사회 과학책 책이었다. 그 많은 철학책과 사회과학 책들의 중심 메시지는 불평등이었다. 칼 마르크스의 역작인 자본론도 결국은 부와 경제의 불평등이었다. 국부론도 마찬가지였다.

 

 

21세기, 우리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는 부와 경제의 불평등

지금 박근혜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 앞에 선을 보인 노동개혁은 말이 개혁이지 속 내용은 개혁이 아니다. 있는 일자리를 빼앗아 나누어 먹자는 그것이다. 아버지의 일자리를 줄여 아들과 딸에게 나누어 주자는 것이다.

 

노동개혁 속에는 해고를 아주 쉽게 하는 조항이 하나 있다. 능력이 따르지 않는 저성과 직원을 기업이 쉽게 해고를 할 수 있게 길을 터 준 것이다. 우스운 것은 노동자에게는 있고, 기업의 대표와 임직원들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좋다. 능력이 안 되고, 그리고 저성과 직원은 해고를 쉽게 할 수 있게 하자. 그게 노동개혁이라면 그럼 대통령과 정부와 국회 그리고 모든 공공기관과 기업도 그 조항을 적응시키자. 가령, 대통령이 능력이 모자라고, 당의 대표가 능력이 모자라고, 그리고 공직자와, 경제계, 기업의 CEO, 학계, 사법부, 검찰, 경찰, 국정원, 언론계, 방송국의 대표와 기자들이 능력이 모자란다고 판단이 되면, 노동자를 쉽게 해고를 시키듯이 그들도 바로 국민이 해고를 시켜버리자.

 

정말 필요한 개혁은 노동개혁이 아니라, 재벌개혁이다.

재벌을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우물 안의 개구리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세계를 보아라, 어느 나라가 상속재벌이 경제계의 주를 이루고 있는지를!

 

 

 

 

 

공부의 종류

공부에는 종류가 몇 있다. 1. 입시를 위한 공부 2. 취직을 위한 공부 3. 진급을 위한 공부 등등. 대학입시가 있고,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그리고 외무고시가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 하는 취직공부도 있다. 그리고 진급을 위한 공부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홀로공부가 있다. 이 홀로공부는 입시공부도 아니고, 취직공부도 아니고, 그리고 진급을 위한 공부는 더더욱 아니다. 있다면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이다. 경제와 연결이 안 되고, 입신양명과도 연결이 안 된다. 그렇지만 이 공부가 진짜 공부인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사람

우리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 중에 누가 가장 많이 공부를 했을까?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중 누가 그 주인공일까? 두 사람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 두 사람이 한 공부는 돈과 경제 그리고 출세와 관계가 없는 오로지 앎에 목이 말라 책을 잡았고, 그리고 공부에 매달린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 중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노무현이라고 부른 막가파 정치인들이 꽤 많다. 박근혜, 김기춘, 김무성 그리고 새누리당의 몇몇 의원들이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졸이다. 해서 고졸이라고 깔본 것이다.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우리 정치인들이 함부로 깔보아도 괜찮을 만큼 공부가 안 되어 있는 사람일까? 천만에? 그 반대다. 이미 노무현은 100명 뽑는 사시에 통과를 한 사람이다. 300명 뽑는 사시에 죽을힘을 다한 내 조카보다 더 경쟁력이 센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다. 그것도 고졸신분으로! 내가 생각할 때, 노무현을 깔본 그들이야말로 공부가 안 된 머리가 텅텅 빈 돌들이다. 그들은 홀로공부를 한 번도 해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고뇌라는 게 아예 없다. 있다면 개인의 야망을 위한 고민이 있을 뿐이다. 고뇌와 고민의 차이는 크다. 

 

 

 

 

우리끼리라서 하는 말이지만

이왕지사 공부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내 생각을 밝혀볼까 한다. 정말 내가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서 나에게도 해고할 힘과 권한이 있다면 두 사람을 당장 해고시켜버리고 싶다. 사기꾼 이명박과 박근혜를. 이미 이명박은 임기를 마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정말이지 이 두 사람이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얼마나 많이 훼손시켰고 시키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 이런 글을 쓰면서 속이 울렁거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불편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두운 밀실에서 누가 내 글을 흝어보고 있는지, 그리고 나에게 악감정이 있는 사람이 있어 언제 나를 권력기관에 찔러버릴지 모를 일이다. 글을 쓰는데 몸이 오그라 든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잘못된 시대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쓴다. 그게 나이기 때문이다. 정말 두 사람은 자격도 실력도 기본도 안 갖춘 미생들이다.

 

나는 2008년 이명박이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들고 나와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은 한미쇠고기협상과 한반도 대운하를 보고 이만저만 실망을 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저런 시시한 주제를 들고 나왔다는 자체가 나를 엄청나게 화나게 만들었다. 그 때 내가 내린 결론은 이명박은 사기꾼이다! 존재가 너무 시시했고, 작았다. 박근혜도 마찬가지였다. 60평생 공부를 한 내 안의 또다른 내가 그 두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국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기극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이다. 물론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에서 득을 보고 있는 무리들도 많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그들이다. 기득권을 쥐고 있는 그들은 항상 보수권력편이고, 보수권력 또한 기득권을 지키는데 늘 열과 성을 다한다. 진보권력은 세금을 한푼이라도 거두면 거두었지 얹어주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돌아보면 이 세계에는 생불이 많다. 그런데 두 사람은 왜 그 생불들을 보지 못할까? 왜 생불을 보고 배우지 않을까? 그릇 때문이다. 그릇이 작아 보지 못하고 그릇이 작아 품지 못하는 것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석좌교수이고 교수이면,

이명박과 박근혜, 김기춘과 김무성이는 초등학교 학생들이다.

 

이름씨와 움직씨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서울대학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버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진실로 중요한 것은 앎에 목이 말라 공부에 매진을 한 그들이고, 그리고 그 공부야말로 본인은 물론이고 이 세계의 발전에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름씨가 아닌 움직씨가 국가발전에 동력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서울대가 중요하고 하버드를 졸업한 인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것은 이름씨가 아니라 진상팔이 같은 일하는 움직씨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 노동자들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어업, 농업, 노동, 자영업, 그리고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서울대학교와 하버드를 나온 강용석이와 용접공 출신의 진상필이 이 두 사람 중 어느 누가 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필요다고 생각하십니까? 고소왕 강용석이가 대통령에 출마를 한다고 공공연하게 나발을 불고 있는 모양인데, 글쎄올씨다, 그건 순전히 강용석 자신의 생각입니다. 기본에 기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강용석이가 대통령이 되면, 진상필은 세계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인물은 난 자가 아니라 된 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뒷이야기-앞에서도 썼듯이, 지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살아 있는 지식과 죽은 지식. 입시와 취직 그리고 진급을 위한 공부는 엄밀하게 말해서 공부가 아니다. 돈이 생기지 않고, 경제와도 연결이 안 되고, 출세와도 연결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홀로 지금 이 시간에도 책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하는 공부가 정말 공부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지식이 바로 살아 있는 지식이다. 살아 있는 지식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지만, 죽은 지식은 살아 있는 사람을 곧잘 죽이곤 한다.2015928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