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항아리랑

오주관 2007. 10. 8. 22:22

 

 

 

 강에 날아온 갈매기

 

지난 금요일. 우리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방을 챙겼다. 우리의 행선지는 고향. 가방을 챙긴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갔다. 1년 만이었다. 1년 만에 고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뵙고 싶었다. 그리고 막내 식구들도 보고 싶었다. 해병대에 지원을 해 제대를 한 조카와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오면서 컴퓨터 게임과 이별을 하고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막내 조카도 보고 싶었다.


아침 9시 30분에 강남을 출발한 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문경에서 한번 휴식을 취하고는 포항으로 달렸다. 포항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오후 1시. 우리 두 사람은 곧바로 버스를 타고 할아버님과 할머니가 계시는 고향으로 향했다.  


 

 

도노카페. 이곳에서 밥을 먹고 사고를 하고 괴로워하고 기뻐하고, 그리고 이 우주를 해석

하려고 머리를 짠다.

 

 

 

강에 날아온 갈매기. 끼룩끼룩 소리에 놀라 창문을 열고 쳐다보니 갈매기들이 날아와 노는

 것이 아닌가. 인천 앞바다에서 날아왔나.    

 

 

 

 

 

문경 휴게소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묘. 죄송합니다. 일년에 한번씩 있는 벌초에도 참석을 못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게 쏟은 할아버님의 그 사랑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오른쪽이 할머니 묘이고 왼쪽이 할아버지 묘. 할머니는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기억이

없다.

 

 

 

 

그날 밤 사촌 동생이 사준 참가자미회. 먹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맛이 너무 좋아서.

 

 

 

 

 

포항 죽도시장. 이 시장에서 2년 정도 살았었다.

 

 

 

 

 

 

전어 한 소쿠리에 만 원. 서울횟집에서는 전어 세 마리에 만 원.

 

 

 

 

 

발걸음을 멈추게 한 할머니. 이 고생을 우리 자식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십시오.

 

 

 

 

 

 

죽도시장 안에 있는 45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청송식당. 국수 두 그릇에 4천 원. 덤으로

호박죽까지 한 그릇 더. 워메, 맛 있는 것.

 

 

 

 

 

후루룩 후루룩 설명이 필요없는 맛.

 

 

 

 

 

쏟아지는 잠. 어머니는 우리를 이렇게 키우셨다.

 

 

 

 

 

환호 앞바다

 

 

 

 

 

 

환호 해맞이 공원.

 

 

 

 

 

 

 

얼굴이 찐빵이 되어 있다.

 

 

 

 

 

 

 바다 건너 포항제철.

 

 

 

 

 

공원에 선탠하러 나온 워리. 우리 뒤를 졸졸 따라오는 바람에 몸을 떨어야 했던 주인. 아무

리 불러도 가지를 않았다. 나는 강아지를 향해 한마디만 했다. 워리, 라고. 그런데 졸졸 따라

왔다. 

 

 

 

 

인공폭포.

 

 

 

 

 

이렇게 쭉 뻗고 잤으면, 아주 깊이.

 

 

 

 

 

 

다시 찾은 죽도 어시장.

 

 

 

 

 

살아 있는 방어 한 마리에 단돈 천 원. 이런 고향을 두고 나 뭣하러 서울에 왔던고.

 

 

 

 

 

막내가 사 준 회. 밀리도록 회를 먹었다. 그것도 자연산. 

 

 

 

 

 

누이집에서 먹은 문어, 고등, 새우, 그리고 회.

 

 

 

 

 

누이와 옆지기.

 

 

 

 

 

 

북부해수욕장의 분수대. 옆에 모텔만 없었으면 그림이 좋았을 텐데. 오나가나 모텔이 그림

을 망치게 한다.

 

 

 

 

 

환호공원에서의 섹스폰 연주. 비가 부실부실 내리는데도 제법 사람들이 있었다.

 

 

 

 

 

 

비를 맞으며 섹스폰 연주에 빠져 있는 옆지기. 솔직히 양재천의 그 팀들보다 질이 높았다.

 

 

 

 

 

집에서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해 속이 상해 이곳 포항까지 왔다 음악을 한곡 신청한다는,

왜관에서 온 청년의 신청곡을 연주하는 섹스폰 연주자. 차에서 듣는다는 왜관 청년. 이

곡이 끝나자 청년은 부르릉 떠났다. 비를 맞으며....

 

 

 

 

 

미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이곳을 왔다가 곡을 신청한다는 어느 아저씨. 답이라도 하듯 혼

신을 다하는 연주자.

 

 

 

 

 

 밤바다에 졸고 있는 배.

 

 

 

 

 

 

환호공원에서 바라본 영일만.

 

 

 

 

 

막내 아파트에서 바라본 북부해수욕장 분수. 나는 석유가 터져 나오는

줄 알았다.

  

 

뒷이야기- 이박 삼일의 고향. 회를 물리도록 먹었다. 참 가자미를 포식하게 해준 사촌 동생 환이. 그리고 포항을 떠나는 그날까지 회와 동해의 명물을 배 터지게 먹게 해준 막내 누이. 이박 삼일은 내게 천국이었다. 다 잊고 싶었다. 서울에서의 일 같은 것은 다 잊고 고향의 모든 것을 맡고 호흡했다. 떠나는 그날 밤, 누이와 우리 셋이서 문어와 고등을 안주로 마신 소맥, 그 맛이 깊었다. 막내야, 부디 몸 관리 잘 해라. 첫째도 건강, 끝도 건강이다. 이서방과 애들도 마찬가지다. 건강하게 살자. 2007108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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