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강원도로...

오주관 2007. 8. 8. 00:02

 

 

 

새벽 한 시 강릉 문화회관 옆 벤치에서 찍은 보름달. 

 

시간만 나면 어디론가 내뺀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서울은 답답하다. 서울에서 숨을 들이키느니 내빼자. 부랴부랴 가방을 메고 허겁지겁 줄행랑을 쳤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내항으로 들어오고 있는 고깃배. 아재, 마이 잡았능죠? 
 

다시 강원도였다. 바다부터 보고 그 다음 프로그램을 짜자. 해서 강릉으로 가는 표를 구했다. 시간이 아직 한 시간 가량 남았다. 배나 채우고 가자. 나갔다. 터미널 부근에 있는 식당의 음식은 성의가 없다. 뜨내기손님들이 들락날락하기 하기 때문에 고춧가루를 두 숟가락 넣을 걸 한 숟가락 넣고 우리 참기름 대신 중국 기름 두 방울 넣고 입을 닦는다.

  

 

 

 

전날 밤 술을 좀 마셨더니 얼굴이 찐빵이 되어 있다. 
 

손 짜장을 시켰는데, 맛이 니 맛도 내 맛도 없었다. 단무지도 단물은 없고 짜기만 했다. 오늘도 부주만 하고 가네. 장사는 목이다. 맛이 있든 없든 제일 중요한 것이 목이다. 목만 좋으면 단무지로 짜장을 뽑아도 장사가 된다. 목이 나쁘면 산삼을 넣고 백숙을 끓여도 장사가 안 된다.

 

 

 

 

 

어디를 보고 있을까. 멀리 보는 새가 오래 산단다.
 

어쨌거나 가자, 하고 식당을 빠져 나와 버스에 올랐다. 터미널을 빠져 나간 버스가 톨게이트를 지나고 강원도 길로 접어들자 시원하게 내빼기 시작했다.

  

 


 

어느 날 스님이 이 마을에서 똥깨나 뀌며 사는 자린고비 부자 집에 가  적선 좀 하십시오

라고 하자 퉤, 하고 놀부가 손사래를 치며 스님을 쫓아내었다고 한다. 문전박대를 당한

스님 그냥 못 가지. 수리수리 마하수리 하고 도술을 부려 놀부 밭을 전부 호수로 만들어

버렸다. 그 호수가 바로 경포호수.  

 


 

 

경포대호수. 보기 좋았다. 어째든지 두 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십시오. 행복이 별 것

있습니까. 오손도손 손 잡은 채 마음 맞추어 살면 그게 행복이지. 

 


 

 

 

비가 내리고 있는 오색.

  

 

 

 

장대비가 내리고 있는 오색약수터. 그곳 버스정류장에 있는 강원도 사내는 그날 계속 투덜거

렸다. 강원도는 쪽수가 모자라 임금님을 배출시킬 수 없다고. 마이 노소 라고 하자 우리만 놓

으면 뭐 합니까, 경상도도 놓고 전라도도 놓는데... 그럼 계속 보좌나 하며 사소. 

  

 

 

 

벼가 보통 튼실튼실한 게 아니다. 88번 손이 가야 쌀이 우리 입에 들어온다.

  

 

 

 

한 때 저런 뗏마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며 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오 대감과 조 마님. 기분 한번 잡아보았다.  

 

 

 

 

저곳에 다이빙을 하면 시체를 찾을 수 있을까. 마음은 당장 뛰어들고 싶었다. 기합소리를 내면서.   

 

 

 

 

나이아가라 폭포가 기가 막히네 라고 하자 옆에 있든 사람들이 수근거린다. 나이아가라란다, 팔

당인데. 확실히 이과수가 다르네, 장엄하다. 하하, 이과수란다. 뭐니뭐니해도 정방폭포가 물줄기

가 시원해. 하하하! 그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우리는 그곳을 빠져 나왔다. 

 

 

뒷이야기- 휴가다. 추장도 휴가가 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다. 휴가를 보내면서 제 일의 추어탕을 한번 생산해보자, 라고 약속을 했었다. 이제 머잖아 모차베 추어탕이 인터넷에 올라가지 싶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모차베 추어탕이. 그 추어탕을 위해 오늘도 길을 떠나고 있다. 그리고 길 위에서 사색과 배회를 거듭하고 있다. 안주는 소주다. 길 위에서도 마시고 차 안에서도 마시고 쉬는 벤치에 앉아서도 야금야금 마신다. 마시면서 그림을 그린다. 200787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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