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대강 살리기의 허구성

오주관 2009. 11. 19. 23:14

 

 

지금 한국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정치 이슈들이 몇 있다. 용산참사, 미디어법, 4대강 살리기, 그리고 세종시가 있다. 용산참사는 아직도 장사를 치루지 못한 채 차가운 병원의 냉동실에 안치되어 있다. 정부의 좁은 새 가슴 때문에 유족들의 가슴은 이제 마를 대로 말라 있다.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용산참사 유가족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의 양반다리가 바로 이명박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답이다.

 

며칠 전 미디어법은 국회에서 다시 논의를 하라고 헌재에서 발표를 했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과 헌재의 무용론에 겁을 먹은 헌재가 서둘러 입장을 재정리한 것이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줏대 없는 인간들은 푹 삶아 그렇지 않아도 먹이가 없어 민가로 내려와 피해를 주곤 하는 멧돼지들에게 주어버려야 한다. 그 다음은 세종시. 사람이 지켜야 할 덕목 중에 하나가 신뢰다. 약속을 밥 먹듯 깨어버리는 사람은 신뢰를 받지 못한다. 신뢰가 깨어지면 그 사람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나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다. 그의 거짓말은 정평이 나 있다. 오늘 이야기한 것이 내일 아침이면 바뀐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양치기 소년으로 굳어 있다. 아! 라고 하면 어! 이다. 반대로 어! 하면 아! 이다.

 

그는 누구인가. 거대재벌과 거대언론과 권력에 둘러싸여 있다 라기 보다 대통령 자신이 무한경쟁과 이익만 추구하는 거대회사의 CEO출신이다. 돈 놓고 돈을 버는 서바이벌 게임에 능숙한 프로인 것이다. 다시는 천박한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라와 국민의 삶의 질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무한경쟁과 경제밖에 생각하지 않는 장사꾼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4대강 살리기.

출발은 대운하였다. 바다가 없는 유럽의 몇몇 나라에서는 대운하가 물류를 위해서 필요할 것이다. 화물차와 철도보다 선박에 짐을 실으면 그 양은 엄청나다. 그러나 서울에서 부산까지 4백 몇 십 킬로미터밖에 안 되고 그리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에 대운하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평지보다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는 지형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차라리 관광이면 모르지만. 물론 물류를 꺼냈다 반대에 부딪치자 관광을 들고 나왔다. 관광도 동네북 신세가 되자 이번에는 치수를 들고 나왔다. 마지막으로 들고 나온 게 홍수예방과 치수와 지역발전이다.

 

4대강 살리기는 필요하다. 21세기 우리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는 1. 기후 2. 식량 3. 에너지 4. 물이다. 세계가 지금 물 부족 상태에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물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4대강을 살려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4대강의 본류가 아니고 4대강으로 흘러 들어오는 지류와 그 지류 주변에 밀집해 있는 공장과 축사 그리고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생활오수를 정화시켜야 한다.

 

 

 

한탄강을 보면 답이 보인다. 나는 한탄강을 자주 본다. 기차를 타고 신탄리를 가려면 한탄강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소요산 부근의 한탄강을 볼 때마다 고개가 갸웃해지는 것은 검은 강물이다. 왜 검을까? 늘 검다. 봄에도 검고 여름에도 검고 가을에도 검고 그리고 겨울에도 검다. 한탄강을 검게 만드는 주범은 뭘까? 얼마 안 가 그 답이 보였다. 한탄강 주변에 몰려 있는 공장들이었다. 물론 축사도 한몫하고 있었다. 한탄강 주변을 보면 가죽공장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그 공단에서 가죽을 가공하면서 내보내는 폐수가 한탄강을 검게 만드는 주범인 것이다. 너도 내보내나? 나도 내보낸다. 해서 축사의 오물이 여과 없이 한탄강으로 흘러 들어온다. 한탄강은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아니 한탄강은 이미 죽은 강이다.

 

죽어 있는 한탄강을 이제 살려야 한다.

어떻게 살려야 하나?

그 해법이 4대강 살리기의 해법이다.

 

한탄강을 불도저로 파헤치는 것이 아니다.

한탄강 곳곳에 보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다.

 

한탄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탄강으로 흘러 들어오는 지류를 정화시켜야 한다.

한탄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탄강 주변에 밀집해 있는 공장에서 흘러 들어오는 폐수를 정화시켜야 한다.

한탄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축사에서 흘러 들어오는 오물을 정화시켜야 한다.

한탄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무방비로 흘러 들어오는 생활오수를 정화시켜야 한다.

 

바보들!

지극히 간단한데도 문제와 공식을 복잡하게 만드는 그 머리들이 진정 노리는 것은 뭘까? 경제 살리기와 업적이라는 명분 뒤에 도사리고 있는 그 무엇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올빼미가 되어 지켜야 한다. 4대강 살리기에 몸을 숨긴 채 숨을 깔딱이며 국민이 낸 세금을 제 돈인 양 노려보고 있는 한탕주의에 눈이 먼 권력과 대형건설사들 그리고 거대언론이 짝짜꿍이 되어 만든 연극인 것이다.

 

 

뒷이야기- 만약 4대강 살리기가 실패하면 그 때는 4대강 살리기에 앞장을 선 그들에게 무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의 혈세를 물 쓰듯 사용한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여당과 학계 그리고 언론에 무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091119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