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죽도록 뛰십시오

오주관 2009. 12. 7. 12:59

 

지금 몸이 안 좋으십니까?

지금 마음이 무겁습니까?

 

그렇다면 일어나십시오.

집을 나가십시오.

둔치에 나가 땀이 나도록 뛰십시오.

 

지금 가슴이 답답합니까?

지금 죽을 것 같이 우울합니까?

 

그렇다면 일어나십시오.

집을 나가십시오.

둔치에 나가 가슴이 터지도록 뛰십시오.

 

지금 세상의 끝에 와 있습니까?

지금 나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일어나십시오.

집을 나가십시오.

둔치에 나가 호흡이 끊어지도록 뛰십시오.

 

지금 마침표를 찍고 싶으십니까?

지금 바로 그 장소에 와 있습니까?

 

그렇다면 눈을 부릅뜨고 돌아서십시오.

둔치로 가십시오.

그리고 가슴이 터지도록 뛰십시오.

 

인간은 원래 홀수입니다.

돌아가서 사람들을 끌어안으십시오.

 

 

뒷이야기-나는 마라톤을 좋아한다. 10년 정도 뛰었다. 내 마지막 소원은 사하라사막에서 펼쳐지는 죽음의 레이스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10년 후 어느 날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그해 겨울, 천 리 행군에서 내 다리가 잘못된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엄청 걸었다. 하지만 행복했다. 살아오면서 걸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배낭 하나만 메면 끝이었다. 나에게 찾아온 우울증도 그렇게 해서 물리쳤다. 정신에 금이 갔다. 제일 좋은 방법은 둔치에 나가 뛰는 일이다. 추석에도 뛰고 설에도 뛰고 봄여름가을겨울 주야장천 뛰면 우울증은 물론이고 몸에 딱 달라붙어 기생하고 있는 암도 진절머리를 내며 도망간다. 뛰는 게 상책이다. 이론 무시, 논리 무시, 기도 무시하고 둔치에 나가 뛰는 거다. 그러면 나와 내 가정에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2009126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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