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목숨 걸고 편식하기-6

오주관 2009. 12. 28. 17:07

 

 

현미와 콩

현미를 먹기 시작한 지 벌써 6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채식주의자로 입문을 해 가장 달라진 점은 머릿속이 맑아졌다. 전에 혈압약을 먹을 때 늘 머릿속이 맑지 않았다. 구름 아니면 안개였다. 혈압은 130-90정도였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150-95정도였다. 어디 여행을 갈 때는 다른 것은 몰라도 혈압약은 가지고 갔다. 운수가 사나우면 자리에서 일어나다 픽! 쓰러질 수 있는 것이다. 한 달에 한번씩 병원에 갈 때보다 의사들은 옳지, 내가 걸어놓은 올가미에 꼼짝을 못하는구나. 그려, 죽을 때까지 오는 거여! 염병. 그러다 대구에 있는 신경외과 강박사를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만났다. 그는 말했다. 혈압약을 먹는 것은 혈관이 좁아서 그렇다. 그렇다면 혈관을 넓혀주면 혈압약을 안 먹어도 된다. 그렇지!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이치에 맞는 말이었다. 아! 명의가 나타났다. 침뜸으로 한국을 제패한 구담 선생과 맞먹을 정도의 명의가 나타났다. 깡마른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신뢰가 갔다. 믿음이 갔다. 좋다, 강박사에게 내 혈압을 맡기자. 그날부터 현미와 야채 그리고 고구마와 콩이 우리의 주식이었다.

 

 

 

혈압약. 조심해야 할 사항이 한둘이 아니다. 술은 물론이고 담배를 피우면 바로 황천행이라고 의사는 엄포를 놓곤 했다. 술은 몰라도 담배는 윗돈을 얹어주어도 안 피운다. 십 몇 년 전, 365일 중 360일을 소주로 산 세월이 있었다. 그것도 10년 간. 담배는 하루에 두 갑도 좋고 세 갑도 좋을 정도로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다 에이 더러운 것! 하고 하루 아침에 탁 끊었다. 10년 간. 10년 후, 담배는 지구밖으로 도망을 갔고 술은 10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로 남아 있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 중에 아직도 내가 건재하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있다. 살아 있네! 맞다,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이게 점심이다. 콩과 고구마. 담백하다. 국민고기(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먹으라고 하면 아마 인생 사표를 내지 싶다. 먹는 재미로 사는데. 우리나라 대형교회 목사들에게 이 화상들아! 이렇게 먹으면서 좀 검소하게 한 번 살아봐! 하면 나는 못하지! 하고 사표를 내고 도망을 가지 싶다. 어렵다. 당장 현미밥이 먹기가 어렵다. 껄끄럽다. 혀가 까끌까끌해 니맛도 내맛도 없다. 그래도 길들여지면 먹을 수 있다. 일체유심조라고 했다. 내 안이 천국이요 지옥이다.

 

 

 

 

 

아침 점심이다. 된장에 비벼 먹으면 속은 말할 수 없이 편하다. 요즘은 유기농 채소를 구한다. 나는 미안하지만 우리 농부들을 못 믿는다. 안 믿는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21세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혁명이다. 전 세계인들의 의식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못 믿을 곳이 기업이다. 기업을 믿느니 악마를 믿는다.

 

 

 

 

 

이게 바로 수입콩이다. 속아 산 것이다. 인터넷으로 콩을 구입을 해 먹고 있다. 어느날 학원으로 가는데 길에서 차를 대놓고 농산물을 파는데 이 콩이 보였다. 때깔이 좋아 보였다. 어디 콩잉죠? 충주 콩입니다. 농사 짓능죠? 예, 제가 지은 콩입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충주에 2만 5천 평 정도 되는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충주가 고향잉죠? 예, 토박입니다. 아저씨 말씨는 이북 말인데. 아, 아닙니다. 서울에서 노가다를 하다 몇 년 전에 손가락을 다쳐 할 수 없이 고향에 내려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노가다를 해서 돈을 얼마나 벌었으면 2만 5천 평의 땅을 구할 수 있나. 속을 때는 공자님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도 속는다. 눈이 백태가 되고 머릿속은 텅 빈다. 한번 먹고 아, 국산콩이 아니다 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며칠 후 SBS에서 보여준 스페셜. 아르헨티아에서 콩을 어떻게 재배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제초제를 뿌리면 풀들은 죽어도 콩은 죽지 않는다. 제초제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유전자가 조작되었기 때문에. 그게 바로 GMO다. 제초제에 몸이 망가진 농부가 아르헨티나에서 재배한 콩을 한국에서 엄청 사 간다고 했다. 이런 망할! 우리가 먹는 식품들 중에 콩이 안 들어가는 게 없었다. 심지어 코카콜라에도 콩이 들어간다. 그 프로를 보면서 시장주의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국가가 개입을 해야 한다. 시장에만 맡기면 우리는 얼마 가지 않아 전부 골로 간다. 국민고기인 쇠고기와 돼지고기과 닭고기를 먹고 있지만 사실은 유전자가 조작된 옥수수와 콩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 는 진리다. 모르면 골로 간다. 두 눈을 부릅뜨고 기업을 지켜야 한다.그들에게는 양심이라는 게 없다. 있다면 이익뿐이다.

 

 

 

뒷이야기-먹거리는 중요하다.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농부들을 어떻게 설득시켜야 하나. 유기농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자연농법이 최상이다. 옛날에 농사를 지을 때, 거름으로 사용한 똥이 우리 인체에 나쁘고 비료가 좋다는 걸 세뇌당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조상님들은 참으로 지혜로웠다. 비료와 농약이 우리 먹거리를 망치고 있다. 기업과 언론이 뭉치면 국민을 바보로 만들 수 있다. 정부까지 그들과 악수를 하면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 소, 돼지, 닭들이 지금 어떻게 사육되어지고 있는지를 역추적하면 그 답이 나온다. 햄버거는 깨끗하고 간단하고 그리고 양질의 음식이다. 그런데 그 햄버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를 나는 이는 드물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정말 의식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시장주의는 폐기시켜야 한다. 월가의 금융집단은 한마디로 사기집단이다 라는 사실을 아는 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291228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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