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날 아침 밥상. 포항에서 막내가 올라올 때 가지고 온 해산물. 문어, 자연산 도다리회. 대게. 내가 먹은 건 나물뿐이었다. 전날 밤, 한 마리만 먹자 하고 대게를 먹었는데 그날 밤 얼굴과 머리에 두드러기가 피어 죽다 살아났다. 내 몸이 변한 것이었다. 어느새 체질이 변해 있었다
지난 7개월, 현미밥에 채식이 주였다. 그 때까지 내 혈압은 150-95정도였다. 약을 먹었지만 잘 듣지 않았다. 가장 괴로운 게 두통이었다. 머리가 항상 띵했다. 하지만 병원에 가면 의사는 늘 '정상입니다.' 라고 했다. 나는 정상이 아닌데 의사만 정상이었다. 속으로 이게 미쳤네! 갈 때마다 혈압을 한 번 재어보고는 정상이라고 판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손님이 너무 없어 표정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의사 나으리.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주치의를 제치고 돕자는 차원에서 그에게 갔다. 그런데 그는 성의 없이 정상! 정상!을 남발하고 있었다. 어느 달, 과다청구를 해 건강보험공단에서 쪽지까지 날아오게 만든 그 의사는 어느 날 해외연수 관계로 당분간 휴진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글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먹고 산다. 소박하다. 이제 8개월째다. 이렇게 먹고 살아라고 하면 살 수 있을까? 인생 사표 내고 골로 갈 사람들 많지 싶다. 먹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먹는 재미가 취미인 사람들은 이렇게 못 먹는다. 밥은 머슴밥을 먹는다. 괴기와 군것질을 안 하니 밥이라도 고봉으로 묵아야 한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내 몸은 70킬로에서 63킬로로 빠져 있다. 수지 맞는 장사를 한 셈이다. 된장이 빠졌네. 봄동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점심은 콩과 고구마.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현미와 채식을 먹으면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문제는 내가 가지고 있다. 답 또한 나에게 있다.
1. 문제는 실천이다
2. 가난한 밥상
3. 기름진 음식은 우리를 골병들게 만든다
120-69. 가장 두드러지게 변한 것은 두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머릿속이 시원해졌다. 마지막으로 몸이 가벼워졌다. 피돌이가 빨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먹지 않는 것은
1. 고기
2. 생선
3. 우유
4. 멸치
5. 담배
5. 탄산음료
6. 과자
7. 인스탄트식품
8. 여자
술은 아직도 한잔씩 한다. 일주일에 두 번.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 어젯밤에도 한잔했다. 말자들과 계속 어깨동무를 하고 살아가려면 한잔이 꼭 필요하다.
뒷이야기-여기는 정상! 여기는 정상! 비리비리 비정상들, 들리나, 오바! 나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몸을 이렇게 바꾸어 준 사람은 대구에 있는 황성수박사다.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mbc 스폐셜의 '목숨 걸고 편식하기' 라는 프로를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역시 방송은 케이비에스가 아니라 엠비시다. 그는 한국의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부다. 그의 말을 믿고 따라 고질병에서 빠져 나온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아멘이 고친 게 아니다. 해서 지금 전국의 내과의사들 얼굴이 하얗다 못해 파랗게 변해 있다. 황박사 때문에. 우리나라 내과 의사들이 주로 혈압과 당뇨 때문에 먹고 산다. 그런데 어느 날 황박사가 나타나 현미와 채소를 먹으면 혈압과 당뇨를 고칠 수 있다고 나발을 부는 바람에 이만저만 낭패가 아니다. 당장 내 주치의가 그렇다. 내가 감기로 그를 찾아가면 얼굴이 흐리다. 겉으로는 태연해도 속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평생 단골 하나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전국을 상대로 나발을 불 생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고 있는 여러 동포님들! 당장 현미와 채소로 식생활을 바꾸어 보십시오. 내일부터 불행 끝 행복이 시작됩니다. 반드시 태양은 떠오릅니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을 했을 때 행복이 슬그머니 다가와 손을 내민다. 주야장천 이론만 가지고 살면 만사는 늘 나까무라상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실천' 이다. 하긴 실천이 어렵지. 암! 2010220 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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