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목숨 걸고 편식하기-5

오주관 2009. 11. 14. 18:18

 

 

 아침과 저녁밥. 현미에 채소와 된장이 전부다. 후식으로 사과 하나

 

 

 

 

 

 점심. 콩을 삶고 고구마를 삶아 믹서에 갈고 칼로 잘라 반반 넣는다

 

 

 

 

 

 저녁. 아침과 같다. 괴기 같은 것은 눈을 씻고 보아도 없다

 

 

 

 

 

보이니껴? 잘 보이니껴? 120-69. 오늘 아침 내 혈압이다. 어젯밤 소주에 맥주를 좀 마셨는데 이 정도다. 10년 전, 혈압으로 고생할 때 내 혈압은 210-170. 중풍협회 정회원으로 등록하기 전, 입술을 깨물고 둔치로 나갔다. 그날부터 10년 간 달렸다. 마르고 닳도록. 중풍협회 정회원에서 탈퇴. 담배도 그 때끊었다. 술은 아직 친구로 남아 있다. 하지만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 소주 반 병 정도. 내 삶은 어떻게 보면 무미건조하다. 이런 삶을 고집하는 것은 내 삶의 주제 때문이다. 두 가지를 손에 잡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한다. 그 주제를 잡으면 그 때는 다 털고 서울을 떠나 은둔생활을 할 것이다. 자연과 함께.

 

 

 

뒷이야기-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 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한다. 할 수 없는 사람은 반드시 못 한다. 이제 4개월이다. 목숨 걸고 편식을 시작한 지. 지난 4개월의 경험을 말하면 그냥 혈압과 당뇨를 가지고 살다 죽는 게 편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4천만의 국민고기인 삼겹살과 치킨을 안 먹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라면을 안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또 얼마나 될까. 먹는 것은 행복이다. 보고도 못 먹는 것은 불행이다. 내가 선택한 것은 불행이다. 입맛이 이제 변해 있다. 현미와 채소와 야채 그리고 콩과 고구마에 길들여지다 보니 입맛까지 변해 있다. 못 버린 것은 술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 마신다. 물론 양을 줄여서. 그러다 보니 잃어버린 친구들이 있고, 얻은 것도 있다. 머리가 아프지 않다. 두통이 사라졌다. 몸이 깨끗해졌다. 그걸 느끼고 있다. 피돌이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다 보니 지금의 식생활에 만족한다. 지금 혈압과 당뇨로 고생을 하는 분들이 있으면 결심을 해야 한다. 행복을 버릴 자신이 나에게 있느냐? 없다고 생각되면 혈압과 당뇨를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 라면을 안 먹을 자신이 있으면 끊어도 된다. 하지만 웬만하면 먹으면서 생을 즐기라고 부탁하고 싶다. 아무나 못 한다. 먹고 마시면서 살다 때가 되면 가는 거다. 그게 삶이다. 20091114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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