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유달산. 유달산에 오른 나는 삼학도를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목포는 하앙구우다~ 목포는 하앙구우다~ 똑따악서언 우운운다~삼하악도 파도소리~ 짠내나는 부둣가에 홀로 남은 똑따악선 사공의 슬픈 아가 어딜갔나~ 또 한 사람을 떠올렸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청국장. 맛이 있었다. 가지고 간 현미밥에 맛깔스런 남도의 반찬을 상대로 배 부르게 먹었다.
무등산 입구. 금남로 식당가를 소개시켜준 어느 여자 분이 식사를 하고 시간이 나면 무등산을 한번 가 보세요 했다. 버스를 타고 갔는데 하, 그냥 무등산이 아니었다. 웅장했고 그윽했다. 밤에 바라본 무등산이 나를 압도했다.
새벽 6시 30분 웰빙찜질방을 나온 우리 두 사람은 아침을 먹기 위해 금남로를 한 시간 정도 돌아다녔다. 식당은 보이지 않고 추위만 우리를 감쌌다. 한 시간 정도 노출된 내 머리가 얼기 시작했다. 송정리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상태가 별로 안 좋았다. 옆지기가 가더니 따뜻한 석봉 토스트를 사와 저렇게 임시방편으로 대주었다. 뒤통수가 따뜻해지자 잠이 왔다. 30분 정도 지나자 내 머리가 비로소 정상으로 돌아왔다. 토스트가 내 머리를 살렸다.
송정리역에서 부산진까지 7시간. 무궁화호가 아니라 비둘기호였다. 역마다 다 섰다. 심지어 남의 집마당 앞으로 지나가기도 하고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가기도 했다. 마루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 그 앞을 기차가 천천히 지나가도 주인은 워낙 숙달이 되어서 그런지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날 밤 누이에게 전화를 했다. 누이네 동네에 왔는데 안 부를 수가. 집에 없는지 받지 않았다. 집에 있었으면 금방 달려왔을 것이다. 술을 좋아하는 매제가 아닌가. 50도짜리 빼갈 한병을 비우고 일출을 불 수 있는 호메르스호텔 사우나로 직행해 잠나라로 직행을 했다. 빼갈이 그렇게 만들었다. 새벽에 나를 괴롭힌 청년. 여자 친구와 우리 옆에 비집고 들어온 돈키호테. 수상한 것은 이놈이 자꾸 내 쪽으로 다가와 내 몸을 살살 더듬는 것이었다. 어라, 이놈이 나를 자기 여자 친구로 아나. 한 번 두 번. 세 번째 내 배 위에 손이 올라왔을 때 나는 젊은 아이의 손등을 검지와 중지로 심하게 비틀어버렸다. 아파 죽었을 것이다. 잠이 천리 만리 도망 간 그 아이는 자고 있는 여자 친구를 깨워 줄행랑을 쳤다.
뒷이야기-여행은 왜 할까? 바둑을 두다 수가 잘 안보이면 화장실에라도 다녀오라고 했다. 가자. 내가 가지고 있는 신통방통 장점은 이 세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옛날부터 나는 사람들을 그릴 줄 알았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은 나를 그리지 못했다. 나는 세상을 그릴 수 있는데 이 세상은 나를 그리지 못했다. 불행이다. 아니 운명이다. 지난 2008년 주역의 대가가 2012, 2013년에 한반도를 구할 지도자가 나타난다고 예언을 했다. 그것도 듣도 보도 못한 변방의 듣보잡이가. 그가 누구일까? 나는 간절하게 바란다.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다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수 있다. 2013년 새해 아침,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201219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