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항에 가다

오주관 2011. 8. 16. 16:03

 

 

 

 

 

해병 996기 큰 조카의 어린시절. 대학교 4학년이다. 참 세월이 빠르다

 

 

 

해병 1116기. 어린시절 포항공대에서. 방금 누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했다. 이놈이 안부 전화가 없다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그렇게 약한 아이가 아니다. 아무리 인간말자들이 많아도 이놈은 참을 인을 새기며 견딜 거다. 군대가 군대가 아니다고 했다. 이런 놈들이 왜 해병대에 들어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가정교육이 안 된 그 탓이다. 자기 동기들은 어디론가 가고 없고 자기 혼자 독야청청하고 있다고 했다. 꺼진 불 다시 보자고 내 옆에 우리 새끼가 정상인지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 오냐오냐 키우지 말고 회초리도 좀 대면서 강한 수컷으로 키워야 한다. 어젯밤 996기에 전화를 하자 왈, 가만 놔두십시오. 일이 있으니까 연락이 없는 겁니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군대와 사회를 잠깐씩 혼동을 해서 일어난 현상이니까. 건강미기 넘치는 아이다

 

 

 

 

 

 

청하보경사 입구에서

 

 

 

 

 

 

 

 

 

부산 누이 부부. 지은 죄가 많아서인지 아니면 딸 때문인지 절하는 모습이 지극정성이다. 심은 대로 거두리라. 걱정하지 마라

 

 

 

저쪽 옆의 군사는 포항 누이. 이제 큰 아들이 졸업이라 그 놈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를 하지 않았을까. 걱정하지 마라. 그 놈은 아마 자기 길을 잘 찾아 갈 것이다

 

 

 

 

 

 

차린 모습이 깨달음을 구하러 티벳으로 가는 사람 같다. 패션이 보통이 아니다. 걸방 하며. 저 누님이 사실은 편하지 않다. 우울증과 싸우고 있다. 해서 설악산에 갑시다. 봉정암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천천히 대청봉에 올라 나쁜 기운을 토해 내고 새 기운을 받아 내려옵시다. 해서 계획을 짰는데 평지로 가자고 해서 진로를 바꾸었다. 영차영차! 이겨냅시다 누님

 

 

 

 

 

 

 

 

 

 

 

 

저 양방이 누구더라. 오모차베 님이 아니신가. 당신도 고뇌가 많으시지요. 잘 압니다. 이 사회와 사이클이 안 맞아 죽을 고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이야기-예정대로라면 우리 세 사람은 백담사에서 걸어 봉정암에서 일박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우리가 탄 버스는 백담사행이 아닌 포항행이었다. 누님이 설악산행을 포기하자고 했다. 체력보다는 정신이 안 바쳐준다는 것이었다. 기수를 바꾸었다. 포항 도착했을 때 부산에 살고 있는 누이네도 도착해 있었다. 영차영차 생막걸에 맥주 그리고 소주잔을 기울며 그동안의 회포를 풀었다. 다음날 아침 해안도로로 청하 보경사에 갔다. 몇 년 만인가. 서울의 비는 보이지 않았다. 말라 있었다. 보경사를 끝으로 우리 남매는 누이가 살고 있는 부산으로 이동했다. 광안리 밤바다. 부산생막걸리에 젖어 그날 밤 나는 부산 갈매기가 되어 푸른 광안리 바다 위를 날고 있었다. 2011816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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