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로 지리산 노고단을 결정했다
지리산 노고단에서의 여름밤 별보기
용산에서 기차를 타고 구럐구역에서 내려 구례시외버스터미널
그곳 터미널에서 성삼재를 가는 버스를 타고 지리산을 올라갔다
화엄사에서 걸어 올라가는 코스가 있었지만, 생략하고
성삼재에서 걸어 1시간 끝에 도착한 노고단대피소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있었다
노고단 정상에 있는 군부대 시설까지 차가 다니는 모양이었다
서울은 34도였지만 이곳은 25도 정도였다
노고단대피소는 기온이 어느 정도 될까?
아마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이다
입실체크를 하고 라면을 끓이려고 일회용부탄가스 버너를 작동시켰는데, 점화가 되지 않았다
26000원을 주고 인터넷에서 구입을 했는데, 먹통이었다
대피소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프로들에게 도움을 요청
딸칵, 딸칵!
안 된다고 했다.
노트북을 인터넷으로 구입을 했고, 택배가 와 어보니 벽돌 한장이 들어 있었다
그 꼴이었다
저녁도, 그 다음날 아침도 쫄쫄 굶었다
집에 돌아와서 버너를 판 곳을 추적해 전화를 했다
받지 않았다
일산의 원동으로 나와 있었다
최후통첩을 했다
끝내 나타나지 않으면 반드시 추적해 경찰에 고발을 한다
빨리 모습을 드러내라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라는 통지가 날아왔다
이 이정비에 왔을 때 대피소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에 와 있나?
이정비에 왔다
아, 그러세요, 오시면 입실체크를 해주십시오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
지리산은 높기도 하지만 넓기도 하다.
어머니 품이다
성삼재
불어오는 바람이 달랐다
2014년 7월 초순 설악산 중청봉 대피소에 갔을 때, 그 날 밤 우리는 얼어죽는 줄 알았다
이곳 노고단 대피소도 마찬가지였다
밤이 되자 기온이 내려가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다
2시간, 점퍼와 매트를 깐 위에 모포까지 덮고 추위와 싸웠다
밤 11시에 잠에서 깬 나는 밤하늘의 별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밤 하늘에 떠 있는 별
그 옛날 잃어버린 그 별 무리들이, 지리산 밤하늘에 다 모여 있었다
여자 방에 자고 있는 옆지기에게 문자를 보냈다
별들이 잔치를 하고 있다
나오너라
얼마 후 옆지기가 나왔다
봐라, 저 별들을!
정말 있네요
그런데 호주보다는 적네요
호주는 많나?
많아요 엄청!
한국 별들이 땅이 넓은 호주로 이민을 다 갔나?
그럴지도...
그래도, 나는 좋다 저 별 무리들이!
그래요, 서울에서는 없는 별들이잖아요
와, 정말 웅장하다!
그날 밤 나는 세 번 대피소 계단에 앉아 별무리를 바라보았다
이제 가면 언제 또 올까?
자다 일어나 밖으로 나오고
자다 나오고
또 자다 밖으로 나오고
밤하늘에 떠 있는 별 사진을 담지 못했다
담기지가 않았다
지금 현재 노고단 대피소의 밤기온이다
17, 9도로 나와 있다
추울 수밖에
서울은 낮기온이 34도이고 밤기온은 30도 정도 될 것이다
설악산 중청봉과 지리산 노고단 대피소에서 맛을 본 그 추운 여름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대한민국 3대 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한라산, 설악산, 그리고 지리산을 올랐다.
서울의 도봉산의 자운봉과 백운대, 그리고 수락산까지 합하면 그랜드 슬램을 넘어서고 있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노래나 한 번 부르자
동녘 저편에~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노고단에 가다 (0) | 2017.05.07 |
---|---|
2017년1월 11일 포항에 가다 (0) | 2017.01.13 |
나는 오늘도 걷는다 (0) | 2016.06.20 |
속초에 가다 (0) | 2016.06.07 |
용문사에 가다 (0) | 2016.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