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환포구 어느 팬션을 지키는 백구.
그 날 해녀식당 벤치에 앉아 지켜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눈길 한 번 안 주던 백구가
내가 다가가자 꼬리를 흔들며 알아보는 것이었다.
1년 전, 소세지 하나를 준 일이 있었고,
갈 때마다 가끔 놀아주었다.
백구는 그 때의 나를 기억의 창고 속에 집어넣은 것이다.
내 몸을 냄새 맡으며 좋아라 했다.
대북전단을 놓고 말이 많다.
북에서 온 친구들과 국힘당은
북한의 체제를 허물기 위해서는 전단을 계속 보내야 한다.
틀렸다.
그들은 1더하기 1은 2이다.
그것밖에 모르는 인간들이다.
북한과 같은 사고로 접근을 하면 우리는 영원히 평화를 잡지 못 한다.
통일도 없고.
8년 전 이곳을 지나갈 때 저 정자에서 부시 미 대통령 종친들을 만났었다.
마을 어르신 중 한 분이 우리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면서 부시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을 했다.
제주에는 세 성이 있다.
고씨, 양씨, 그리고 부씨.
우리가 그 부씨인데 미국의 대통령인 부씨와 우리는 일가친척이다.
한참 웃었다.
저기 걷고 있는 아주머니가 8년 전 월평리 길을 알려주었다.
월평포구까지 같이 걸었다.
길은 나의 위대한 스승
창조 그 다음 위대한 것은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그리고 창조다. 그렇다면 창조는 어디서 오나? 파괴에서 온다. 파괴해야 새로운 성을 쌓을 수 있다. 내가 길을 걷는 것은 버리고 얻기 위해서다. 책 다음에 나를 이끄는 동력이다.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걷는 일은 고통이면서 행복이다. 혼자가 된다는 것, 외롭고 고독하다. 내가 만약 잡기에 능하고 인간관계가 씨줄날줄처럼 얽히고설켜 있다면 상상력과 창조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게임의 세계를 모른다. 지금도 나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있다. 오로지 나의 성에 갇혀 지내고 있다.
어제 집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제주도를 떠날 때 걸은 거리가 아마 6,000Km를 넘어 서지 싶다. 그럼 이곳 제주도에서 저벅저벅 걸어 부산과 서울을 넘어 평양과 압록강을 건너고 만주를 넘어 블라디보스크에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고 끝없이 달려 모스크바까지 가 있을 것이다.”
“대단합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나 지금까지 살면서 500km를 못 걸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올레길 1코스에서 11코스까지 걸어 보았다. 나에게 가장 좋은 올레길은 3코스다. 3코스는 그늘이 없다. 해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있는 15Km의 그 길은 고통이고, 멍 때리기에 좋고, 그리고 사색하기 좋은 올레길이다. 나와의 싸움이다. 그 길을 걸으면서 나는 많은 걸 버리고 그리고 새로운 것을 얻는다. 온평리 바닷가에서 시작해 표선해수욕장 바람의 언덕까지 이어지는 그 길은 나에게 많은 부주를 한다. 상상력과 정신력은 물론이고 내 몸을 살아 있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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