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내가 걷는 것은......

오주관 2022. 7. 7. 13:55

 

 

 

 

 

 

 

 

 

 

 

 

 

 

 

 

 

 

 

 

 

 

걷기의 세계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

 

하루 5킬로미터의 속도로 걷는다면 300일 동안 1500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 지구에서 육지를 가로지르는 가장 먼 거리는 대서양과 접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의 서해안에서 서태평양 해안과 접한 중국까지 13, 589킬로미터인데, 이 속도로는 9년이면 걸을 수 있다. 하루 20킬로미터 속도를 높이고 일 년에 300일을 걸으면 2년이 걸린다.

 

이 책의 저자인 셰인 오마라 교수는 하루에 최소 9, 500보를 걸으려고 노력하고 가능한 12천 보 이상 걷기를 바라며, 14천 보 이상 달성한다면 아주 만족한다. 라고 썼다.

 

걷기는 우울증을 막는 행동적 예방 접종이 될 수도 있고, 활동적이지 않은 생활을 하면 서서히 성격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아울러 걷기는 놀라운 문제 해결 능력을 가져다준다. 걷기로 인해 발달되는 창의력은 인생의 문제들을 사라지게 할 것이다. 

 

걷기는 우리의 사회적, 심리적 그리고 신경 기능의 모든 면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또한 삶의 질을 개선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처방으로, 적든 많든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적당한 속도로 매일매일 자연 속에서도 수행해야 한다.

 

왜 걸어야 하나? 걷기의 세계는 학문적으로 여러 논문과 통계를 보여주며 풀어나가고 있지만 결론은 하나다. 걸으면 뇌세포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몸과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어제도 폭염 속에 걸었다

 

어제 6, 몸을 휘감는 높은 습도와 뜨거운 태양을 받으며 나는 올레길 1코스를 걸었다. 제주 북부, 동부, 남부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었다고 행안부에서 문자가 왔다. 일 년 열두 달 걸어서 그런지 더위가 그렇게 몸에 안 와 닿았다. 여름은 덥다. 겨울은 춥다. 그렇게 생각하면 견딜 수 있다. 시원한 물은 보온병에 있고,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모자와 선글라스, 그리고 얼굴까지 가린 채 땀을 흘리며 걸었다

 

나는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한 걷는다. 봄에도 걷고, 여름에도 걷고, 가을에도 걷고, 그리고 눈이 내리는 겨울에도 걷는다. 이곳 제주에서 걷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때문이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자 도서관이 문을 닫았고, 나는 갈 곳이 없었다. 어느 날부터 책을 넣은 가방 대신 등산 가방을 메고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얼마 후 도서관이 다시 문을 열었고, 그 때부터 나는 하루는 도서관, 하루는 올레길을 걸었다. 그게 벌써 3년째 접어들고 있다.

 

물론 제주도에서만 걸은 건 아니다. 서울에 있을 때도 계속 걸었었다. 걷지 않으면 내 뇌 속의 GPS는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곤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내 정신과 몸의 운영체계는 그렇게 세팅이 되어 있었다. 낮에는 걷고, 밤에도 시간을 만들어 가능한 걸었었다.

 

서울에서의 내 활동은 정해져 있다. 오후 5시 전후로 도서관을 나온 나는 성대로 가는 언덕길을 오른다. 숨이 가쁠 즈음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성북동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 쪽으로 가면 성대로 해서 혜화동으로 간다. 삼거리에서의 나는 내 뇌가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하루는 성북동으로, 하루는 혜화동으로.

 

내가 올레길을 걷는 것은 네 가지 이유에서다. 더하고, 빼고, 곱하고, 그리고 나눗셈을 하기 위해 걷는다. 생각해보면 더할 것도 많고 뺄 것도 많다. 곱할 것도 많고 나눌 것도 많다. 덤으로 두 가지가 더 있다. 내 몸과 정신의 건강을 위해서다. 걸어서 좋은 점은 내 안에 쌓여 있는 정신의 찌꺼기인 노폐물을 버리는 것이고, 그리고 명상으로 비어 있는 그 틈을 채우기도 한다. 걷는 건 나에게 있어 훌륭한 명상이다.

 

내 본적은 하늘이고, 현주소는 길 위다.

 

스마트폰과 넘쳐나는 자동차. 책 대신 스마트폰으로 지식을 얻고, 땀을 흘리며 걷는 것 대신 시원한 자동차에 내 몸을 맡기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자동차 대신 책을 읽고 걷기에 땀을 흘리는 것은 기쁨과 행복을 붙잡기 위해서다.

 

기쁨과 행복은 어디서 오나?

고통과 고난에서 온다.

나는 그래서 내일도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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