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보니 옛날 어린 시절 종렬이 아버님이 생각난다. 지금은 포항시 오천읍이지만 그때는 영일군 오천면이었다. 오천면의 중심지인 용덕동. 해병대 남문이 있는 동네. 겨울철이면 새끼를 칭칭 감아 공을 만들어 종렬이네 보리밭에서 공을 차며 놀곤 했다. 그러다 저녁 무렵이면 장에서 돌아온 종렬이 아버님의 호령이 들려오곤 했다. '야, 이놈들아!' 범 소리보다 더 우렁찼다. 혼비백산 숨아야 한다. 그렇게 무서웠다. 눈에서 불이 호랑이처럼 척척 떨어졌다. 그 아버님을 그대로 물러받은 종렬이. 용덕동 구장을 십 몇 년 하다 십몇 년 전 처남이 오너인 건설회사에 들어가 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중역이 되었겠지. 십 년 전, 포항에서 만나 술을 한잔하면서 종렬이가 '아무꺼시야, 내가 말도 못하게 땅부자다. 그래서 일년에 세금을 얼마나 마이 내는지 모른다. 지금 당장 인감 가지고 토깨뿌머 우리 처남 쭉 뻐다뿔끼다.' 종렬이가 이 글을 볼 확률은, 로또에 당첨이 되어 그 다음날 돈을 찾으러 은행에 가다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더 낮을 것이다. 어느 얼빵이 교수가 그렇게 씨부렸다. 종렬아, 언제 한번 포항에서 만나면 한잔하자. 혈압은 괜찮나? 건강해라.
지금 나라 안에서 웃음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있다. 지금 나라 안에서 한숨소리가 저기여기 새어나오고 있다. 지금 나라 안에서 손가락질을 하는 손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다. 지금 나라 안에서 아예 입을 닫고 등을 돌린 사람들도 보인다. 20프로대로 떨어진 인기.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소망교회와 한나라당이 보내고 있는 지지가 전부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그리고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맨땅에서 점프를 할 수 있다. 위기가 기회인 것이다. 절망이 희망으로 바뀔 수 있는 시간과 기회는 아직 있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가 날려 보낸 정신을 되찾을 때 가능하다. 어제 코엑스에서 있은 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 앞에 너무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그 뉴스를 접한 나는 ‘양치기 소년’ 이 생각났다. 저게 아닌데……. 거짓말도 한두 번이지 계속하면 양치기 소년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이상하게 불안하기까지 하다. 나는 중얼거렸다. 준비가 안 된 대통령이다. 기업의 CEO와 한 나라의 CEO는 하늘과 땅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과연 이명박 정부가 온전하게 임기를 마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우리 국민에게 보여준 정책들과 메시지를 보면 절망뿐이다. 그 어디에도 희망과 내일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국민은 보고, 그리고 느끼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느끼지 못하고 있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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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미국 소. 저 비게덩어리가 무엇이 좋다고 핥고 빨고 씹을까? 어렸을 때 설날이나 명절 때 한번씩 먹곤 한 쇠고깃국. 맛을 몰랐다. 해초나 바다고기, 그리고 채소 위주로 먹어서 육뮬 고기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끽해야 돼지고기. 그때도 고개가 갸웃했다. 돼지가 돼지를 먹으면 될까. 실지 돼지 짬밥에 돼지고기가 섞이곤 했다. 소가 소를 먹으면 미치듯이. 돼지가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미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미친 돼지는 보지 못했다. 어쨌거나 소가 소를 먹은 소를 우리가 먹으면 안 미칠까. 미친다. 천천히.
생략하고, 미국 쇠고기 협상은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것은 협상이 아니다. 그냥 통으로 잡수시오, 하고 바친 꼴밖에 아니다. 그것도 임기가 이제 6개월밖에 안 남은 떨이 대통령에게 분에 넘치는 선물을 가슴 가득 안겨주었다.
우리 국민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지 마라, 라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미 FTA 협상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국익에 이익이라면 해야 한다. 다만, 형평에 맞게 협상을 해야 한다. 막말로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 받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그런데 이번에 타결된 미국 쇠고기협상은 한마디로 굴욕이요, 그리고 졸속협상이다. 성난 십대들에게 맡겨도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도장을 찍어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국민은 원한다. 미국 국민이 먹는 20개월 미만의 살코기를.
우리는 국민은 원한다. 일본이 주장하는 20개월 미만의 살코기를.
우리는 국민은 원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의 그 협상 원칙을.
OIE 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꼬리뼈, 사골, 골반뼈, 티본, 갈비, 수육 등이 위험물질이라고 못을 박고 있다. 미국인들은 오래전부터 이런 부위를 먹지 않는다. 지금까지 소를 도축하면 이런 부위는 버렸다고 한다.
나는 생각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것들을 수입품목에 집어넣을 수 있단 말인가. 제정신이 아니라면, 그러면 위에서 묵시적으로 압력을 넣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거두절미하고 미국과 재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어떻게?
주무장관인 외교통상부와 농수산식품장관을 교체해야 한다. 두 장관을 또 내세우면 명분이 안 선다. 당사자도 면목이 안서고. 그리고 협상대표였던 실무자들도 교체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 역시 퇴진시켜야 한다. 국민을 위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를 위해 일을 한 것이니만큼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밤이면 밤마다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촛불집회에 나오고 있는 십대들의 막힌 마음과 분노를 읽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이 왜 밤이면 밤마다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할까?
우리 한국소. 아무리 보아도 순하고 점잖다. 순둥이. 이런 순둥이를 두드려 잡아 먹으니 그 기운이 어디로 뻗칠까. 도축장에 가보면 소들이 안 들어가려고 몸부림을 친다. 두 다리를 뻗치고 안 들어갈려고 몸부림을 치면 전기봉으로 소 엉덩이를 쑤신다. 기겁을 하고 소가 들어간다. 그때 품은 공포와 원한, 그리고 소 도축장 안에서 품은 공포와 원한. 그 사나운 기운이 그대로 살에 가 붙을 것이다. 그 나쁜 기운을 우리 인간들이 얼씨구나, 하고 냠냠 핥고 빨고, 그리고 씹어먹는다. 저 순둥이를. 우리 인간의 내장과 살을 소 사료로 만들어 주면 안 될까. 그럼 살이 야들야들할 텐데...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물어보아라.
지덕체의 전인교육이 지금 입시경쟁의 무한경쟁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공교육은 뒷전이고 사교육이 춤을 추고 있다.
나랏말은 모르면서 영어를 알아야 되는 이 기막힌 현실.
철학이 전무한 떼 부자인 강부자와 고소영으로 짜인 내각이 정말 국민을 대표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미국을 우리 국가가 따라가야 하는 모델로 삼는 모양인데, 천만에 만만에 말씀이다.
나는 묻는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이냐?
미국이 복지 국가이냐?
미국은 잡탕국가이다. 그리고 미국은 우리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국가가 아니다. 미국은 경제와 국방을 제 일로 삼고 있는, 철학이 없는 힘의 나라다. 고로 21세기 후반에 가면 미국은 이 세계 중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간을 많이 죽이는 나라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무기를 많이 파는 나라다.
미국은
늘 전쟁이 일어나야 유지가 되는 나라다.
생략하고, 이명박 정부는 실천을 하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말을 하지 마라. 이제 국민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는다. 그러니 입을 닫고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리고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머슴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독재, 권위, 그리고 그 옛날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철학이었던 ‘개발독재’ 같은 것은 두 번 다시 떠올리면 안 된다. 지금은 하모니가 중요한 시대다. 해서 대통령은 지휘자여야 한다. 국민을 하나로 모아 화합할 수 있는 지휘자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있다. 이번 미국 쇠고기협상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있다. 한 입 가지고 두 말을 밥 먹듯하고 있는 정부, 한나라당, 학자들, 그리고 뉴욕타임스나 프랑스의 르 몽드, 그리고 일본의 요미우리보다 위대한 조중동이 그들이다. 그들은 미국 쇠고기에서 영원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뒷이야기- 부자는 존경을 받아야 한다. 피와 땀을 흘려서 번 돈은 소중하고 귀한 돈이다. 따라서 그런 부자라면 우리는 존경을 해야 한다. 부자에는 그리고 급수가 있다. 빌게이츠와 우리나라 이 아무꺼시는 그 급이 하늘과 땅이다. 이명박 정부가 실수를 한 것은 검증되지 않은 떼 부자들이 대거 청와대와 내각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회를 보라. 친박연대 비례대표 일 번인 양 아무꺼시. 국민이 배를 잡고 웃고 있다. 어중이떠중이도 돈만 있으면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고, 수석비서가 될 수 있는 세상은 분명 비극이다. 철학이 있어야 한다.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볼 줄 아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길게 살아야 한다. 짧은 삶은 의미가 없다. 짧은 삶보다는 긴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 모두를 위하는 그런 삶을. 2008516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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