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을 하는 장소. 도노강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잉어들이 힘차게 물을 가르며 올라가고 있다. 방 안에서 입을 짝 벌린 채 넋을 놓고 바라본다. 워메, 저 징한 것들! 어도도 없는 저 강을 거슬러 올라오려면 얼마나 힘이 들까. 역동적인 저 힘!
꿈틀꿈틀! 천수를 누리고 가야 할 텐데. 곰들이 또 저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뢰밭과 가시밭길이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저들은 올라가고 또 올라간다, 힘차게
비를 맞으며 조깅을 하고 있는 사내. 중독이다. 내가 안다. 비가 와도 달렸고, 눈이 와도 달렸다. 안 달리면 내 몸이 해체되는 듯했다. 중독은 무섭다
아직 오리가 있다. 다 날아갔는데 몇 놈이 죽치고 있다. 텃새가 되려고 하나, 아니면 만주나 시베리아로 날아갈 일이 너무 까마득해 주저앉았나
뒷이야기- 비가 내리고 있는 도노강. 날이 맑은 날 아침 방 안에서 강을 내려다 보면 잉어들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 년 이맘 때쯤이면 알을 낳기 위해 한강에서 잉어들이 떼를 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의정부까지.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천적. 곰들이다. 흰곰, 붉은곰, 검은곰들이 길목을 딱 지키고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2008520도노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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