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통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

오주관 2008. 12. 8. 18:48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을 하면서 한국 정치의 한복판에는 어떤 주제가 하늘 높이 날고 있었나? 경제? 보수의 승리? 좌파의 실각? 조중동의 부활? 아니다. 한국 정치의 한복판에는 한반도 대운하가 있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 가슴 한가운데에 한반도 대운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대운하가 세상의 중심에서 깃발을 휘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청계광장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시민들은 밤이면 밤마다 청계광장에 나와 촛불을 드높이 들면서 한반도 대운하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을 벌렸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나. 국민이 싫으면 정부는 거두어 들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쳐 두 번 머리를 조아리면서 사과를 했다. 그리고 걸작이라고 가슴 속에 새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접겠습니다, 하고 항복을 했다. 

 

 

  

그 시기에 나 역시 청계광장에 나가 세 번 촛불을 들며 힘을 보탰다. 물론 옆에는 바늘에 실 가듯 옆지기가 있었다.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었다. 내 양심에 그 두 가지는 해서는 안 되는, 우리 국익을 해치는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나라와 나라의 관계 이전에 우리의 나라의 주권과 국민건강주권이라는 것이 있다. 그 두 가지를 생략한 채 밀어 붙인다는 것은 우리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과 똑 같다.

 

국민의 생각보다 더 중요한 사업은 없다.

국민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협상은 없다.

 

나라가 한반도 대운하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시끄러울 때, 나는 자주자주 하늘과 땅을 바라보면서 내 양미간을 좁혀 나갔다. 없나? 정말 없나?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베란다의 의자에 앉아 도노강을 바라보곤 했다. 낮에도 캄캄한 한밤중에도. 말없이 흘러가는 도노강의 강물과, 그리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는 힘찬 잉어떼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자주자주 고뇌하곤 했었다.

 

토목이 아닌 다른 무엇이 없나?

대운하가 아닌 한반도 전체를 끌어안을 수 있는 멋진 프로젝트가 없나?

나는 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거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참기름을 짜듯 짜기 시작했다.

 

한 달 뒤, 번쩍! 하고 빛 하나가 다가왔다.

아!

왔다!

그래, 그래, 바로 그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상대로 미친 듯이 자판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내 손가락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니 내 정신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래, 그래, 바로 그것이다. 어느 누구도 끄집어 내지 못한 프로젝트. 바보들! 돌머리들! 연구기관, 대학교, 정부, 정당, 그리고 껍데기뿐인 통일단체들! 바보들, 엿이나 먹어라! 라고 비 맞은 뭐처럼 중얼중얼거리며 미친 듯이 프로젝트를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행복했다.

나는 황홀했다.

나는 날마다 오르가슴을 맛보았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프로젝트가 바로 DMZ PROJECT다. 지금은 비밀창고에서 때를 기다리며 숨을 죽이고 있지만 4년 후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4년 후 DMZ PROJECT가 세상의 중심에 나타나면 일어나 하하하! 크게 웃으며 기립박수를 보내주기 바란다. 어떻게? 이렇게!

 

오모차베 만세!

DMZ PROJECT 만세!

 

 

뒷이야기- 통일은 정말이지 이성의 힘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 감정이 개입되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통일을 만날 수 없다. 통독을 보라. 그들은 급했다. 급한 나머지 마음보다 경제를 먼저 생각했다. 그 결과 엄청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감정은 금물이다. 이성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상처가 난 마음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다. 경제는 그 다음이다. 우리는 천천히, 그리고 우리는 하나다, 라는 마음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손익계산을 해서는 안 된다. 네와 나는 하나다, 라는 마음을 가지고 다가가야 우리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라는 그 통일을 뜨겁게 껴안을 수 있다. 2008128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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