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여행에서 여행으로...

오주관 2009. 8. 12. 13:15

 

 

  

떠난다는 것!

이곳에서 저곳 어디인가로 떠난다는 것은 행복일까?

지난 며칠 이곳의 나는 먼 길을 여행했다.

두 길에서 만난 미국.

촘스키와 아슈카르의 중동을 이야기하다.

미국은 심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육신 또한 고장이 나 있다.

 

 

 

 

# 1 책 속으로의 여행

알고 있다.

대부분의 식자들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200년의 짧은 역사와 200년 그 끝에 만난 한계.

말과 기차와 자동차를 타고 동부에서 서부로 질주해오던 미국이 언제부터인가 최신식 무기로 세계를 제압해왔다.

그런데 미국의 그 질주가 이제 종점에 온 듯하다.

미국의 몰락은 전 세계의 희망일 수 있다.

 

 

 

 

이데올로기의 생명이 다하고 있다.

세계는 이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

좌와 우가 아닌 새로운 동력을.

 

인간 위에서 인간 세계를 내려다보자.

가관이 따로 없다.

무지와 탐욕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그들이 파놓은 덫에 걸려 미쳐가고 있다.

21세기 우리 인간의 뇌는 정상이 아니다.

국가와 국가의 갈등이 그렇다.

이념갈등이 그렇다.

사회적 갈등이 그렇다.

부와 빈의 갈등이 그렇다.

종교 갈등이 그렇다.

 

이제 찾아야 한다.

우리 인류가 어깨동무를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삶의 동력을.

지금까지의 인식체계로는 불가능하다.

세탁해야 한다.

우리 뇌 속에 깊이 박혀 있는 내용물들을 전부 탈탈탈 세탁해야 한다.

 

시장경제에서는 자유가 자율로 규정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는 것이 자유다. 독립하기 위해서는 재산을 가져야 한다. 재산을 소유하면 그 영역을 독점하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재산은 어떻게 확보되는가? 적대적인 시장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을 통해 얻는다. (제러미 리프킨는 이 책에서 세계는 앞으로 좌측으로 핸들을 더 많이 돌려야 한다고 적고 있다.)

 

유러피언 드림 속의 내용이다. 자유를 얻기 위해 너와 나는 뭉둥이를 든 채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 유럽에서 신천지인 미대륙으로 건너온 그들이 말을 타고 제일 먼저 한 일은 그곳의 주인인 인디언들을 총으로 죽이는 일이었다. 인종 청소 그 끝에 그들은 자유와 돈을 얻었다.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서부영화 속의 권맨들은 정의파이고 우중충하게 생긴 인디언들은 악인들이라는 사실을. 권총을 찬 말 위의 그들은 전부 미남들이었고, 인디언들은 전부 우중충하게 생겨 먹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두고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테러를 증오한다. 미국 정부가 가리키는 곳은 항상  중동국가다. 과연 그럴까? 세계에서 가장 사람을 많이 죽이고 있는 나라는 중동국가가 아니다. 미국이다. 미국이야말로 세계 랭킹 1위의 테러국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중동국가를 미운 오리새끼로 보는 것은 종교가 다르다는 것과 넘쳐나는 석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온갖 첨단무기로 초토화시킨다. 이라크를 보라. 한 국가를 개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사실을 세계는 이제 알아야 한다.

 

# 2 여행

어젯밤 마신 소주가 아직도 내 몸 속에 남아 있다. 야채 샐러드로 마신 소주. 이곳에서 저곳으로의 여행을 위한 술 마심이었다. 지친 모양이다. 몸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내 정신은 핵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지쳐 있다.

 

어젯밤의 내 육두문자를 용서해주게.

꼭지가 돌면 나도 나를 다스리지 못한단네.

시속 일백킬로미터로 달려와 전봇대에 내 이마를 정통으로 박고 싶을 때가 가끔씩 있는데, 어젯밤이 그러했다.

지쳐 있나?

시시한 삶을 위해 건배를 든 어젯밤이 씁쓸하다.

그래도 남는 것은 "삶은 살아져야 한다." 는 것일 거다.

가자, 시시한 삶 속으로의 여행을.

 

뒷이야기- 세상을 바라본다. 우중충한 하늘을 바라본다. 죽음을 떠올린다. 어떤 죽음이 좋을까? 끈을 놓지 않고 바르르 떨면서 삶을 잡는 그 죽음을 본다. 아니다. 그렇다면 흡! 하고 눈알 한번 부릅뜬 채 잠시 고통과 극렬하게 싸우다 탁! 생명줄을 놓는 심장마비가 괜찮을 것 같다. 흡! 하고 이 세상과의 소풍을 마치는 그 영광이 내게 다시 올까? 그날까지 나는 또 시시한 삶과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그야말로 나와의 전쟁이다. 시시한 삶과 함께. 2009812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