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우리는 다시 배낭을 메고 강변터미널로 갔다. 이곳에 가야 백담사로 떠나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춘천고속도로를 달려 간 백담사. 두 시간 걸렸다. 백담사로 들어가는 용대리 마을 풍경.
백담사로 가는 마을버스 정류장. 토요일이라 산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백담사로 떠나는 사람들.
백담사 앞. 여름에 찾았을 때는 저런 돌탑이 없었다. 템풀 스테이를 온 사람들이 쌓은 탑이라 한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 있는 탑들. 기술도 가지가지였다.
봉정암으로 가는 산길. 공기가 달았다. 서울의 공기가 아니었다.
시원한 물줄기. 차고 시원했다.
저 산 너머 대청봉이 있다. 백담사에서 걸어 7시간.
강물이 줄어 있기는 해도 엄청 맑았다.
우리 두 사람의 솜씨. 내공이 없이는 저렇게 쌓을 수 없다. 17층 석탑. 석탑을 쌓을 일이 있는 사람들은 010- 거시기로 연락바랍니다.
돌 하나하나에 우리 두 사람의 기가 실려 있다. 언제까지 견딜까.
그날도 더웠다. 물은 이미 가을을 닮아 있었다.
돌이 따끈따끈했다. 물은 차도. 서울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민박집 옥상에서 바라본 새벽 풍경.
앞집이 백담골 이야기라는 펜션. 우리가 묵은 집은 민박집. 그날 밤 옥상에서 소주 파티를 열었다. 봉정암을 오르기 위해 온 부산 사내 부부와 함께. 소주가 달았다.
2층 민박집 풍경. 일박에 3만 원.
우리가 먹은 저녁밥. 현미밥에 김치와 감자조림. 며칠 전 옆지기가 병원에 갔더니 원장이 내 근황을 묻더란다. 왜 병원에 안 오십니까? 현미밥에 채소로 혈압약을 끊었습니다. 하! 그래요? 하더니 정말 독한 사람이네요. 네, 좀 독한 구석이 있는 사람입니다.
백담사 정류장. 저 차가 폭스바겐인데 펜션을 운영하는 남자의 차. 그날 서울에서 온 친구들을 전부 실어 날라주었다. 서울팀들은 하나같이 술 고래들. 고래 중에 하나가 폭스바겐에게 '임마, 가을에 올 테니 소주 한 박스 준비해놔!' 하자 폭스바겐 왈 '개새끼야, 내가 와 소주를 준비하노. 니가 인마 사 와!' 라고 하면서 다시 말하기를 '임마, 우리 마누라가 제일 싫어하는 백성들이 누군지 아나? 첫째, 담배 피우는 놈! 둘째, 나하고 술 마시는 놈이다. 그날 폭스바겐팀들은 떠날 때까지 육두문자로 시작해 육두문자로 끝이 났다. 내 나이와 비슷한 그들은 서울 사람들이 아니었다. 수컷들이었다. 의사 나리는 알코올중독자처럼 보였다. 버스에 오르면서도 소주병을 쥐고 있었다. 어젯밤에도 이곳 생맥주집에서 밤새도록 퍼마신 모양이었다. 술 값이 너무 싸다. 천 백 원에 홍걸래비가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저래 처먹고 차 타면 오줌 안 싸나? 신기했다.
뒷이야기- 백담사 그 계곡에서 잠시 호흡을 멈추고 싶었다. 공기가 말도 못하게 달았다. 서울의 그 공기가 아니었다. 이 계곡 10만 평을 포크레인으로 푹 떠 서울 광화문에 내려놓으면 작품일 텐데. 이 공기를 파이프로 연결해 부자들에게 파면 돈이 될 텐데. 일요일 오후, 단풍이 드는 가을에 다시 오기로 하고 백담사 정류장에서 1시20분 발 서울행 버스를 탔다. 200997도노강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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