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낙산과 오색으로...

오주관 2009. 6. 30. 12:57

 

 

 낙산사. 불탄 낙산사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다.

 

 

 

 

 

 어디론가 바라보고 있다. 피안 그 너머로...

 

 

 

 

 

 낙산사의 석간수. 물이 찼다.

 

 

 

 

 

 불전을 접수하고 있는 사무소.

 

 

 

 

 

 그날 낙산사는 더웠다. 하지만 이곳은 바닷가라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낙산사. 낙산비취가 있는 낙산해수욕장. 헤변의 길이가 길었다.

 

 

 

 

 

그림은 그럴 듯한데, 맛은 없었다. 소주 한 병 가지고 제사를 지냈다. 생선도 내가 그리던 그 맛이 아니었다.

 

 

 

 

 

해가 지고 있는 낙산포구. 아담했다. 아늑했고 아름다웠다. 작은 것은 아름답다 라는 말은 진실이다. 큰 것만 좋은 것은 아니다.

 

 

 

 

 

내일은 오징어 잡으러 바다에 나갈 것이다. 만선의 꿈을 그리며 준비를 하고 있는 어선들.

 

 

 

 

 

오색입구. 일요일인데 조용했다. 외설악으로 등산객이 몰리고 내설악으로는 안 오나.

 

 

 

 

오색입구에서. 돌아와 속이 빈 상태에서 마신 소주 한잔, 맛이 깊었다. 그 떨림 얼마만인가. 산채비빔밥도 맛이 그윽했다. 이제 며칠 후면 육고기는 안녕이다. 소주도. 뭔 낙으로 사나. 있겠지. 식을 능가하는 주제가.

 

 

 

 

 

그 유명한 오색약수터. 한 사발 마셨다. 떫었다. 시금털털. 헬리코박트균을 죽인다고 이곳 민박집에 휴양하러 온 서울 아주머니가 말했다. 6개월째 머물고 있는데 위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 위가 아픈 건 헬리코박트균 때문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나는 내 위 속의 헬리코박트균을 달리기로 다 죽였다. 10년간 마르고 닳도록 달리고 달렸다. 죽을 수밖에. 그렇게 하니 몰 사망이었다. 문제는 실천이다. 알면 뭣하나, 실천하지 않으면 도로아미타불인데...

 

 

 

 

 

등산한다는 기분보다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였다.

 

 

 

 

 

작은 폭포.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 진짜 피래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사람도 너무 투명하면 인간이 안 꼬인다. 적당히 쿰쿰하게 삭아야 속이 검은 인간들이 모인다. 14성 장군님이 이 나라 머슴이 아닌가. 그래서 쿰쿰하게 상한 인간들이 파리처럼 꼬이고 있다. 좋은 나라다. 세계 어디를 돌아보아도 14성 장군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가다 지치면 털푸덕 앉아 쉬어가곤 했다. 시간이 멈춘 계곡. 분과 초로 다투는 서울은 심장박동 소리가 분과 초다. 그런데 이곳 오색계곡에서의 심장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일 분이 한 시간 만큼 더디게 흐르고 있었다.

 

 

 

 

 

길들여진 다람쥐. 박상 튀긴 것을 주니 후각으로 찾는 게 아니라 시각으로 찾았다. 한 마리가 오더니 뒤를 이어 다람쥐들이 막 몰려들었다. 약육강식. 힘이 센 놈이 먹이를 차지하고 힘이 약한 놈은 국물도 없었다. 과연 그 유전인자가 훌륭하냐? 양심이 있고 희생정신이 있어 양보한 종은 그럼 퇴보를 해야 하나? 인간의 종도 마찬가지다. 계속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생명은 자랄 수 있는 환경만 되면 싹을 틔운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위대함은 바로 정화능력과 자정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자연이다. 자연의 주인은 우리 인간이 아닌 자연이다.

 

 

 

뒷이야기- 그날 흘림골까지는 못가고 중간에서 돌아왔는데 총 걸은 길이가 8킬로미터. 하루 운동량은 되겠다 싶었는데 집에 오자마자 백호야 날 살려라 하고 잠에 떨어졌다. 산은 아니다 라고 했는데 또 산을 찾고 말았다. 떨어져 있는 체력을 찾기 위해 우리 두 사람은 다음 주부터 목숨을 걸고 편식에 들어가기로 약속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를 안 먹고 대신 현미밥과 곡물과 채소와 과일로 우리 몸을 바꾸어 나가기로 했다. 문제는 며칠 전에 일 년 동안 먹기로 하고 담근 매실주다. 두 단지 담근 그 매실주의 주인은 누구일까. 어쨌든 고혈압부터 식으로 한번 다스려 볼 생각이다. 보약보다 위가 식이요 식보다 위가 행이다 했다. 걷는 것. 식과 행으로 산성화된 내 몸을 알카리로 바꿀 것이다. 그리고 홧병도 다스리고. 2009630도노강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