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백담사로 가느냐 주왕산으로 가느냐 아니면 지리산이냐...

오주관 2009. 8. 2. 10:10

라고 아침부터 인터넷 검색을 하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온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전국의 고속도로가 휴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했다. 거북이가 떠올랐다. 가지 말자. 해서 얻은 결론이 가까운 곳이었다.

 

 

 

 

  불가마 속의 온도는 얼마일까? 천도는 넘을 것이다. 단체로 온 아저씨들과 아주머니들. 특히 사십대 아주머니들이 저 불 앞에서 쇼를 펼쳤다. 치질이라도 걸렸는지 궁데이를 바싹 들이밀며 찌지는 것이었다. 그러다 뜨거우면 그 다음은 앞. 과학이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부인병이 별로 없었던 것은 불 앞에서 찌졌기 때문이다. 경주분교 살 때 나도 그 경험을 가지고 있다. 벌겋게 단 불 앞에 가랭이를 벌린 채 불알을 쬐면 마치 고두밥처럼 고슬고슬하면서 뽀송뽀송한 게 좋았다. 자고로 남자 불알은 늘 말라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래식 부엌은 과학이었다.

 

 

 

불가마 앞에 나타난 두꺼비. 저 벌겋게 타고 있는 화구 앞에 나타난 두꺼비가 불 앞으로 멋 모른 채 다가갔다 화돌짝 놀라 걸음을 옮긴 곳이 다음 화구. 그곳에도 불이 타고 었었다. 다른 점은 참나무를 태우기 위해 구멍이 벽돌 한 장 정도 나 있었다. 그 속으로 들어가려고 몸을 들이밀다 순간 몸을 일백팔십도 돌리더니 풍! 공중부양을 하는 것이었다. 숯이 되려다 살아난 두꺼비. 어디서 나타났을까? 두 번 거듭 놀란 두꺼비. 혼절을 한 그놈을 나는 두 손으로 잡아 이 계곡에 놓아주었다. '니가 있을 곳은 여기지 저 화마가 아니다. 알았제. 이제 니 잃어버린 짝을 찾아보아라.' '아자씨, 고맙니더.' 물을 만난 고기 모양 물을 향해 미친듯이 나아갔다.

 

 

 

 

다슬기도 잡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청평유원지. 가족들이 와서 즐기기에 안정맞춤. 물도 깨끗했고 깊지도 않았다.

 

 

 

 

어제의 청평 기온은 26도. 시원했다. 차가 꼬리를 무는 바람에 불가마에서 걸어 5킬로미터 정도 와서 버스를 탔다. 오나가나 자가용 때문에 우리 국토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이러다 언젠가는 폭발하지. 우울증이 더 깊어지면 약이 없다. 자가용 한대에 세금을 5천씩 물리면 안 되려나? 집집이 다 자가용을 몰고 도로를  점령하는 바람에 두 다리로 다리품을 팔고 있는 사람들이 여간 괴롭지 않다.

 

 

 

 

소박하지만 인간미가 묻어나는 역사. 이제 멀지 않아 이 역사는 사라지고 최신식 역사가 나타난다. 나는 이런 역사를 좋아한다.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어둠 속의 역사. 저 불빛에는 기다림과 애틋함과 고즈넉함이 담겨 있다. 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여인. 그 누구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 

 

뒷이야기- 백담사와 주왕산과 지리산 뒤에 찾아간 곳. 이름이 알려진 곳은 인산인해. 절정이다. 사람만 절정이 아니다. 밀물처럼 쳐들어 와 즐기고 떠난 자리에 이제 무엇이 남을까? 추억이 남을까? 잃어버린 사랑과 상처? 남은 것은 쓰레기다. 구석구석 쓰레기봉투를 찔러놓고 떠나버린 양심이 남는다. 가끔 일본을 생각한다. 우리는 그들과 어떻게 다를까. 위정자들과 국민들을 비교해보면 고개가 갸웃해진다. 멀리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지금 당장이 아닌 먼 곳을 투자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갈 때 서서 간 열차. 돌아올 때도 서서 왔다. 그래도 도로 위의 버스보다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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