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혁명만이 살길이다

오주관 2012. 7. 4. 15:49

 

 

 

인연 그리고 운명 

떠나자. 백척간두 그 끝에서 얻은 답이었다. 너무 지쳐 있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나를 코너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나는 정치권을 향해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를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2008년 여름,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나는 무엇과 맞닥뜨렸나. 분노였다.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날부터 나는 내 마음 속에 대통령을 지워버렸다. 그는 대통령이 아니었다. 나라를 기업으로 알고 덤비는 철학도 사상도 전무한 부끄러움도 없는 CEO. 그를 떠받치고 있는 신하들도 나는 지워버렸다.  

 

그 고뇌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한반도 통일 프로젝트였다. 그 때부터 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핏대를 세우고 있는 야당과 사회 지도자들에게 내 메시지와 통일 프로젝트를 보내기 시작했다.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 다섯 사람, 여섯 사람, 일곱 사람, 여덟 사람. 

유, 임, 안, 박, 문, 이, 백, 법. 

 

앞에서도 썼듯이 8타수 1안타 

 

나는 절망했다. 내가 생각해도 통일 프로젝트만큼 중요하고 무거운 주제는 없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21세기의 세계를 보자.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세계문명의 축이 이곳 동북아에 와 있지 않나? 동북아의 중심 한반도로 세계 문명의 축이 다가와 있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통일이 반드시 중요한 의제로 등장을 해야 한다. 복지도 중요하고 경제의 민주화도 중요하지만 통일이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한반도의 통일에 도장만 찍으면 남과 북의 모든 숙제가 일시에 풀려버린다.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경제 

 

 

 

 짐을 싸 내려가자. 어디든 서울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들과의 한판 싸움에서 나는 완패했다. 그들은 현명했고 똑똑했고 그리고 어느 누구를 만나야 내 팔자가 동시에 필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자들이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체력소모를 하지 말고 일단 서울을 떠나자. 

 

나는 간절히 원했다. 허리끈 풀어놓고 토론 한번 하자. 당신들도 통일을 노래하고 있지 않나. 입만 열면 통일이요, 그것도 모자라 당신들이 쓴 책에서도 한반도의 통일을 노래하고 있지 않나? 그런 당신들의 간절한 메시지도 각론이 아닌 원론과 총론뿐이었다. 

 

문제는 각론이다 

 

그날 밤, 수락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그 고목나무 아래에 앉아 다시 한 번 탈서울을 이야기했다. 떠나자. 다음을 기약하고 떠나자. 다시 돌아오면 그 때는 환경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날 밤, 전화가 걸려왔다. 밤 9시 30분을 막 넘어서고 있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J였다. 대학교에서 정치를 가르치고 있는 J.  

 

형님, 혹시 그분에게 프로젝트를 보냈습니까? 

아니, 안 보냈다. 

아, 그래요? 

응. 

형님, 저 지금 그분을 만나러 갑니다. 

그래? 

네.

아, 잘 됐다. 

형님, 만나고 와서 연락드릴게요. 

그래, 알았다. 

 

마지막 남은 한 사람. J가 그를 만나러 간다고 했다. 가슴에 동계가 왔다. 절망의 끝에서 만난 복음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한국의 룰라다. 배포도 있고, 가능성도 있고 그리고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그 날 오후, 나는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J가 있는 학교로 갔다. 그의 친구들은 3선도 있고 2선도 있고, 그리고 시장도 있다. J는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를 나만큼이나 높이 평가를 하고 있다.  

 

나는 요즘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찾아오면서 슬그머니 도망을 간 혈압까지 다시 찾아와 나를 괴롭히고 있다. 210-120. 계속되는 음주와 스트레스가 나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간 것이다. 

 

문을 노크하자 J가 나를 반갑게 맞았다. 나는 의자에 앉았다. J가 준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벽을 바라보았다. 연구실 벽 한 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장서들. 이게 얼마만인가, 나는 잃어버린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 옛날 내 분신들을.  

 

J는 그 날 밤을 이야기했다. 강남의 어느 컨벤스홀 VIP룸에서 그를 독대했다고 했다. 그날 밤의 만남을 들은 나는 약간 흥분하기 시작했다. J는 그에게 내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제가 잘 알고 있는 형님이 한 분 계신다. 그분은 지금 변방에서 고독하게 한반도의 통일을 연구하고 계신다.  

아, 그래요?  

 

형님, 조만간 그분을 만날 것입니다. 만감이 교차했다. 내 메시지를 보낸 그들에게 나는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한 번 만나 토론을 좀 하자. 그렇게 간청을 했지만 끝내 침묵을 한 그들이 아닌가. 그럴 때마다 내 가슴은 백탄 석탄이었다. 어느 날은 그들이 저주스럽기도 했다. 만약 내 앞에 그들이 있었으면 내 주특기인 박치기가 틀림없이 나왔을 것이다. 다짜고짜 멱살을 딱 움켜잡은 나는 순간적으로 내 몸의 체중을 실어 상대의 이마를 탕! 그들이 안 나타난 게 천만다행이었다.  

 

 

   

 

우리 두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인연과 운명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한 배를 이야기했고, 그 배를 같이 타자고 했다. 우리 두사람은 한 운명이다. 통일이 되는 그 날까지 하나가 되자.  

 

자라나는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 자유와 평화, 그리고 열정과 도전정신을 심어주고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사라지자.  

 

드디어 주군을 만나나? 나는 기뻐 날뛸 줄 알았다. 내 프로젝트를 이제야 알아주는 주군이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는 그 사람과 나, J에게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프로젝트를 귀하게 받아줄 용의가 있는 그는 나의 무엇인가?  

 

9타수 2안타

 

그 날 J를 만나고 교정을 내려오는데 만감이 교차를 했다. 흥분은 어느새 사라져버렸고, 쓸쓸했다. 지난 4년, 열정을 가지고 그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그러나 그 끝은 너무 비참했다. 내 의지까지 꺾어버린 그들. 

 

어떻게 보면 J는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린 생명의 은인이다. 나는 혁명적 동지와 다름없는 J와의 관계를 더듬었다. 그리고 그들을 떠올렸다. 쿠바를 해방시킨 체 게바라와 빚더미의 브라질을 건져 올린 노동자 출신의 초등학교 중퇴자인 룰라.  

 

어젯밤 수락산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탈서울을 이야기했다. 마음을 비워버렸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가 정말 소용됨이 있으면 나를 찾을 것이다. 내가 정글 속에 숨어 있어도 그는 나를 찾아올 것이다. 

 

이미 한 배를 타기로 약속한 이상 내가 없어도 J가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그가 야당 후보가 되어 여당 후보인 박근혜를 꺾어주기를. 그래야 잃어버린 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꿈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다.  

 

이명박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무능하다 

새누리당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뒷이야기-요즘 내가 날려 보낸 통일 프로젝트가 조금씩 세상을 향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쓸쓸하다. 그렇게 나를 홀대를 한 그들이 조금씩 언론에 흘러 보내고 있다. 솔직히 나는 그들이 나를 찾아올 줄 알았다. 와서 허리끈 풀어놓고 토론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도 오지 않았다. 싸이클이 맞지 않는 물과 불. 그들은 이름씨이지 움직씨들은 아니었다.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력이 아닌 능력이다. 2012626도노강카페. 

'21세기 화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혁명만이 살길이다  (0) 2012.07.06
채식만이 살길이다  (0) 2012.07.05
채식만이 살길이다  (0) 2012.07.02
혁명만이 살길이다  (0) 2012.07.02
채식만이 살길이다  (0) 201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