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안철수 원장의 힐링캠프

오주관 2012. 7. 26. 02:22

 

 

 

안철수 원장의 힐링캠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안철수 원장을 드디어 SBS 힐링캠프를 통해 볼 수 있었다. 그 프로를 보면서 동시에 떠올린 것이 있었다. 인기는 무엇이며, 공정과 균등은 또 무엇이냐?

 

개인적으로 나는 민주통합당의 세 후보를 좋아한다. 손학규 후보의 저녁이 있는 삶을 나는 좋아한다. 문재인 후보의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김두관 후보가 살아온 삶의 스토리를 나는 좋아한다. 이번 대선에 이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 날 월요일 밤, 나는 찜질방의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오늘은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밝히겠지. 그를 지켜보는 나는 내 혈압을 생각하며 냉정해지려고 무진 애를 썼다.

 

간접화법의 달인

국민들의 애간장을 태우다

성질 급한 국민들은 그동안 머리가 돌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참아야 한다. 호흡은 천천히. 프로가 끝날 때까지 화를 내지 말아야 하고 주먹을 쥐어서는 안 된다.

 

 

어느 날 우리 국민들 앞에 혜성 같이 나타난 안철수 원장. 그의 신드롬은 어디서 왔을까? 작용 반작용이었다. 이명박이라는 가짜가 없었으면 안철수 원장은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리라.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준 역겨움과 매스꺼움 그리고 무능에서 온 분노의 폭발 그 끝에 안철수가 나타났던 것이었다.

 

또 하나. 이명박 정부의 경제의 비민주화도 한몫을 했다. 정부 위에 군림을 하고 있는 대기업의 횡포와 탐욕에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나아가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기업과 한편이었다. 어디에도 서민은 없었다.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수밖에.

 

그즈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원장. 국민들은 그를 향해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리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덩달아 가슴이 타기 시작했다. 그가 큰 바위 얼굴? 목이 타기 시작한 건 국민들이었고, 정작 안철수 원장은 그 어떤 메시지를 토해내지 않은 채  뜸과 간만 볼뿐이었다.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다. 인내심의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 드디어 힐링캠프에 모습을 드러낸 안철수 원장.

 

그는 무림의 고수일까?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공개하지 않았다. Yes, No 한 마디만 하면 끝일 텐데 그 한 마디를 내뱉지 않았다. 목이 타기 시작했고 가슴이 탔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그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기다리고 인내하고 끈기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숨을 죽인 채 기다려야 한다.

 

 

 

그 프로를 보면서 나는 분석에 들어갔다. 안철수 원장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미소 뒤에 감추어져 있는 그의 분신을 관찰했다. 장점으로는 1. 사고가 건전하다. 2. 학문의 세계와 냉엄한 기업의 세계를 알고 있다. 3. 대한민국이 앓고 있는 병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4. 대통령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일까? 1. 분석과 판단이 너무 더디다. 2. 결단과 결기가 부족하다. 3. 역사인식이 부족하다.

 

그 날 밤 텔레비전 속의 그를 지켜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그는 참모이지 지도자는 아니었다. 지도자는 한마디로 결기 내지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어떤 문제가 나타났을 때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할 때 냉철해야 한다. 동시에 신속해야 한다.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보자. 전쟁은 속전속결이다. 나라의 안보가 걸려 있는 절대절명의 그 순간을 떠올릴 때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뜸과 간을 생각하면 몸이 저절로 오그라든다. 그는 그동안  뜸과 간을 보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은 애간장이 타기 시작했고, 정신건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도자의 역할은 방향과 소통이다. 뜸과 간을 보는 것은 장관들과 참모들의 몫이다. 막말로

 

짜면 물을 더 붓고,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으면 된다.

 

내 개인적 생각은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우리 모두의 재산이다. 그렇지만 본인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야당 후보에게 양보를 하고 세상 보는 눈을 더 키워야 한다.

 

내가 지지를 철회한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역사인식이었다. 그 날 밤 내 정신을 거슬리게 한 것은 의도된 질문 중에 하나였다. 그는 책을 엄청 읽었다고 한다. 독서는 왜 할까? 사고의 확장이다.  그 끝에 독서는 사물을 분석하고 판단을 할 때 어떤 근거를 제공한다. 

 

안철수 원장이 밝힌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역대 대통령들이 전부 찬성을 했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 국익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찬성했을 것이다. 이럴 수가? 독서의 끝이 겨우 그것이라 말인가? 그는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가 우리나라와 동북아의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폭 넒게 공부를 하지 않았다.

 

독서의 궁극은 나와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을 찾는 일이다

 

뒷이야기-그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 역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재산이다. 다만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그의 태도가 끝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생각한다. 최상의 전략과 전술은 시간과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에 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을 너무 피곤하게 만들었다. 지도자의 덕목 중에 하나는 정확한 판단과 표현이다. 2012726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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