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스타 탄생

오주관 2012. 8. 24. 20:46

 

 

 

스타탄생

나는 미쳐 있다. 길을 걸어도, 차를 타도, 지하철을 타도, 차를 마셔도, 밥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텔레비전을 보아도, 자리에 누워서도, 잠을 자면서도, 꿈 속에서도 내가 끌어안고 있는 주제는 하나다.

 

오조영어나라

 

★★ 씨, 세계문명의 한 축을 담당한 스티브 잡스의 경영철학의 핵심은, 차별화입니다.

 

1. 작아야 한다

2. 간단해야 한다

3. 조작이 쉬워야 한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도 놓친 부분이 있습니다. 차별화에는 성공을 했지만 다양성에는 실패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하나로 묶은 게 최대 실수이자 실패입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연령층은 다양합니다. 그 다양한 사람들을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통일시켰다는 게 잘못된 것입니다. 40대 이상은 애플의 작은 스마트폰의 글씨를 볼 수가 없습니다. 20대에게 맞는 스마트폰을 전 연령층을 보라고 한 스티브 잡스. 무덤 속에서 지금 후회의 무릎을 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한 번 빛 하나가 찾아왔습니다. 그 때 제가 즐겨본 텔레비전 프로가 있었습니다. KBS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 와 EBS의 ‘세계테마여행’이었습니다.

 

그 날 밤에도 세계테마여행을 보고 있었습니다. 무대는 월남의 어느 오지마을.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자그마한 장식품과 꽃을 파는데 글쎄,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저는 순간적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저는 그 여자아이를 바로보고 있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아,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제가 오조영어나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집사람이 중림동에서 영어학원을 할 때였습니다. 오후 4시 정도 되면 도서관을 나갑니다. 그리고 학원에 가 남은 시간 영어공부를 마치고 가는 아이들을 상대로 제가 만든 300문장이라는 걸 가지고 3분 정도 말공부를 시켰습니다. Good morning, What's your name? 부터 시작했습니다. 시간의 정의는 변화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정말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 정도 하니까 입에서 영어가 슬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학생도, 단어를 못 쓰는 학생도 말은 막히지 않고 곧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말공부를 시키지 않은 중학생은 전부 어버버~인데 초등학생들만 신이 나 있었습니다. 3개월 후 모든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문장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나: Where are you going? 학생: I am going to my grandma's house. 나: How often do you go to your grandma's house? 학생: once a week. 이 문장을 쓸 수 있는 학생은 열에 한 사람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글은 안 되어도 말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아, 그래 바로 이것이다!

 

에피소드 하나

어느 날 밤 예능 프로를 보고 있는데 저시기 씨가 거시기 씨의 영어실력을 폭로하는 바람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전국의 많은 시청자들이 한바탕 웃은 적이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에 촬영차 갔다 돌아오는 입국심사대에서 벌어진 해프닝. 평소 영어 울렁증이 있는 거시기 씨가 입국심사대 앞에서 쉼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그 때 자기 앞으로 어린아이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거시기 씨가 그 아이에게 다가가 어디 가니? 너, 몇 살이니? 라고 묻는다는 게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Where is name?

 

 

 

거시기 씨만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영어실력이 그렇습니다. 웃음이 나면서 한편으로 화가 치밀었습니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이냐? 누가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저렇게 바보로 만들었나? 교육부입니다. 해방된 그 날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대학교 입시교육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말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문법, 독해, 그리고 문장을 가르치는 바람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13년 간 영어를 공부해도 말문을 못 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4년, 나는 통일 프로젝트와 영어 프로젝트에 미쳐 지냈었다. 배가 고파도 나는 행복했다. 250원짜리 커피를 마시면서도 나는 행복했다. 내가 미쳐 지낸 그 프로젝트의 내일이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어느 누구도 터치를 하지 못한 부분을 내가 그려 나갔다. 나는 가끔씩 눈을 감고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집사람은 수학에 강하지만 나는 약하다. 그렇지만 단순 계산은 할 수 있다.

 

‘음, 10만이면 3백이고, 100만이면 3천이다.’

 

 

 

도둑놈들은 지금 천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 같은 영화 한 편과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내가 만든 오조영어나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솔직히 천만 정도는 숫자가 아니다.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입술이 타고 입안이 말라온다. 말을 하고 싶지만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카피의 천국이 아닌가.

 

그래, 천만이면… 얼마냐?

하! 3이네!

 

오늘 집사람과 수락산을 오르면서 나는 내가 붙잡고 있는 주제에 빠져 있었다. 집사람은 거창을 싫어한다. 경상남도 거창이 아니라 잡히지 않는 뜬구름을 싫어한다.

 

열정과 도전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과도 가까운 촌수는 아니다

 

‘거시기 씨와 손을 잡으면 되겠제?

판단은 빠르다. 내 말을 듣기 무섭게 목소리를 높인다.

‘그 사람과 손을 잡으면 대박이지요!

 

 

 

 

‘그 친구가 엉덩이를 서너 번만 흔들어주면 끝이다.’

‘맞아요,’

 

내가 만든 두 프로젝트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백 프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문제는 시대와 운과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무엇과의 만남이다. 노력만 가지고 되지는 않는다.

 

시대

그리고 그 무엇

 

 

 

이 세 가지가 악수를 하면 내가 만든 프로젝트는 대박 중에 대박이다. 시대가 부르고 있는 프로젝트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 연령층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언젠가 반드시 나와야 될 프로젝트다.

 

 

뒷이야기-산을 내려오면서 나는 그 사나이를 계속 붙잡고 있었다. 그 사나이는 세 박자가 맞아 지금 난리굿이다. 그 사나이가 나와 손을 잡고 엉덩이를 출렁출렁 미친듯이 서너 번만 흔들어주면 이 프로젝트는 끝난다. 속이 탄다. 내 마음은 지금 석탄백탄이다. 내일 그 사나이에게 또 메시지를 쓸 것이다. 당신은 나와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한다. 아니 나는 당신과 반드시 손을 잡아야 한다. 목이 탄다. 나는 과연 저 강을 건널 수 있을까? 2012824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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