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을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하곤 한다. 주제가 있느냐, 없느냐? 주제가 있는 인간은 행복하고, 주제가 없는 인간은 불행하다.
그렇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내가 붙잡고 싸울 대상이 두 가지나 있기 때문에. 하나는 ‘2013-2023 DMZ PROJECT’ 이고, 다른 하나는 ‘오조영어나라’ 이다.
2008년 청계광장의 촛불집회. 그 때 그곳에 참석을 한 나는 촛불을 든 채 양미간을 좁혀 나갔다. 저런 시시한 주제밖에 없나? 저런 것이 아닌 다른 무엇이 없나? 남과 북을 동시에 살릴 프로젝트는 없을까?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세 번째 참석을 한 그 날 밤 내 머릿속을 전광석화같이 스쳐 지나간 빛 하나.
아 그래,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한 달 뒤. 평소에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가 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와 ‘한국의 재발견’ 그리고 EBS의 ‘세계테마여행’ 이다. 그 날 밤 세계테마여행의 무대는 월남의 어느 오지마을.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오지마을에 외국인들을 상대로 꽃과 장식품을 파는 어린 여자아이. 가난하여 학교도 가지 않는 아이가 외국인을 상대로 꽃과 장식품을 파는데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나는 순간 몸을 일으켰다. 나는 텔레비전 속의 소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가슴이 쿵! 뛰었다. 잠시 후 나는 내 무릎을 소리가 나게 탁! 쳤다.
아 그래, 바로 그것이다!
두 프로젝트를 탄생시킨 동력은 ‘화’였다. 사천오백만 우리 민족의 소원은 ‘통일’ 이다. 그런데 그 통일은 이름씨이지 움직씨는 아니었다. 정치권 어디에도 통일 프로젝트를 내놓지 않고 있었다. 원론과 총론만 넘쳐날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입만 열었다 하면 앵무새처럼 통일을 노래하곤 했다. 저것들이 미쳤네! 학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화가 내 팔을 걷어붙이게 했다.
영어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영어 때문에 지금도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얼마나 골탕을 먹고 있나? 머리 좋기로 소문이 나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외국인만 만나면 입이 쩍 얼어붙고 만다. 강남역에서 외국인이 자신에게 다가오면 열에 일곱 여덟은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친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말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그런데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도합 10년을 공부했지만 벙어리들뿐이다. 심지어 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토플과 토익은 높은 점수를 받아도 말을 하시오, 하면 무슨 본드 귀신이 붙었는지 도통 입이 열리지 않는다.
그동안 말문을 한 번 열어볼 거라고 공은 또 얼마나 많이 들였나? 집집마다 영어 테이프와 책이 없는 집이 없다. 시리즈로 방안 가득 테이프들과 책이 있지만 지금은 먼지만 쌓여 있다. 무슨 철, 무슨 철, 그것도 모자라 무슨 훈 등등의 학원을 전전하면서 혀에 버트를 발라보지만 나오라는 영어는 안 나오고 잠과 하품만 쏟아질 뿐이다.
‘화’ 가 났다. 그래서 에이 개새끼들아! 하고 팔을 걷어붙인 채 매달린 작업이 바로 ‘오조영어나라’ 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이제 겨우 초등학교가 끝났다. 고군분투 끝에.
작년부터 통일 프로젝트는 정치권을 향해 날아갔다. 물론 아직까지 답은 없다. 그들이 원래 그렇다. 내가 그동안 정치권과 접촉을 하면서 느낀 게 그들이 무지하다는 것이다. 바로 앞만 보지 먼 곳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들이다. 당장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 데만 신경을 쏟아 붓지 한반도의 통일은 관심 밖이다.
펑!
하고 미사일 한 방이 날아와 서울 광화문에 떨어지면 복지도 경제의 민주화도 다 날아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권력을 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진짜 죽일 인간들이다.
내일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통일 프로젝트를 보낼 생각이다. 교수님, 한 번 봐주십시오.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해리포터를 쓴 조앤 K. 롤링이 해리포터를 어디서 썼나? 이혼녀인 그녀는 나라에서 주는 백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동네 카페나 도서관에서 해리포터를 썼다. 그리고 그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지만 늘 거절을 당한다. 8번 정도 거절을 당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원고를 받아준 출판사. 둘 다 돈방석에 앉았다. 그녀는 지금 영국 여왕보다 더 부자다.
내가 만든 프로젝트도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다. 통일 프로젝트는 한반도를 구할 프로젝트이고, 영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구할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오조영어나라는 엄청난 상업적 수입이 기대되는 아주 귀한 보물단지이다. 거짓말인지 직접 보자.
1.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 수는 3,299,940명
2. 중학교 학생 수는 1,974,798명
3. 고등학교 학생 수는 1,981,668명
4. 대학교 학생 수는 대충 3,735,706 명
오조영어나라는 무료와 유료로 나누어진다. 학교는 무조건 무료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유료는 온라인과 학원이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오조영어나라를 공부하는데 드는 비용은 30만 원이다. 그리고 한 사람만 가입을 하면 다른 형제나 자매는 무료로 공부를 할 수 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교 4년은 각각 30만 원.
하루에 세 번 공부를 한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에서. 그런데 학교는 무료이고, 온라인과 학원은 유료이다.
생각해보면, 하나는 남과 북을 평화적으로 통일시키는 프로젝트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얼어붙은 입을 열게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극과 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었던 그 근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인문학적 지식과 상상력이다
이제 두 프로젝트는 시위를 떠나갔다. 어젯밤 새벽 3시에 일어나 좀처럼 마시지 않는 소주를 혼자 마셨다. 지난 4년이 나를 잠시나마 떨게 만들었다. 지난했다. 돈 한 푼 생기지 않는 그 일에 매달릴 수 있었다는 것은 미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가난뱅이인 나를 끝까지 믿어준 옆지기가 고마울 뿐이다. 주급 5만 원에서 요즘은 1만 원이다. 그래도 나는 가방을 메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틀 전, EBS에 사업제휴를 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내 생각으로는 50억 정도만 있으면 단독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강남의 돈 많은 유한마담들이야 솔직히 50억은 돈이 아니다. 그러나 없이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어마어마한 돈이다.
궁리 끝에 교육방송에 SOS를 보냈다. 답을 보내면 둘 다 수지맞는 장사를 하는 것이고, 답이 없으면 또 다리품을 팔면서 신성장동력이 없어 골골하는 대기업을 찾아다니면서 문을 두드려야 한다.
정말 이 사업은 수지맞는 장사다
오조영어나라는 영어교육의 혁명이면서 엄청난 부를 가져올 수 있는 한국판 해리포터이다
뒷이야기- 영웅은 시대를 잘 만나야 한다. 시대를 만나지 못하면 범인에 불과하다. 지금 대한민국을 돌아보면 나를 슬프게 만드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박근혜가 나를 슬프게 만들고, 박근혜의 치마폭에 기어들어가 권력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뼈도 없는 무리들이 나를 슬프게 만들고, 눈 뜬 당달봉사인 민주당의 그들이 나를 슬프게 만들고, 사기꾼인 이명박이가 나를 슬프게 만들고, 그를 떠받치고 있는 간도 쓸개도 없는 간신배들이 나를 슬프게 만들고, 나라의 품격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울 생각에 앞뒤 가리지 않은 채 이권과 사기에 매달리는 눈이 먼 소인배들이 나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어디를 가야 대인을 만나고, 누구를 만나야 나를 진정 알아볼꼬. 당신은 소인입니까, 대인입니까? 201259도노강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