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화두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오주관 2013. 4. 11. 17:07

 

 

남한과 북한의 전쟁게임

문자와 전화가 터지지 않는 지방. 서울에 올라왔을 때 내 눈과 머릿속을 어지럽힌 뉴스들. 전쟁소식과 개성공단 소식. 정부만 믿고 수십억 원을 투자해 지은 공장들이 남북의 대치상황 때문에 이만저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솔직히 그들이 무슨 죄가 있나? 있다면 그곳에 공장을 지으라고 허가를 내준 남과 북의 정부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와 조중동은 금방이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계속 전쟁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정부를 믿지 마라!

정부는 항상 선량한 국민을 속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남한과 북한이 대치상황에 들어가면 남쪽진영은 항상 둘로 갈라진다. 이판에 한판 붙어보자는 간 큰 보수 세력들과 전쟁은 절대 안 된다며 평화를 부르짖는 진보세력들. 보수 세력들처럼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남한과 북한 모두 공멸이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피해야 한다. 누구 좋아라고 전쟁을 하나?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보았다. 전쟁 때문에 망하는 나라가 있으면 흥하는 나라도 있다. 그 역사적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싸워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상대를 설득시키는 것이 지혜다

 

 

북한은 왜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오나?

우리는 북한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국제사회를 향해 내놓는 벼랑 끝 전술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그럴 때마다 우리 정부의 대응전략은 무엇이었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그때마다 강온전략을 사용하면서 그래도 북한을 끌어안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우리 속담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는 말이 있다. 미운 놈 미운 짓한다고 회초리를 들어 때려보아라. 집은 물론이고 동네가 다 난리굿이다.

 

이명박 정부의 지난 5년의 대북정책을 보자? 북한이 쥐고 있는 핵을 지금 당장 내려놓지 않으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더 이상 없다고 출발을 하면서부터 선을 그었다. 그 대가는? 퇴임하는 그 날까지 북한과 대화 한번 못해보고 물러났다. 엉터리 중에 상 엉터리다. 그 빈 공간을 친미, 친일로 메웠다. 형제 하나도 설득을 못시킨 위인이 절말 피를 나눈 형제라고 할 수 있나?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에 북한의 대응은 무엇이었나? 북한이 굴복을 했나? 동전 한 푼이 아쉬운 북한이 과연 핵을 내려놓았나? 그 반대다. 북한은 손에 쥐고 있는 핵을 내려놓지 않고 3차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왜 북한은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핵을 고집하고 있을까? 북한이 안고 있는 고민의 전부가 바로 그들이 꽉 쥐고 있는 그 핵에 있다.

 

1. 북한의 체제 안정

2. 북한의 경제

 

북한이 겨누고 있는 칼끝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한국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을 상대로 북한은 그들의 체제를 안정시키고 싶은 것이다. 체제가 안정이 되어야 자국의 경제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색과 독서

문자도 전화도 안 터지는 그곳에서의 내 유일한 낙은 책읽기였다. 옆지기가 택배로 보내준 체 게바라, 룰라, 혁명, 죽음은 무엇인가? 인생. 최인호 씨가 내놓은 인생은 잡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셰릴 케이건 교수와 최인호씨의 사후 세계. 케이건은 우리 동양사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죽음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간다! 끝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사분의 이 정도는 무에 동조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결론을 내어버리면 인간이라는 고등동물의 일평생 삶이 너무 밋밋하고 또 너무 섭섭하다. 과거가 있으면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으면 미래가 있지 않으냐? 비록 육체는 사라질지라도 영혼이나 정신 같은 것은 따로 존재할 것이다고 매달리는 패들이 있다. 최인호 씨도 여기에 속한다. 최씨의 사후 세계 역시 신의 존재가 있다는 데에서 끝을 맺는다.

 

어쨌든 '죽음은 무엇인가?' 를 쓴 셰릴 케이건 교수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 지금 현재가 중요하다. 죽어서 극락갈 생각하지 말고 살고 있는 이곳에서 극락을 만들어라. 나와 내 가족만 배 두드리면서 살 생각하지 말고 이웃의 삶을 챙겨라. 더불어 잘 사는 삶이 곧 천국인 것이다. 내 생각을 좀 보탰다. 1인칭 삶을 거부하고 3인칭 삶에 목을 매라! 그래야 죽으면서 눈을 편안하게 스르르 감을 수 있다.

 

케이건 교수는 우리 인간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세 가지를 놓고 논쟁을 끝없이 끌고 나간다. 육체, 정신, 인격.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과 셸리 케이건 교수의 닮은 점은 끝임 없이 답은 뒤로 한 채 묻고 또 물어나간다는 것이다. 답은 없고 자신의 생각을 계속 토해낸다. 성질 급한 우리 교수들과 가르치는 방법이 조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물질과 인격

지금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안개 속에 빠져 있는 북한과 남한 정부가 벌이고 있는 치킨게임은 다르게 보면 자존심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전부 노출시키면서 망신시키려고 야단이다. 아마추어들이 무서운 것은 머리만 있고 가슴이 없기 때문이다. 수가 틀렸다 싶으면 주먹부터 내놓은 게 그들의 일관된 행동이다. 프로는 머리로 계산을 하지만 답은 항상 가슴에서 찾는다. 미국이 계산하고 있는 대외전략과 중국을 향한 압박전략은 여기서 생략하자. 문제는 남한과 북한은 긴장관계가 조성될 때마다 모두 이성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이다. 대신 감정의 골이 깊어가고 쌓여만 간다.

 

통일자금

우리 민족이 역사를 통해 눈여겨보아야 할 나라가 있다. 바로 통독이다. 통독이 어떤 과정을 거쳐 통일을 할 수 있었는지 그 인고의 과정과 걸어온 길을 보아야 한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정부가 동독정부를 어떻게 도왔는지를 우리는 배워야 한다. 인적교류는 물론이고 물적교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통일의 확신도 없으면서 서독은 왜 동독에 그렇게 천문학적으로 물적지원을 했을까? 서독정부가 동독정부에 지원을 한 어마어마한 그 액수는 한마디로 언젠가 올 통독의 통일자금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남한과 북한의 의지

북한정부가 사생결단 매달리고 있는 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체제안정이고 그 다음은 경제발전이다. 경제발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체제안정이다. 그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북한은 최후 수단으로 핵을 손에 쥔 채 국제사회를 향해 일종의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마저 없으면 골리앗을 상대로 눈 한번 크게 떠보지 못하고 굴복을 하고 말 테니까.

 

우리 남한 정부가 정말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이 쥐고 있는 핵을 버리라고 고압자세로 나올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 핵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북한이 간절하게 바라는 체제안정을 위해 미국을 우선 설득시켜야 한다.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바꾸는데 남한이 미국을 설득시켜 나가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있는 것 자체를 부정하면서 답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다음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서독정부가 그러했듯이 통 크게 통일자금이라 생각하고 북한의 경제를 위해 돕는 일이다. 넓게 보면 북한의 경제는 남한의 경제이고, 북한의 체제안정은 남한의 체제안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북한의 경제가 어렵기는 해도 북한이 소유하고 있는 지하광물은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북한의 지하광물을 공동으로 개발을 해 북한의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그 길만이 한반도의 통일 부담을 줄여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지난 60 여 년 남과 북의 이념적 차이에서 온 정신적, 문화적, 정서적 그 간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가난한 오씨(Ossis)와 거만한 베씨(Wessi)

우리 인간의 정체성을 떠받치고 있는 인격과 자존심. 인격은 이성이고 자존심은 감정이라고 하자. 우리 인간은 이성 때문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싸움은 항상 망할 감정 때문에 일어난다. 개인은 물론이고 나라와 나라와의 전쟁도 감정 때문에 늘 일어나곤 했다.

 

지금 남한과 북한의 싸움은 감정의 싸움이다. 왜 오씨 베씨를 재현시키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에게 통독은 살아 있는 교과서다. 그 값진 교훈을 외면하면 안 된다.

 

가난하고 게으른 인간들!

돈 좀 있다고 거드름을 피우는 인간들!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얻을 게 무엇인가?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접근을 하면 절대 소통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하나가 될 수 없다. 상대를 인정하고 그리고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리는 감정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또 하나,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만에 하나 감정이 상하더라도 헛발질을 하지 마라는 것. 잘못하면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쑥대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쟁은 본게임이지 예행연습이 아니라는 사실! 미국을 상대로 불장난을 해서는 안 된다.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와는 싸움을 피해야 한다. 걸어오는 싸움도 뒷걸음치면서 피해야 한다.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통일

명심해야 할 것은, 한반도의 통일은 첫째도 둘째도 마지막도 평화통일이어야 한다. 무력통일과 흡수통일은 절대 안 된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남과 북은 공멸하고 만다. 그런 어리석은 우를 두 번 다시 범해서는 안 된다. 동북아의 중심인 한반도는 세계의 평화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키이자 화약고인 것이다. 그 키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남한과 북한의 의지에 달려 있다. 중심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전체의 균형을 위해 항상 가운데 있는 것을 말한다.

 

 

 

뒷이야기-내 단점 중에 하나가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내 이야기가 아니고 나를 알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나도 자신의 정책을 반대한 사람들을 끌어안은 채 설득을 시켜 하나로 만든 룰라 같은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높낮이다. 높낮이가 어슷비슷한 무리들에게는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배운 만큼 사고를 하고, 사고한만큼 행동을 하는 독고다이식 무리들을 만나면 나는 종종 혼돈과 혼란에 빠지곤 한다. 가령, Ossis와 Wessi가 한국의 오씨와 배씨인줄 알고 있는 그들과 토론을 하면 깨지는 쪽은 나다. 이명박과 박근혜 신도들에게 이 땅의 혁명을 연구하고 있는 나는 그러나 늘 당한다. 내 고향 사람들의 의식구조는 어떻게 보면 이북 주민들의 의식구조와 비슷하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등은 괜찮은 지도자들이다. 그런데 김대중과 노무현은 악의 축에 속하는 무리다. 그들은 쌍욕을 해가면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세계적 지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던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입이 닳도록 비판하고 비판한다. 또 한 사람, 김영삼 전대통령. 그럴 때마다 내 입도 불을 뿜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중심부가 아닌 변방의 오씨인 것 같다. 한국의 중심부에 있는 베씨들, 나만 있고, 너는 없다. 한반도는 없고, 미국과 열강들만 있다. 한반도는 남한과 북한의 무대이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무대는 아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누가 설계하고 기획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공부를 해야 한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일으킨 그 주인공들에게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기록을 해야 한다. 전쟁은 절대 안 된다!2013411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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