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0일, 배낭을 메고 가는 두 사람. 왼쪽이 아버지, 오른쪽이 아들.(중학교 3학년, 아니면 고등학교1학년 정도)풍기는 기운이 봉정암을 거쳐 설악산 대청봉으로 가는 것 같았다. 부자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짠했다. 무거운 배날을 맨 아버지의 모습이 당당했다. 아버지 못지 않게 무거운 배낭을 맨 아들의 모습도 당당했다. 아들아, 이 세상은 높은 벽과 장애물로 둘러싸여 있다. 때로운 그 벽과 장애물이 네를 절망케 할 것이고, 그리고 좌절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 때마다 물러서지 말고 두 눈 부릅뜬 채 그것들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아들아, 늘 당당해야 한다! 스러져도 끝내 일어서는 아들이 되어야 한다! 아버지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부자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이 세상의 아들과 딸들이 저렇게 위풍당당했으면 한다. 네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네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다.
뒷이야기-어제 5월 1일 동서울터미널에서 떠나는 7시 30분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우리 두 사람은 잠에 떨어졌다. 눈을 떠보니 인제였고 원통이었다. 원통에서 15분 머물다 떠난 버스. 붕어빵이라도 살까 살펴보니 없었다. 잠시 후 아침을 해결한 기사가 버스에 올라왔고 버스는 부르릉~ 하고 떠났다. 백담사로 가는 입구의 용대리. 자주 온 곳이라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겨울 그 끝의 용대리. 쌀쌀했다.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 우리는 백담사로 떠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한 사람 당 2천 원. 백담사에 내린 우리는 봉정암까지 걸어볼까 했는데 막아섰다.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은 불가. 강에 내려가 돌탑을 쌓을까. 수많은 돌탑. 백담사가 저기 저렇게 웅장하게 서 있는데, 무엇이 부족해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슴앓이를 돌에다 얹었을까? 나는? 종교는 그 때 그 때 찾아오는 두통을 조금 사라지게 하는 진통제일뿐이다. 그럼 근원은? 탑을 쌓는 주인공들의 몫이다. 2013년 5월 1일의 백담사는 적막했다. 7킬로미터를 걸어 내려온 용대리. 용대리 주차장 앞에서 마신 옥수수 막걸리가 내 머리를 조금 혼미하게 만들었다. 어제 백담사로 가자고 한 사람은 옆지기였다. 나를 위해서라고 했다. 아보다 타를 먼저 생각하는 옆지기. 당신 복 받을 거여~201352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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