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오주관 2014. 6. 16. 16:23

 

 

음악과 접신을 하는 나

나는 음악광이다. 10여 년을, 하루 5시간 정도 음악 속에 파묻혀 지냈었다. 순전히 듣는 음악이다. 그 결과 신 내림이 일어나는 기현상이 내게 다가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정확하게 5년 정도 지났을 때였다. 어느 날부터인가 음악과 일대일로 마주하면 내 몸이 감전이 되듯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음악과 하나가 되는 접신을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얼마만큼 많은지 모른다. 어쨌든 음악과 접신을 하는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나다. 그래서 오모차베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30여 년 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에는 두 명의 뛰어난 음악가가 등장을 한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이고, 다른 한 사람은 비엔나 궁중악장인 살리에르이다. 궁중악장이 말해주듯이 그의 음악적 재능은 뛰어나다. 그는 노력파요, 음악에 쏟는 열정과 고뇌는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높다. 그런데 거기까지이다. 그는 일생 모차르트의 그늘 속에 파묻혀 산다. 범인과 천재는 종이 한 장 차이지만 그 끝은 하늘과 땅이다.

 

살리에르의 가슴 아픈 독백

 

신이시여, 왜 제게 천재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만 주시고 재능은 주지 않으셨습니까?

 

살리에르가 평생 자신을 괴롭힌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를 저주하면서 신을 향해 내뱉는 독백이다. 더 이상 모차르트를 따라잡을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안 살리에르. 그의 시기와 질투는 너무 당연하다. 그게 범인이다.

 

 

 

 

천재와 범인

살리에르가 점진적으로 도를 알아가는 송광사파라면 모차르트는 탁! 하고 순간에 깨달음을 얻는 해인사파에 해당된다.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노력과 열정 그리고 고뇌를 쏟아 부은 살리에르. 빼어난 작곡을 많이 하고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비엔나 궁정악장이라는 자리까지 오르지만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에 비하면 늘 2%가 부족하다. 그가 바라본 모차르트는 이해가 안 되는 놈이다. 첫째, 게으르다. 그리고 음악에 바치는 열정도 자신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자신은 정신일도 그 끝에 작곡을 하는데, 모차르트는 정신일도는커녕 얼렁뚱땅 작곡을 하는데도 그 곡이 너무 뛰어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살리에르 자신은 작곡을 할 때 설계도를 가지고 작곡을 하는데, 저놈의 이해 못할 모차르트는 설계도 같은 것은 있지도 않다. 그냥 전광석화 같이 탁! 하고 어떤 영감이 오는지 찰나에 작곡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치고 환장을 할 수밖에!

 

2008년 6월 청계광장에서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

그 해 2008년 6월, 촛불집회에 세 번째 참석을 한 그 날 밤, 청계광장에 앉아 촛불을 든 채 고뇌를 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전광석화 같은 빛 하나가 번쩍! 하고 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 때 찾아온 그 빛이 바로 한반도를 통일시킬 DMZ PROJECT였다.

 

그 때부터 그 프로젝트를 정치권에 쏘아 보냈다. 정치권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 전에 내가 가장 먼저 내 프로젝트를 보낸 사람이 성북동에 살고 있는 사촌 형님이었다. 그는 한 때 행정부에서 잘 나가던 분이었다. 답이 왔는데, 극찬이었다. 정말 힘을 많이 북돋아주었다. 몇 달 전에도 보냈다. 형님 왈,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꼭 동생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고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었다. 그 다음에 보낸 곳이 학계였다. 두 사람의 교수에게 내 통일 프로젝트를 보냈는데, 그 결과가 매우 흡족이었다.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게 여러모로 기분 좋은 일이다. 더구나 학문이 무기인 교수에게 듣는 평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운을 내어 나는 사방팔방으로 내 프로젝트를 보내기 시작했다.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우리 함께 힘을 합해 한반도를 통일시키자는 그 뜻에서였다.

 

 

 

 

나보다 우리가 더 낫다

그러다가 다시 기관차에 석탄을 붓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때문이었다. 취임하자마자 박근혜는 통일 대박론을 내놓는다. 한편으로 반가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 안 되는 것이 아니었다.

 

생략하고, 그래서 고민 끝에 불을 조금 앞당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통일에 불을 지핀 이상 더 이상 뜸을 들일 필요가 없다. 다시 생각하는 로댕이 된 채 레이더를 가동시켰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각계각층의 그들에게 내 통일프로젝트를 보내 다시 한 번 객관적 평가를 받아보자. 그래서 쓸모가 있다는 중지가 모아지면 그 프로젝트를 가지고 정치권에 도전을 하자.

 

2014년 올해, 총 50명에게 보낼 생각이다. 국회,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그리고 통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일차로 일단 내 주변에 있는 세 사람에게 보냈다. 더 이상 내가 만든 통일 프로젝트를 계속 숨겨 놓을 수는 없다. 드러내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내 프로젝트를 쉽게 공개를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1. 카피를 하는 데는 금메달감이 수두룩하다

2. 각색도 가능하고, 나는 2007년에 만들었다고 나발을 불 사람이 있다

3. 원작보다 더 심플하게 만들어 내 것을 묵사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쉽게 공개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올해 들어 공개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래서 일차로 세 사람에게 먼저 보냈다. 두 사람에게는 아직 답이 없다. 그러던 중 기대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답이 날아왔다. 그런데 그 답이 좀 고약했다. 그놈은 관악산 국립대학교에서 국어를 전공한 사람이다. 내 옆지기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고, 옆지기가 진보라고 강조를 해서 그렇다면 하고, 보낸 것이다. 그가 옆지기에게 보낸 답이다.

 

1. 소위 보수주의자들이 말하는 소위 친북좌파진영의 사람이 쓴 글입니다

2. 한눈에 학식이 없는 사람이 학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목적을 가지고 쓴 글처럼 보입니다

 

 

 

 

친북좌파와 학식

하! 친북이 나왔고, 좌파가 등장을 했다. 어떻게 진보라고 한 자의 입에서 친북이 저렇게 쉽게 나올 수 있나? 친북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친북과는 나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좌파는 내가 소화를 시킬 수 있다. 우파가 존재를 하면 그 반대는 좌파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의 짧은 문장에서 소위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을 한다. 문장수업을 하지 않은 인간이다. 그런데 내 머리를 돌게 만든 문장은 그 다음이다.

 

한눈에 학식이 없는 사람이 학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목적을 가지고 쓴 글처럼 보입니다.

 

이 문장이 해석이 안 되어 죽는 줄 알았다. 졸지에 나는 무식한 사람으로 추락을 해버렸다. 이놈이 나를 시험하나? 나를 흥분시켜 중풍환자를 만들려고 작정을 했나? 학식이 없다? 지나간 그 긴 세월이 내 눈을 뿌옇게 만들었다. 저 황야에서 배를 굶어가면서 검을 연마한 그 세월이 한순간에 어디론가 증발이 되어 없어져버렸다. 그렇다고 치자. 그래 양보를 하자. 그런데 내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저놈 말처럼 학식이 없는 사람도 통일 프로젝트를 만들 수가 있나? 학식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주제를 가지고 30페이지나 되는 문장을 형상화시킬 수 있나? 정말 가나다라 마바사도 모르는 개똥이 소똥이도 통일 프로젝트를 만들 수가 있나?

 

 

 

 

30여 년 전의 살리에르 등장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영화 속의 살리에르가 떠올랐다. 살리에르가 드디어 모차르트를 치기 위해 검을 빼든 것이다. 살리에르가 가지고 있는 시기와 질투가 불을 뿜은 것이었다. 아, 문장 속에 농축이 되어 있는 저 사상과 철학이 한 눈에 보여 내가 미쳐버리겠네! 모차르트는 그 글 속에서 강조를 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전광석화 같은 빛 하나가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 프로젝트는 돈오점수가 아닌 돈오돈수식 통일 프로젝트이다

 

읽는 기능은 있어도 만들 재능이 없는 살리에르가 할 수 있는 일은 모욕뿐이었다. 에이, 엿이나 먹어라! 나는 당신과 만날 길이 없는 먼 외국에 있지 않느냐. 글은 그 사람이라고 했다. 국문학을 전공한 놈이 이성이 아닌 흥분을 입에 문 채 나에게 화살을 쏘아 보낸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예정대로 47명에게 내 통일 프로젝트를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냉정한 심판과 판단을 받을 생각이다.

 

참고로,

현자는 아주 어려운 것을 간단명료하게 풀고,

지자는 아주 쉬운 것을 배배 꼬아 꽈배기처럼 푼다.

 

 

뒷이야기-모차르트는 모래알 속에서 보석 찾기다. 우리 모두는 모래알인 살리에르이다. 살리에르의 무기는 노력, 열정, 그리고 끝없는 고뇌였다. 창조는 파괴이다. 자신을 파괴시키고, 자신을 해체시키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결코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노력과 열정 그리고 고뇌 그 끝에 온 빈 공, 그리고 없을 무를 나는 이해를 한다. 살리에르의 그 아픈 마음을. 우리는 미안하지만 모두 살리에르의 후손들이다. 2014616도노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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