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거산, 그를 떠나보내면서

오주관 2015. 11. 25. 16:23

 

 

서울광장

조선조 5백년에 정조임금이 있다면, 우리 대한민국의 현대사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있다. 그는 실로 어마어마한 개혁을 도모한 지도자였다. 그리고 감히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개혁을 성공시킨 지도자였다. 그의 공과는 극과 극이다. 3당합당은 야합이다. 동지들에 대한 배신이다. 또 IMF의 주범이다 등등.

 

과연 그가 IMF의 주범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IMF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 하지만 IMF의 주범은 따로 있다. IMF라는 씨를 대한민국에 처음 뿌린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그 나쁜 씨가 전두환, 노태우를 거치면서 무럭무럭 잘 자라다가 김영삼 정부 때 그 나무에서 곪은 고름이 드디어 터져버렸다. 따라서 IMF의 진짜 주범은 따로 있다. 그 주범은 바로 정경유착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99%를 골병들게 만드는 범인은 정경유착이다. 끝났다고? 천부당만부당이다! 끝나지 않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말대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그 말을 믿는다. 그가 실천을 한 그 공을 보자.

 

1. 하나회 척결

2. 금융실명제

3. 부동산 실명제

4. 고위공무원 재산공개

5. 지방자치제 전면실시

6. 역사바로세우기

7. 친일잔재청산

 

우리는 부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아야 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진단과 판단은 안 된다. 하나회를 척결하지 않았으면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없었다. 금융실명제가 없었으면 우리 대한민국은 계속 부정과 부패로 얼룩졌을 것이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가 없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도 도둑들의 세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사바로세우기가 없었으면 박정희와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우리 국민 앞에 군림을 하고 있을까?

 

이제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그 정신을 이어받아 다음 정부 때 다시 한 번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미완으로 남아 있는 친일파와 반헌법행위자를 가려내어 역사에 남기는 일이다. 군부독재시절, 그리고 반민주정부에 부역을 한 수많은 인사들이 있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검찰, 언론계, 방송국, 학계, 문화예술계 등의 청산하지 못한 인물들을 가려내어 역사에 기록하는 일이다. 용서는 하되, 다시는 그와 같은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게 심판을 해야 한다.

 

비가 내리고 있는 서울광장, 나는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제단 앞으로 나아갔다. 국화를 놓고 머리를 조아렸다. 

 

대한민국을 위해 큰 일을 하셨습니다.

저 높은 곳에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펼칠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뒷이야기-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민주주의는 목숨을 걸어야 쟁취할 수 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큰 획 하나씩을 그은 대통령이었다. 삼가 명복을 빈다. 20151125해발120고지아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