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본 메인뉴스
일요일 아침의 도서관. 노트북을 열고 간밤에 무슨 뉴스가 올라왔나 하고 보니 안철수 의원의 탈당소식이 메인뉴스로 올라와 있다. 안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 문 대표는 13일 새벽 1시 안의원이 살고 있는 수락산 자락에 있는 아파트까지 찾아갔으나 안의원의 거절로 만나지 못한 채 돌아간 모양이다.
한 지붕 밑에 살다 나가게 되면 희비가 없을 수가 없다. 정이 든 사람이면 눈물이 그 답이고, 감정의 골이 깊은 사람이라면 가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 모두 작별의 인사도 없이 각자도생의 길로 가게 된다.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그만큼 가변성이 크다. 정해져 있는 틀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그 때 그 때 닥친 환경과 상황이 정치의 지형도를 바꾸어놓는다. 정치는 카멜레온이다.
정치인의 자격?
국회는 이론과 논리의 장이 아니다. 정치는 현실이고, 국민들의 삶과 밀접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존과 삶에서 결코 멀어질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 있다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이름씨가 아닌 움직씨로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는데 자신의 존재를 던져야 한다. 국회는 이론가와 논리 정연한 학적으로 무장한 지식인들이 모이는 아카데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국회의원의 3분의 1은 노동자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5천만 국민 중에 노동자가 2천만이 넘는다. 그리고 국민의 반은 여성이다. 여성도 3분의 1이 들어가야 한다. 나머지 3분의 1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수치와 이론에 밝은 실학파들, 그러니까 이름씨가 아닌 움직씨들이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의 메시지
국회의원의 역할이 뭘까? 한마디로 국민을 대변하는 자들이다.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국민들 대신 입법 활동을 한다. 국민과 떨어져서는 그 존재가치를 설명할 수가 없다. 지금 안철수 의원이 내놓은 탈당의 변을 보면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해 다수당이 되고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 그런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을 혁신해야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혁신을 그렇게 부르짖었는데, 나의 그 혁신은 공염불이었고,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안철수 의원에게 묻고 싶다
안 의원이 김한길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대표시절 때, 당신은 과연 당을 어떻게 이끌었나? 혁신적으로 이끌었나? 그 시절로 한 번 되돌아가보자. 그 때 서울시민들의 최대 이슈는 국정원대선개입 사건이었다. 날이면 날마다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에서 뜨거운 여름의 햇빛을 온몸으로 받으며 시민들이 모여 국정원대선개입을 규탄하였고,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했었다.
그 때 당신 안철수와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어떤 액션을 취했나? 나는 그 때 솔직히 열불이 나 죽는 줄 알았다. 저 두 사람이 지금 무슨 지랄을 하고 있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투쟁을 할 때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야당의 김, 안 대표를 향해 따발총을 내갈렸다.
지금 불복하겠다는 거냐?
응, 불복이냐?
라고 엄포를 하면 그 때마다 김, 안 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어떻게 변명을 했나? 한번이라도 이를 갈든가, 아니면 목에 핏대를 올리며 청와대를 향해 국정원대선개입이야말로 하야를 하고도 남을,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대통령 박근혜는 지금 당장 물러나시오! 라고 하는 게 아니라 읍을 한 채
사과만 좀 해주십시오!
대표인 두 사람은 나쁘게 말하면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위한 이중대였다. 여당은 무엇이고, 야당은 무엇인지 그 때 당신 두 사람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보아야 했다. 야당은 야성을 가지고 대여 투쟁을 하는 당이지, 여당을 돕는 당이 아니다. 엄연히 정책이 다르고, 그 길이 다른 것이다.
안철수 의원에게 거듭 묻는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과 군사이버부대의 대선개입, 세월호사건, 국정교과서, 그리고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릴 때,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했나? 박정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아니면 광화문이나 민중총궐기대회장을 찾아가 그들의 손이라도 한 번 잡아본 일이 있나?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정치는 마음이 아니고 머릿속이다. 진정한 지도자는 고통받는 약자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당신은 정치는 아닌 것 같다. 학교나 당신의 몸과 영혼이 있는 안랩이 여러모로 궁합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여운이 남는다면 그럼 며칠 후에 있을 민중총궐기대회의 현장에 나가 물대포를 직접 한 번 맞아봐라! 한번만 맞고 나면 분명 답이 나올 것이다. 아, 아픈 게 아니라 정말 사람을 죽게 만드는구나! 아, 나는 안 되겠다. 현장이 아닌 연구실이 내 열정을 꽃피울 수 있는 공간이구나.
통 크게 양보를 두 번한 안철수 의원
맞다. 당신 말대로 대선후보에서 통 크게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를 했고, 서울시장 후보에서 또 양보를 해 지금의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했다. 정말 당신은 그 때 대인배의 모습을 우리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보여주었다. 그 때의 당신 안철수는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가장 우뚝 선 사람이다. 그 해 안철수 개인에게 불어 닥친 그 바람은 바람이 아니라 광풍이었다.
대한민국을 구할 큰 바위 얼굴이었다
양보 문제를 한 번 따져보자
당신은 문재인 후보와 한 번 싸워보지도 않은 채 양보를 해버렸다. 서울시장 후보도 박원순 씨에게 양보를 했다. 시장후보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 때 국민들의 시선은 온통 대통령 후보에게 몰려 있었다. 안철수가 대선후보가 되어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우리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크게 비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당신은 문 후보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피 터지는 싸움을 한 번 해보지 않은 채 당신 말대로 통 크게 양보를 해버렸다. 그 때 우리 국민들이 가진 낭패감과 낙담을 당신은 알고 있는지? 문제는, 그것이 끝이고 전부였다는 사실이다.
그 때, 양보를 한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우리 국민들은 통 크게 양보를 한 당신이 대선의 한복판에서 문 후보를 돕는 선봉장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대선후보를 양보한 당신은 뜬금없이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니 저게 아닌데? 아니, 저 사람이 지금 왜 미국으로 가나? 이 땅의 지식인들과 정권교체에 목을 맨 국민들은 그 때 당신의 그 행동에 배신감과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신은 배신자였다. 후보에서 양보를 했으면 온몸을 던져 문재인 후보를 도왔어야 했다. 그게 정석이다. 당신에게 불어 닥친 그 바람과, 당신에게 건 그 기대를 문 후보에게 갈 수 있도록 국민들을 상대로 설득에 설득을 더해야 했었다. 그런데, 당신은 무슨 마음인지 대선후보의 그 격전지를 뒤로한 채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가버렸다.
왜, 안철수 후보는 대선후보를 양보했을까?
우리 국민들은 그 문제가 정말 궁금했을 것이다. 도대체 왜 혜성처럼 나타난 그 인기를 마다하고 대선 후보를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를 했을까? 마음이 비단결이어서? 아니면 다음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억측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답은 아마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을 듣기 전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의 생각을 묻고 싶다? 김씨, 이씨, 박씨, 안철수 후보가 왜 양보를 했다고 생각합니까? 오씨, 내가 그걸 알면 나도 국회의원에 도전을 하지. 아 글씨 그렁께 우리들은 잘 모르지라. 하하하,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때의 안철수후보의 인기는 한마디로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고슬고슬한 밥, 찰기가 차르르 흐르는 밥에 숟가락과 젓가락까지 놓여 있었다. 막말로 밥을 떠먹으면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안철수 후보는 그 성찬을 걷어찼을까? 밥을 먹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정작 그 밥을 입에 떠 넣지를 못했다. 내가 생각할 때, 안철수 후보 자신이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내가 대선후보가 되고 그리고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었다. 마음은 꿀떡 같았지만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다. 결론은, 그는 대한민국을 담을 그릇을 준비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 때 진짜 안따까웠던 것은 세 후보(박근혜, 문재인, 이정희)가 나와 토론을 할 때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코너까지 몰고 가 마음껏 펀치를 날려 거의 초주검 직전까지 몰고 갔다. 새정연의 문재인 후보는 확인사살만 하면 만사가 오케이였다. 그렇게 이정희 후보가 온몸을 던져 도와주었지만, 성정이 유한 선비기질의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향해 마지막 펀치를 날리지 못했다. 땅을 치고 통곡을 할 일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지난 간 일. 모름지기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꽉 잡아야 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공부에 미쳐야 한다.
이제 길은 하나다
결론은 그렇다. 당신이 진짜 정치에 목숨을 걸었다면, 지금은 탈당을 해도 다시 기회는 있다.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한 번 모이면 된다. 그래서 간신들이 오골오골 모여 있는 새누리당을 이기고, 자격도 실력도 없는, 국민을 섬기는 머슴이 아니라, 자기 아버지처럼 지배를 하고 그리고 소통은 없고 대신 명령 내리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박근혜를 심판하기 위해 다음 대통령 선거 때는 하나로 뭉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튼튼한 반석 위에 다시 지어야 한다.
우리말에 갈 사람은 간다. 문 대표와 당신 두 사람의 앙금은 헤어지는 그 길밖에 없다.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은 헤어지더라도, 몇 달 후면 앙금이 가라앉고 이성이 찾아올 것이다. 그 때는 당이 아닌 국민을 위해 다가올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때도 하나로 모이지 않고 각자도생의 길을 간다고 하면 당신은 우리 국민을 다시 한 번 욕보인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당신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기를 기원한다!
난공불락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여당도 그렇지만 야당도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 솔직히 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계파들의 집합장소이다. 친노, 비노, 전라도, 48, 58운동권 등의 견고한 카르텔이 형성이 되어 있다. 저 카르텔을 깨지 못하면 정치신인을 발굴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 물이 고이면 섞는다는 이치를 받아들여 이번에야말로 세대교체가 일어나야 한다. 3선과 4선의 몸과 얼굴에 기름이 올라 번들번들한 이름씨들은 솎아 내어야 한다. 자기 발로 나가지 않으면 나가게 만들어야 한다. 48이나 58운동권 역시 마찬가지다. 당신들의 역할은 이제 다했다. 몸이 아닌, 노회한 한 물 간 지식과 요령을 앞세워 정치를 하고 있는 그대들이 이제 할 일은, 그 옛날 용감하게 싸울 때의 그 기백으로 물러나는 것이다.
단, 예외는 있다
3선 4선이라도 하더라도 365일 국민을 위해 몸으로 싸우며 뛰는 의원들은 물갈이를 해서는 안 된다. 일 잘하는 의원들은 5선이 아니라 9선까지 가도 된다. 명함 하나에 의지한 채 하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이름씨의 의원들은 이제 가차 없이 도태시켜야 한다. 그 자리를 몸과 정신이 살아 있는 정치신인들로 채워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써는데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길은 하나다. 삶의 나락으로 빠져 가고 있는 국민들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 땅의 860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정책을 부지런히 개발을 하고, 그리고 국민들과 노동자들을 구하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99%을 위한 1%의 개혁
정치인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지금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주인공은 1%이다. 그 말은 99%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99%의 삶을 가로막고 있는 1%를 개혁하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그런 개혁적인 일을 실천할 수 있는 당은 여당이 아닌 야당뿐이다.
뒷이야기-국회는 얼굴과 배에 살을 찌우는 곳이 아니다. 국회의원이라면, 백척간두 그 끝에 매달려 있는 국민들의 황폐한 삶과 생존권을 개선시키는데 낮과 밤을 가르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 날이 갈수록 몸에 살이 찌는 게 아니라, 살이 빠져 허리띠가 줄어들고 얼굴에 개기름이 없는, 몸과 마음이 고생을 하는 그런 장소여야 한다. 진정 권력이 아닌, 국민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던지는 그런 국회의원이어야 하고, 그런 인재들을 발굴해 키워야 한다.20151213해발120고지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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