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3, 200Km를 걸으면서 가는 해와 새해를 바라보다

오주관 2020. 12. 31. 11:04

거센바람과 내리는 눈

 

어제 이곳 제주도는 아침부터 거센 바람과 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11시에 점심으로 커피 한잔과 통밀빵을 먹고는 집을 나왔다. 집사람이 바람이 불고 눈이 와 추우니 털모자를 쓰고 가라고 했다.

 

걸으려고 하지 말고 다른데 가세요.”

어디?”

사려니숲에 가시든가.”

알았다.’

 

들을 걸. 중앙로터리 약국에 들어가 종이 반찬고를 하나 사 나온 나는 눈이 휘날리는 광장을 쳐다보다 버스정류장이 아닌 7코스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집사람 말을 안 들은 그 결과는 끔찍했다. 그래서 후회는 항상 뒤에 온다.

 

걸었다. 걸으면서 2020년을 결산하고 다가올 2021년을 떠올렸다. 이번 연말에 집사람과 2020년을 결산하고 새해 2021년을 설계하자고 약속을 했다. 오늘 7코스 행은 마지막이다. 지난 24일부터 하루에 20Km를 걸었다. 오늘이 7일차다.

 

집사람이 준 털모자가 거센 바람과 눈발의 추위를 막아주었다. 갈 때는 하논 습지가 있는 그 길을 걸었다. 왕복 6차선을 달리고 있는 차들은 전부 미쳐 있었다. 큰 차나 작은 차나 경쟁이나 하듯 카레이스에 참가를 한 선수들이었다.

 

강정삼거리에서 돌아선 나는 경기장 쪽으로 올라갔다. 날씨는 추웠지만 내 몸은 활화산이 되어 있었다. 겨울에도 땀을 콩죽 같이 흘린다. 청바지의 혁대 쪽은 며칠 전부터 소금꽃이 피어 있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하루에 한번 꼴로 속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올림픽경기장에서 고근산으로 치고 올라간 나는 집을 향해 걸었다. 그러다 핸드폰을 꺼내 집사람에게 사진 하나를 전송하고 검색을 한다고 핸드폰을 보면서 가다 아차, 했다. 비탈길을 내려가면서 땅바닥을 보지 못 했다. 순간 왼쪽 다리가 꺾이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허리가 삐끗 틀어졌다. 마치 지구가 뚝! 하고 둘로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이 깜깜해진 내 입에서 터져 나온 말.

 

잘못했습니다.”

집사람 말을 안 들은 그 죄

잘못했습니다.”

걸으면서 핸드폰을 본 그 죄

"잘못했습니다."

정신을 일도 안 한 그 죄

 

2분 정도 주저앉은 채 잘못했습니다, 하고 중얼거렸다. 이 상태로는 허리가 아파 버스와 택시를 탈 수 없었다. 4Km가 넘는 거리를 어떻게 걸어왔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집사람이 있는 집으로 가야 한다는 일념에서 나온 초인의 힘이었다. 집에 도착해 집사람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 누워 있는데 병원부터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다시 일어나 병원에 갔다. 사정을 이야기하니 물리치료를 받고 내일 션찮으면 다시 오라고 했다.

 

오늘 아침 병원에 갈 몸이 아니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허리와 무릎 하나가 너무 아파 어제의 그 상태가 아니었다집사람을 병원에 보냈다. 허리보호대와 진통제를 구하러. 올 때까지 나는 노트북으로 이 글을 적어 나가고 있다. 어젯밤 단대 조인희 교수가 카톡으로 안부 인사를 보내왔다. 인성 자체가 선하고 때가 묻지 않은 그는 외유내강형이다.

 

2021년 계획

집사람과 며칠 전부터 2021년 우리 두 사람의 설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1. 건강하자

2. 우리 두 사람의 사업에 매달리자

3. 영어에 미치자

 

쇠뿔은 단김에 뽑아라 했다. 영어를 하겠다고 평생 회원권을 사놓은 그 사이트를 찾아 복원을 시켰고, 그 때부터 연습에 돌입을 했다. 핸드폰으로 그 강좌를 들으면서 걸었다. 하루에 세 번씩 문장을 외우다시피하고 있다. 어제까지 프린터를 한 종이를 들고 외우면서 걸었다. 그러다 그 사달이 난 것이다.

 

아마 허리와 다리는 길게 갈 것 같다.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 때 어머니도 이런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울컥 뜨거웠다. 그 아픔을 참고 견뎠을 어머니. 막내에게 문자를 했더니 자기도 얼마 전 버스에서 내리다 허리가 삐끗해 보름 정도 고생을 했다며 허리보호대를 차라고 했다 오빠, 건강이 최고다. 몸 조심해라. 그래.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우리나라

 

내 몸이 이렇고 보니 나라 생각은 잠시 저 멀리 밀려났다. 어쨌든 지금 나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한마디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주의를 이런 식으로 훼손시키나? 그들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그 때처럼 통제를 못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약점을 파고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1. 김명수 대법원장

2. 윤석열 검찰총장

3. 조중동

 

2021년 새해에는 우선 검찰개혁이 완성되어야 한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완전 분리해 검찰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못을 박아야 한다. 윤석열 검찰은 공정성과 공평성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 죄의 값은 사망이라고 했다. 윤석열과 그 일행들이 가야할 목적지는 정해져 있다. 무덤이다. 그 무덤을 지금 그들은 맹렬히 파고 있다.

 

시골 군수를 행정안전부 장관자리에 앉혀 주었더니 사법개혁은 뒷전이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대법원장. 대통령이 윤석열 검사를 기수를 파괴시켜가면서 검찰총장 자리에 앉히고, 그리고 김명수 지방법원장을 대법원장에 앉힌 그 이유와 목적은 무엇일까?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실천해주십시오, 하고 막중한 그 자리에 임명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개혁에는 동참을 하지 않은 채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 실패다. 그런데 그 실패가 실패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들을 보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의 동력을 얻고 있다.

 

사법부는 판사들이 마음대로 선고를 할 수 없도록 미국처럼 배심원제도를 도입하고, 그리고 판사들 임용제도와 자격심사를 고쳐 3년에 한 번씩 자격심사를 실시해 판사가 사법권을 편향되고 그리고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판사와 검사들은 지난 70여 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은 채 절대권력을 휘둘렀다. 반드시 고쳐야 한다. 육법전서만 달달 외워 사시를 통과하면 죽을 때까지 양지에서 살 수 있는 그 오랜 관행과 바탕을 뜯어고쳐야 한다. 사법부와 검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을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정치싸움은 우리나라가 튼튼한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겪어야 할 진통이다. 하나는 알고 둘이 뭔지 모르는 어리석은 김명수와 윤석열은 사법부와 검찰개혁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한 제단에 올라갈 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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